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렇게 될줄은 몰랐지

안녕하세요 ㅋㅅㅋ입니다.

오늘부터는 시험공부에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만, 주말에 과 선배와 만나 간단히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제가 진로를 정한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선배기에 이야기를 해서 얻을 게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만나는 대부분의 대학교 인연들은 같은 시기에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이 아니라면 어엿하게 졸업해서 자기 갈 길을 찾아간 경우가 많습니다.저는 군대 다녀오고 휴학도 1년 했는데 현재 4학년이니 그럴 만 하죠.

이전에 같은 학년들로 그 사람들과 학교를 다닐 때에는 체감하지 못했으나,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때 같이 지낸 사람들과 격차가 벌어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가 2학년 때 복학생들이 대거 학년에 합류했고, 덕분에 학점 경쟁이 매우 치열했습니다. 자랑 아닌 자랑을 하자면, 과 탑을 한번도 못 해본 학년은 2학년뿐인 것 같네요. 원래는 석사에도 생각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학교수업이 쉽지 않아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다녀 온 뒤에 보니, 그때 그 학년이 이상하리만치 열심히 잘 했다는 걸 알게 되었구요.

복학하자마자 이전 공부량의 1/2도 되지 않는 공부량으로 과 탑을 했었습니다. 학점은 잘 나와서 좋긴 한데, 여러모로 의욕이 생기지 않더군요. 학점은 따고 수업도 듣는데 스스로가 발전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이제와서 이야기해보면 그 학년들은 학점수급은 정말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들이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것 같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네요.

그 당시에는 비등비등했던 사람들이 어느샌가 이야기를 들어 보면 지금 제 시기즈음에 이미 인턴도 끝내 두었고 진로도 정해 깔끔하게 취업에 성공하고, 혹은 대학원을 진학한 사람들은 박사과정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지금도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넌 똘똘하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너 걱정은 하나도 안 된다.
넌 나중에 분명 뭐라도 할 것 같다.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다.

좋은 말들이죠. 제 평가가 그만큼 좋다는 뜻일 수도 있고, 기를 살려주려고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새삼 제가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너무 거기에 익숙해져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2학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토익 한 번 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한 달만 준비하면 원하는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문제는 제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 의견에 동의해주었기에 자기객관화가 아닌 자기합리화에 너무 익숙해졌다는 것입니다.

휴학할때까지만 해도 뭐라도 하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