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 하나가 될 때까지

in #kr6 years ago (edited)

같이 있으면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온전한 하나요. 시간은 서로를 위해 흘러가고 공간은 서로를 위해 존재할 거라고 믿었어요. 말하지 않아도 느낌과 존재만으로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마음은 변덕쟁이에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심술을 부리는 어린아이같아요. 늘 함께여서 우리의 거리는 가까웠지만 그렇기에 늘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눈에 보이는 거리는 바로 옆이였지만 마음의 거리는 도무지 보이지 않더군요.

산중의 작은 오솔길을 혼자서 걸어왔어요. 어디선가 누군가가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오솔길을 걸어가는 것은 오직 나만의 일이었어요. 가까이 있다는 것은 사실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라는 느낌, 이제는 붙잡고 싶지 않아요. 둘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애써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없는 일이었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요. 함께한 시간만큼 혼자만의 거리도 커지고 깊어져만 가요.

혼자서 같이 하고 싶어요. 온전한 하나가 될 때까지.

...

안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덩굴과 돌들 모두 외롭고
이 나무는 저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두가 다 혼자로구나!

나의 삶이 밝았던 때에는
세상엔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 여기 자욱한 안개 내리니
아무도 더는 볼 수 없어라

회피할 수도 없고 소리도 없는
모든 것에서 그를 갈라놓는
이 어두움을 모르는 이는
정녕 현명하다고는 볼 수 없으리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
누구도 다른 사람 알지 못하고
모두는 다 혼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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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따로 또 같이^^

ㅎㅎㅎ 득도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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