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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간질간질하다. 면봉으로 귀를 후벼 본다. 뭔가 스르륵 나온다. 뭔가 왕건이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귀를 팟을 때 왕건이가 나오면 오묘한 느낌이 든다. 신비로운 쾌감과 더럽다는 느낌 그리고 그 시너지로 인한 묘한 끌림이 있다.

올리브영으로 간다. 귀이게가 있을까? 있을 듯한데 하면서 산책하듯 둘러 본다. 안보인다. 다시 한바퀴를 돈다. 종업원에게 말하려니 다들 뭔가 안내하고 있고 바쁘다. 다시 한바퀴 돈다. 어디 있니. 손톱깎이가 있는 곳을 한 줄 두 줄 두러 본다.

보인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내가 상상하던 은행에 스픈 모양이 아니다. 검정색 플라스틱에 회오리처럼 되어서 귀지를 부수어서 나오게 하는 녀석이다. 흠.. 내가 원하던 큰 왕건이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귀지를 파기에는 뭐랄까 아쉬움이 있다. 원석의 가치가 있듯이 이녀석도 망가지지 않은 모습을 원하는데.

자세히 본다. 반대쪽을 보니 스픈모양이다. 검정색인게 아쉽지만 은색의 깨끗한 반짝임과 지저분함의 조화 그걸 원했지만 일단 여기에는 이것만 있으므로 선택하고 계산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돌아온다. 문을열고 들어오자 마자 열어 본다. 바스락 프드드득 비닐 소리가 개운하다. 열자마자 귀엥 집어 넣는다. 뭔가 왕건이가 나올까 하며 긇어내어 본다. 잔챙이다. 그리고 또.. 잔챙이다. 흠 재미없다. 그래도 뭔가 긇어내는 시원함이 있으며 간질간질한 귀를 긇어주는 듯한 느낌이 있다.

결국은 왕건이는 그 자리에 없었다. 내가 마구 긇어서 깨부순것일까.. 오랜만의 귀지탐구생활 즐거웠다.

어머니 무릎에 누워서 귀를 파고 있노라면 괜시리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명절 때 파달라 그럴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