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25(목)역사단편40- '시'로 보는 중국

in AVLE 일상last month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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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초나라에
'굴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초나라가 망할 무렵에 살았으니
전국시대라고 말하는게 좀더 정확하겠다.

이사람이 꽤 똑똑해서 당시 왕인 '회왕(懷王)'의 총애를 받아
이른 나이에 출세하여
권력의 정점부근에 올라갔는데
호사다마일까?
나라가 망하려고 그랬을까?

왕이 잘못을 할 때마다 반대를 했는데
그 댓가로
29세 무렵부터 세차례나 귀양을 갔다고 전해진다.

귀양을 갈때마다 시를 남겼는데
오늘의 시는 '초나라가 멸망해 가는것'을 보여준다.

초나라는 기원전 221년에 망했고
굴원은 그전 278년경에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哀郢(애영) - 屈原(굴원)

하늘의 명은 늘 변하는 것이건만
무엇 때문에 백성들은 놀라고 고통을 받는가?
백성들은 처자식이 흩어져 서로 잃고
춘 2월을 맞아 동쪽으로 피난했다네.
고향 영도를 떠나 먼 곳으로 가면서
장강과 하수(夏水)를 따라 떠도네.
갑일(甲日) 아침에 아픔 마음으로 도성문을 나섰네.
영도를 출발하여 고향 마을을 떠나니
길은 멀어 아득한데 어디로 가야하는가?
일제히 노를 저으니 배는 천천히 나가가고
다시는 군왕을 뵈올 길 없음을 슬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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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표시된 곳이. 시에 나오는 초나라의 '영도'로 기남성이라고도 한다
후베이성 징저우 지역이다.
서기전 279년에 진나라의 공격으로 함락되었다.>

높다란 가래나무 바라보며 탄식하니 눈물이 싸라기눈처럼 흐르네.
하수를 지나 서쪽으로 떠가다 돌아보니 용문은 더 이상 보이지 않네.
애틋한 그리움이 이어져 가슴 아픈데 앞길이 아득해 발 디딜 곳 알 수 없네.
바람과 물결 따라 물길 흐르는 대로 이리저리 떠돌며 나그네 되었구나.
세차게 넘실대는 파도를 타고 홀연히 날아서 어디에서 머물까?
마음의 울적함 풀리지 않고 생각이 뒤엉키어 풀리지 않는구나.
배를 저어 아래로 떠내려 오니
동정호에 올랐다가 다시 장강으로 내려왔네.
대대로 살던 곳 떠나 지금 정처 없이 떠돌다 동쪽으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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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의 지역이 '동정호'이다.
동정호를 거슬러 장강하류로 왔다는 해석도 있는데 어색하다.>

내 영혼은 돌아가고프네, 어찌 잠시인들 돌아가기를 잊으랴?
하포를 등지고 서쪽 고향을 생각하며
옛 도읍이 나날이 멀어짐을 슬퍼하노라.
큰 제방에 올라 멀리 바라보며 잠시 내 시름 풀어보네.
이 고장 사람들 평화롭고 즐거운 것을 보니 슬퍼지고
강가의 오랜 풍습 보아도 서러워지네.
능양에 당도하면 어디로 가나?
강물 아득하니 남쪽을 건너면 어디로 가나?
일찍이 궁궐이 폐허가 될 줄 몰랐으니
영도의 동문이 황량해 질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음은 오랫동안 편치 않고 근심과 시름은 계속 이어지네.
영도로 갈길은 요원하고 장강과 하수는 건널 수도 없네.
시간은 믿기지 않게 빠르게 흘러
지금까지 9년이나 영도로 돌아가지 못했네.
속이 타고 답답해도 통할 길 없으니,
뜻을 잃고 슬픔에 빠져 근심을 머금네.

<출처:[楚辭(초사)] 권04.九章(구장) : 3.哀郢(애영) - 屈原(굴원)| swings81>
의 해석을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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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호에서 마지막 도착지 까지의 길은 더욱 멀었다.
아마 1천km는 될 거 같다.

굴원은 기원전300년경의 사람인데
중국 문학계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인물인가보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자신이 아무것도 못했다는 절망감이 더해져서
애절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사실 그건 굴원의 개인적인 문제이고.

이제 조금 다른 것을 살펴보자.
'중국'이라는 명칭은 1912년에 만들어졌다.
그전에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없었다.

그들은 허풍이 심해서
글로는 온갖 이야기를 지어내고
공자를 앞세워서 올바른것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리에 대해서는 조작을 반복해왔다.

'고지도'라고 불리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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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이 청년기에 여행을 한 지역이라고
소개하면서 인용한 지도인데.
사마천은 기원전145~86(?)의 사람이다.

인용된 지도를 자세히 보자.

지도에 붉은색으로 체크한 지역
'北京(북경)'이 보인다.

또 지도의 윗부분에 소위 '만리장성'이 보인다.
우측으로 한반도까지 뻗어있다.

이 지도가 왜 조작품일까?

요즘처럼 구글에서 검색을 해서 만들어낸 것이면
당연히 '북경'이라고 표시될 것이다.

우리가 '북경'의 옛이름을 모르는 것처럼,
저 지도를 만든 사람은 '북경'이라는 이름을 몰라야 한다.
왜?

구글에서 검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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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위키피디아>
1215년 당시에 명칭이 '대도'란다.
그럼 위의 지도는 최소한 원나라 이후에 그려진 것이다.

그런데 장성 위쪽에 '匈奴(흉노)'의 '奴'가 보인다.

남을 부를때 '匈'이 뭐냐..예의없이.
'天下匈匈(천하가 흉흉하다'할때의 그것이다.

지도에 흉노가 있으니, 흉노를 검색해보자.

흉노(匈奴)는 상고시대로부터 오호십육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존속했던
유목민 집단 및 이들이 세운 국가를 가리킨다.

5호16국시대라는 것은 중국사 공부할때 나오는 것인데
검색을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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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인용한 지도가 점점 이상해진다.

흉노는 439년에 사라졌다.
북경은 1403년에 생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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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흉노와 '북경'이라는 글자가 함께 있으면 안된다.

요즘 인기있는 중국 드라마처럼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것인가?

북경의 오른쪽 바다에 붉은색으로 표시된곳이 '산해관'이다.
누루하치가 저길 넘어오면서 '명나라'가 망하게 된 그곳.

산해관은 만리장성의 제일 오른쪽끝이다.
그리고 '명나라'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위에 있는 저 터무니없는 장성은 뭔가?

누군가 옛 지도를 제시하면서 역사를 설명하려 한다면
그것이 구글 지도가 아닌이상,

북경의 이름을 봐야한다.
춘추시대 당시의 이름은 '계'였다고 한다.

장성의 위치를 봐야 한다.
남이 그려준대로 믿으면 바보다.

소위 '이夷'들의 이름을 봐야 한다.
'이'는 종족의 이름이 아니라
남을 부르는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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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직업이 역사학자가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맞나요?

뭐든지 제대로 알려고 노력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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