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간호] 나를 반성하게 하는 간호대학 새내기의 일상
행복하고 건강한 간호사들을 위해 그들의 일상을 간호합니다.
우리 일상간호동아리 회원 중 18명이 간호대학 1학년입니다. 동아리 일은 누가 전담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씩 챙겨야 합니다. 지난 목요일은 동아리방을 통보받는 날이었습니다. 수업 중에 1학년 학생에게 연락해서 담당 부서로 가서 확인해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부탁 하면서도 "잘할 수 있겠니?" " 어딘지 알겠니?" 몇 번을 물었습니다. 4학년도 아니고 1학년이라서 그랬습니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차에, 동아리 방은 결정되었는데 아직 청소 되지 않아 사용하기 힘들 것 같다며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면 사용은 나중에 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공부할 책을 나와 함께 옮기자고 이야기 하니, 벌써 택배 책 박스를 옮겼다고 합니다. 한 박스에 책이 몇십권씩 들어 있어 무게가 엄청났을 텐데, 건드리면 쓰러질 것 같은 아이들이 그 무거운 것을 옮긴 것입니다. 저는 한걸음에 동아리방으로 달려갔습니다. 학생들 셋이서 1, 2, 3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릅니다. 무거운 것을 옮겼다는 것보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책을 알아서 친구들과 함께 옮긴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점심 시간 후, 조별 과제모임 준비를 하러 가야 되는 학생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일을 도와주느라 식사시간도 놓치고 조별 모임 장소에도 늦게 생겼습니다. 이런 상황에 저는 조바심이 나는데 학생들은 괜찮다 합니다. 밥도 못 먹고, 약속에도 늦어야 해서 저는 불편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약속 장소까지 같이 가서 근처에서 밥을 먹자고 하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이 까르르 해지면서 좋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차에 학생들을 태우고 가면서 전에 갔던 학사식당에 가서 돈가스로 점심을 먹고 약속장소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움직이는 중간에 음식 주문을 먼저하고 도착해서, 테이스팀 이용을 알려주기 위해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주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밑 반찬으로 김치와 장아찌가 나올 때,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꺼내어 테이블 위에 놓았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이모님이 "돈가스를 먹을 때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지 않아도 돼요. 집에서는 놓지도 않으면서 밖에 나오면 하지!" 하면서 친근하게 지나는 말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한 학생이 "우리 집에서도 숟가락 젓가락을 놓는데요."라고 조용히 이야기했습니다.
찰나, 저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너희 다 집에서 그러니라고 물었습니다. 다들 그렇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렇구나,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의 주일터가 병원이다보니) 신입 간호사를 평할 때, '온실의 화초'로 자라서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애들이 귀하게만 자라서 혼내는 것을 견디지를 못한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에서 비추어 볼 때, 모두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우리 선임들 혹은 어른들이 '요즘 애들은 다 그래'라고 일반화시켜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너희가 생각했을 때 아니라고 생각되거나, 혹은 그렇지 않을때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된다. 안 그러면 계속 그렇다고 어른들이 생각할 수 있어. 너희들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단다. 잊어먹지 말고 꼭 기억하고 메모해두고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맛있게 돈가스를 먹었습니다. 먹성도 좋습니다. 저는 혼자서 다 먹지 못해 싸들고 왔는데, 이 학생들은 다 먹습니다. 까르르 까르르 웃으면서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친구들과 먹고 교수님이 사줘서 더 맛있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식사 후, 조별 과제를 해야 하는 곳까지 태워다 주러 갔습니다. 궁금해서, 어떻게 조별과제를 하는지 궁금해서 따라 올라가 봤습니다. 거의 엄마 모드입니다. 가서 봤더니,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연구원들 자세로 노트북을 펼쳐 일렬로 자리를 잡고 앉은 모습에 또 놀랐습니다. 아~ 이 학생들이 대학생들이구나, 우리는 1학년이라 어리게 보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다 큰 성인이구나. 내가 너무 애들로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참 대견했고 저를 반성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혹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막 입사한 신규간호사들을 우리가 너무 어리게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연 그들의 일상을 한번 알아보려고 했었나? 그들이 어떻게 모여서 자신들의 일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관해 관심은 가져보았던가 하는 반성을 하였습니다.
제가 본 간호대학 새내기들은, 고등학교 때 배운 학습 방법을 기반으로 하여 낯선 학문에 적응하고자 서로의 힘과 지혜를 모으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적응의 방법이 조금 느리고 서투르게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은 간호사가 되고자 간호대학생이 해야 할 일을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는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어야 하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겨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을 때 무엇이 힘든지 아는 선배어른은 그들을 챙겨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간호사 세계뿐만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밤, 스팀잇 기반의 간호대학생 동아리, 일상간호에서는 새내기 간호대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과제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 제가 먼저 4학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4학년들은 일초의 망설임 없이 과제수행 경험을 공유하였습니다. 내리사랑실천입니다. 처음에는 언니/오빠/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1학년들이 해야 하는 과제에 관하여 묻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4학년들은 찬찬히 응대해주었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요청하라 하였습니다. 참 감사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지도교수님 덕에, 집요한 여성건강간호학 교수님 덕에 지금 스팀잇 기반에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학생들입니다. 이만큼 같이 해주는 모습에 저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간호대학 생활에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옆에서 지지하겠습니다.
[1,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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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시미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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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많은 우리 언니님, 본가 가신 4학년 언니님, 중간고사 치르느라 수고하셨어요. 푹 쉬고 기운채워서 돌아오세요.
네!!ㅎㅎ감사합니다~ 주말잘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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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교수님의 열성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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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이들입니다. 감사한 만남이에요. 어머님.
좋은 교수님덕에 새내기 분들의 삶이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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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삼촌들의 열렬한 환영과 지속적인 관심덕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 우리가 주 의료소비자가 될 준비를 같이 하는 거 같아요. ^^ 그래도 스치고 베이면 아픈 칼날같은 손길이 아닌 따뜻하고 정깊은 간호서비스를 받고싶은 마음과 그래야만 하는 환자의 권리를 주장하고싶어요.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