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이야기] 삼성증권 사태 원인 및 팩트정리와 공매도의 이해
안녕하세요? @muwon123입니다.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지급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삼성증권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어떤 문제점이 파생되고 있는지 다뤄 보려고 합니다.
워낙 빅 이슈이기 때문에 서술할 내용은 많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팩트정리, 사건발생의 원인과 문제점, 국민청원 및 공매도로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정리해보겠습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출처: 사진가 이성우님 블로그)
1.현재까지 발표된 팩트 정리
① 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에 1주당 1,000원이 아닌 1주당 1,000주가 배정되어 계좌에 입고.
이번 사태로 배정된 주식은 약 28억주입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10조원에 해당되는 큰 금액이기 때문에 더 주목 받고 있습니다.
실제 삼성증권의 총 발행 주식수는 1억2000만주인데요. 배당으로 지급된 주식이 무려 28억주입니다.
문제는 총발행주식보다 20배가 많은 주식, 즉 현존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입고 된 것입니다.
총 발행량 보다 훨씬 많은 주식이 계좌에 지급되는데 아무런 제동도 걸리지 않은 것은, 증권업계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② 직원 16명이 매도
16명의 직원이 501만2000주를 매도했고 이는 약 2,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가장 많이 매도한 직원은 약 100만주, 무려 약 350억원치 입니다. 회사 징계는 물론 직원들에게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형사책임까지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직원 16명 중에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도 포함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그 많은 돈이 본인 주머니에 들어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요?
직원들의 결여된 윤리의식이 안타깝습니다.
(내용추가 : 직원들이 매도한 500만주의 주식을 재매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매매차손을 직원들에게 전액 청구한다고 합니다. 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직원은 20억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당 평균 6억원을 물어내야 한다고 하네요....미이행시 구상권 청구까지..너무 안타깝네요)
③ 결제불이행 리스크는 해결이 되었는가?
알고 계시겠지만, 주식은 당일결제가 아니라 T+2일 결제가 원칙입니다. 즉 매매가 체결되고 실제 결제는 이틀 후에 진행되는 것인데요. 그러므로 4월 6일에 직원들이 매도한 주식에 대해서는 2영업일 후인 4월 10일에 거래상대방에게 납부 해야 합니다.
삼성증권은 실존하지 않는 주식을 500만주나 매도했으므로 이 물량을 급하게 구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다행히 매도한 주식 500만주는 장내매수 또는 차입(빌려서)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만약 매도한 수량을 마련하지 못해서 결제불이행(default)을 일으켰다면 회사가 영업정지까지 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는데요.
그나마 삼성 측에서 감당할 수 있는 500만주 수준이라 매수와 차입을 통해 물량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만일 물량이 훨씬 커서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면, 결제를 이행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16명의 직원이 아니라 160명의 직원이 매도를 했거나, 우리사주가 아닌 고객에게 착오 지급이 되어 물량이 매도되었다면… 삼성증권이 문을 닫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 수도 있었습니다.
④ 국민청원
국민청원을 통해 공매도 폐지여론이 번지고 있습니다. 청원을 넣은 투자자들은 삼성증권 사태를 통해 국내에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걸 기정 사실로 보여주는 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점은 사실 근본적으로 삼성증권 사태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라 애매한 점이 많습니다. 이유는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2.사건 발생의 원인과 문제점
이번 삼성증권 배당 착오지급 사태는 증권업계의 전체적인 시스템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원인과 과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① 예탁원 패싱
통상 우리사주는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배당과 달리 한국예탁결제원등의 유관기관을 통하지 않고 회사에서 직접 지급처리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절차가 아주 간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아마도 우리사주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전산부서에 배당을 요청하는 것으로 업무절차가 끝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② 시스템 문제: 증권사의 시스템이 수량 제한 없이 주식을 입고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는 점.
총 발행 주식 수보다 훨씬 큰 수량이 입력되었는데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처리되었다는 점은 관리시스템의 불완전성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③ 내부통제 문제: 우리사주 배당처리에 대해 동료직원들의 크로스 체크 또는 책임자가 재확인하는 절차 등이 없었거나 미비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④ 인프라 미비: 주식 인프라를 담당하는 한국거래소 예탁원 등이 잘못 입고된 수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점도 문제로 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⑤ 도덕적 해이: 직원들의 윤리의식 부족으로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한 점도 문제 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점들 때문에 착오 입고된 주식에 대해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불법 공매도 이슈와 국민청원까지
이번 사태의 주요 논점은 삼성증권의 배당 지급 오류로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유령주식)이 계좌에 입고 된 것 입니다. 또 직원이 이를 매도하면서 공매도 논란으로 이슈가 빠르게 번진 상황인데요. 이쯤에서 공매도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1)공매도 및 차입매도의 의미
일단 공매도의 의미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단어 그대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 공[空,없다] 매도[팔다] , short selling
말 그대로 ‘없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을 판다’라는 뜻인데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한다'라는 의미로 보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그런데.. 음? '물건이 없는데 판다????' 문장 자체에서 오류가 느껴지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공매도를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언론에서 말하는 공매도는 대체 어떤 것을 의미하고 있을까요?
