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50K를 마치고 #4

in #kr20 days ago

'6. CP3
드디어 코리아50K의 난코스중 하나인 왕방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해발 737m, 지금까지 꽤 고도를 올려놨기에 처음부터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가파르다.
이번 코리아50K를 보면서 산을 오르는 업힐코스에서는 거의 인위적인 구조물을 보지 못했다.
대부분 그냥 산길을 오르는 코스이다. 힘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날 것(?)의 산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는 떨어뜨리지 않고 힘차게 오른다.
슬슬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몸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수분을 섭취하는 간격도 점점 짧아져 간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힘이 점점 부치는데 오히려 땀은 흐르지 않는다.
마시는 물 자체가 온몸에서 소비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힘겹게 오른 왕방산 정상 소나무에 기대어 다리 스트레칭을 하고 내려오니 뜻하지 않은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군락이 잠시 펼쳐져 순간 황홀한 느낌마저 든다.
이제 계속 이어지는 다운힐!
살짝 살짝 업힐이 있지만 그래도 무난하다.
날이 더워지고 수분섭취간격이 짧아지다 보니 CP3의 남은 거리와 남은 물 양을 계산해 본다.
1키로정도 남겨두고 남은 물을 먹는다면 도착전 바닥이 날거 같다.
물이 없으니 초조함이 다가 온다.
그리고 뭔가를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러너들은 CP외 주로 중간중간 나름의 보급을 한다.
나 같은 경우는 10키로 마다 전해질캡슐을 하나씩 먹었고 또 6키로 16키로 26키로 이런식으로 파워젤을 하나씩 섭취했다.
먹어야 간다.
CP3 만큼 자봉분들의 핸드벨소리가 반갑게 느껴진적이 없다.
이번 CP엔 화채가 있었다. 비록 과일칵테일 통조림으로 만든 화채이지만 일시적으로 당과 갈증을 해소하기엔 적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역시 콜라! 중독된 느낌이다.
어떤 음식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난다.
화채를 먹고 또 바나나 몇 조각을 우겨넣고 계획대로 베스트에서 이어폰을 꺼내 착용한다.
이제 지친몸을 좀 라디오 음악과 함께 달래서 가보자.
CP4를 향해 출발!
이제 35km를 지났다.
12시5분 CP3를 떠나다.
6시간을 달렸다. 남은 거리는 16km!
35km달리는데 6시간이 걸렸다. 그럼 남은거리는 대충 페이스를 계산하 봐도 9시간내 충분히 들어간다. 피니시까지 8시간40분을 예상해 본다.
문제는 이번 대회의 최대 업힐인 국사봉 정상이 CP4사이에 있다. 그리고 작년 서울100K의 50키로 코스를 완주했지만 그 후 트런 35km 이상을 뛰는 건 이제 처음이다. 즉, 이제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9시간내에는 충분하다.
가자!! 국사봉으로!!

다음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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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 미지의 영역으로
제 머릿속에 제가 같이 달리는 모습이 상상되어 보여 집니다 ..
아 물론 현실은 걷는것도 거의 안하지만요 ^^

경험은 없지만 글을 읽으며 상상
짜릿 그리고 엄청 멋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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