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가 앞뜰을 정감있게 하는 군요

in AVLE 일상2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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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고향집 뒷편 장독대에 옹기가 많이 있었습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김장김치 등을 담아 보관했어죠. 큰 옹기, 중간 크기 옹기, 작은 옹기까지 다양한 옹기가 있었습니다. 그것들이 농촌 살림을 지탱하는 원동력이었죠. 어린 시절에 키보다 큰 옹기에 머리를 집어 넣고 소리를 치던 기억이 납니다. 몸이 반쯤 들어가고 발은 공중에 떠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옹기에 머리를 박고 소리를 지르면 큰 옹기 안에서 소리가 웅웅 거렸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그 옹기들을동네사람들과 친척에게 주어 남아 있는 게 없습니다. 덩그러히 앞마당에는 금잔디, 뒷쪽 뜰에는 잡초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가끔씩 잡초를 없애기는 하지만 사람의 손이 잘 안가다보니 고추, 배추 심고, 각 종 채소를 심었던 뒷뜰은 풀이 자라고 있습니다. 구석에는 쑥밭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뒷뜰을 가꿀 여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유원지를 놀러 갔다가 걸어서 한참을 가다보니 팬션 같은 집이 보이고 앞뜰에는 옹기들이 자리를 잡고 있네요. 보니, 고추장, 된장, 김치 등을 저장하기 위해 놓은 것 같지는 않고 조경의 일부로 생각됩니다.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그것을 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의 시골집이 눈에 다가옵니다. 여러 사연이 담겨 있는 시골집입니다. 지금은 형제들이 도시로 떠나고 가끔씩 아버지만 왔다갔다 하는 집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뒷뜰에 있던 옹기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추억 속에만 남아 있습니다. 이 옹기가 그 옹기와 다를 바는 없을 것 같은데, 추억과 기억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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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옹기마을 갔을 때 요즘은 사람들이 옹기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게 땅이 오염되서 안좋은 성분이 많이 나와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옹기가 땅을 오염시키나요? 흙으로 만들었는데...

아뇨 그 반대로 오염된 땅이 옹기 내용물에 흡수요 ㅋ

콘크리트에서의 삶, 김치냉장고 등이 옹기의 실질적 쓰임보다는 조경화를 시켜버렸네요. 그래도 정감있고 좋습니다. 겨울이 되면 마당에 옹기 묻고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요.

겨울철에 김장김치와 동치미를 땅에 묻고 꺼내 먹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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