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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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나를 부른다.
똑바른 길이나 구부러진 길에서
내 모습을 그려 본다.
아무한테도 구속받고 싶지 않은
길이다.
외로운 타향 길에서
지나치는 사람과 자동차가
매일 낯설다. 하지만,
혼자 걷는 그 길은
나만 알고 있는 시간이며 꿈이다.
아직 나는 청춘이니까
혼자 걸은 그 길은
강한 나로 길러지는
곳이다.
봄길엔 동심의 세상에서
벗어난 빈 내 모습을
떠다미는 개나리가 핀다.
개나리는 하늘 속으로
나를 던져 버리고
나는 이유 없이 차가운
바람이 되어 외로워지지만,
개나리도 물을 주면
웃는 것처럼 보이겠지.
길가의 야생화는 굳건히
피어 있어도
이름도 몰라준다며 삐죽거린다.
길은 그렇게 나에게 눈물이며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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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글을 쓰시는 분이라 댓글 달기가 부담이 될 정도네요.
아침에 잘 감상했습니다.

어머, 아니예요.

감정은 공감이 가는데 제가 감히 이걸 해석하는게 맞는지... 좋은 시 감사합니다 ㅎㅎ

저 또한 늘 길 위에 있지요. ㅎㅎㅎ

재밌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