엄밀히 말하면 ‘공매도’가 아니라 ‘차입매도’를 말하는 것 입니다.
공매도와 차입매도가 수익구조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단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그러면 차입매도는 무엇일까요?
차입은 ‘주식을 빌린다’는 의미의 용어인데요, 말 그대로 주식을 빌려서 매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행위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에 베팅을 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가장 쉽습니다.
차입매도 이후에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이것만 이해해도 공매도(차입매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이해를 하실 수 있습니다!
예시)
현재 S전자의 주가는 10,000원입니다. A씨는 나름의 분석을 통해 S전자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가 되어있다는 판단을 합니다. 이에 따라 A씨는 S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1,000주를 공매도(차입매도)하려고 합니다.
차입매도 과정
① A씨는 B씨에게 수수료를 내고(10만원) 주식 1,000주를 빌립니다.
② 현재 S전자의 주가는 10,000원입니다. A씨는 빌린 주식을 바로 매도합니다.(1,000주 x 10,000원)
③ 1,000주를 10,000원에 팔았으므로 계좌에 1,000만원이 입금됩니다.
몇일 후 A씨의 예상대로 회사의 주가가 하락해 8,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A씨는 수익실현에 들어갑니다.
④ 1,000주를 매입합니다. (1,000주 x 8,000원)
⑤ 1,000주를 8,000원에 샀으므로 계좌에서 800만원이 출금됩니다.
⑥ 매수한 1,000주를 B에게 갚습니다
현금흐름을 정리하면
차입수수료 -10만원
차입매도대금 +1000만원
매입대금 -800만원
순수익 = 190만원
= 결론적으로 A씨의 계좌에는 190만원이 남게 되고 주식은 모두 청산되었습니다.
차입을 위해 B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제외하면 A씨는 19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하게 됩니다. 이처럼 공매도(차입매도)는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이며,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을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매수포지션과는 완벽하게 반대되는 포지션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이해하셨다면, 공매도(차입매도)라는 것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되셨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이번 삼성증권의 착오 배당이 왜 공매도로 연결이 되어 이슈가 되는지도 이해가 되실 겁니다.
삼성증권이 의도적으로 착오배당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매도되어 앞에서 말씀 드린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제약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2) 삼성증권과 관련하여 공매도 금지 국민청원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삼성증권 사건을 교훈삼아 공매도(차입매도)를 금지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 삼성증권 사태의 핵심과는 거리가 꽤 있는 이야기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공매도를 금지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공매도를 이용하여 기관 및 외국인들이 시세 조종을 일으키고 그로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삼성증권 사태를 기회 삼아 그 동안 쌓인 울분들을 표현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삼성증권 사태의 핵심은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지 공매도를 통해 개인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 안타깝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네요.
끝으로..
이번 삼성증권 이슈는 단기에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증권업계의 생태계를 바꿀 정도의 파급력 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리 시스템의 허술함과 더불어 직원들의 도덕적해이가 결합되어 큰 사고로 이어졌는데요.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업계와 감독기관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부족하나마 이번 사태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너무 황당하지만
그걸 팔아치운 사람들은 알만한 사람들인데 왠 욕심을 부렸을까요 ㅎㅎ
그러게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문제는 삼성증권이 매수한 주식중 80만주가 기관(연기금) 이었다고 하네요.
삼증은 없어진 주식을 사서 매꿔야 하기에 가격폭등이 당연한 상황에서
평소 8만주씩 거래하던 기관이 싼값에 삼성증권에 주식을 팔아줬다는 부분도 문제가 됩니다.
결국 국민돈으로 삼성증권의 손해를 매꿔준 셈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연기금이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해요(설마..ㄷㄷ)
삼성증권 사태를 기사로 접하고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일부 매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탁을 준 자산운용사에서 거래했을 가능성이 높고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해당 사건의 폭풍으로 여파가 있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많이 개선이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네 저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분석력 대박이신걸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인사드리고 갈게요~ 맞팔과 댓글은 저희 부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맞팔하고 자주 놀러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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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문제였던 어처구니 없는 사건 이었네요
훌륭한 정리 감사합니다
직원들의 매도가 없었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겁니당
진짜 28억주도 얼탱이가 없는데 그걸 또 좋다고 판 직원들도 .. ㅎㅎ 참 씁쓸합니다.
업무처리 실수 하나로 일어난 일인데... 파급력이 어마어마 합니다.
신뢰를 무너뜨린 거 같아서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코인보고 사기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있는 금융 시스템부터 다시 세워야합니다..
네 이번 사태로 많은 것들이 바뀔 것 같네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잘해주셔서 이해가 잘되네요
편한밤되세요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팔았던 직원은 다 알고있는 상태에서 팔았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정말... 후속조치도 조치지만 댓가도 빡세게 치러야 할것 같네요.
네 그런데 매도한 직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니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