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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의 봄날이 흘러간다./cjsdns

봄은 농부를 향해 이제 들녘에 씨앗을 뿌릴 때가 됐다고 이야기를 하나보다.
트랙터가 분주히 땅을 파 엎으며 흙덩이를 부수어댄다.
이젠 밭이나 논을 가는 게 트랙터가 당연하고 이상하지도 않다.
그러나 처음 등장했을 때는 너무나 신기하기도 했고 이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신기함은 사라졌고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예전처럼 소가 밭갈이를 하면 그게 신기하게 느껴진다고 봐야 한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예전에는 논이나 밭을 가는 게 전부 소의 몫이었다.
그러나 경운기라는 기계 그리고 트랙터가 등장라면서 논밭에서 소 대신 일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소는 이제 힘든 일을 안 하고 편하게 되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지금 소들은 옛날 소보다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실, 소들이 경운기나 트랙터로 일자리를 잃어가는 것은 소들에게는 잘 모르겠으나 사람들에게는 행복이었다.
일 년 열두 달 삼시세끼 소여물을 챙겨줘야 하고 심지어 잠자리까지 봐줘야 하는 시중을 들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경운기나 트랙터는 어느 때이던 밭갈이 논갈이가 필할 때만 기름을 넣어주면 마냥 좋다고 통통통 하던지 부릉부릉 대고 들녘을 누비고 다닌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좋은데 기계가 진화하고 나니 이젠 사람이 일자리를 기계에게 로봇에게 내주고 있다.
이것도 초기에는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거란 생각보단 인간의 안전과 노동 생산력 증가 등 사람들이게 좋기만 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젠 안 그렇다.
에이아이 안 가 이놈이 등장해서 로봇과 짝짜꿍을 하더니 사람의 영역에서 사람을 밀어내기 시작했고 차지한 자리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고정화하고 욕심을 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그 영역을 산불 번져가듯 넓혀가고 있다.
어디까지 진화할지 모르나 이미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을 상대로 전쟁도 대신하고 스스로가 진화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하는 뉴스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렇게 되니 이젠 좋은 일이 아니라 걱정이 되는 수준까지 되어간다.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모든 게 돈을 향한 사람들의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 보이는데 머지않아 에이아이를 동무한 로봇이 돈맛까지 알아 눈을 돌리면 이놈들이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사람들을 자기들의 생존과 자기들 영역의 나름의 부를 채워가는 목적으로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생긴다.

경운기나 트랙터 등 각종 산업용 기계나 시설의 등장은 신기했고 문명의 이기였으나 로봇의 등장과 에이 아이가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인간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의 파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이런 염려들이 기우었으면 좋겠으나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것을 보면 걱정을 안 할 수도 없다.
어쩌면 사람들이 자기들 꾀에 넘어가서 위험을 자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보니 화창한 봄날 흉측한 생각까지 하는 꼴이 됐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건가 잠을 자며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이렇게 또 하루의 봄날이 흘러간다.

2024/03/22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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