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기다렸지만] 5.74km 오운완 (목표 5km)
어제 저녁에는 우리 동네에 눈이 소복이 쌓인 산책로를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어요.
아침 공기를 가르며 걸어 나와 보니, 기대와는 달리 산책로는 이미 말끔히 녹아 있더군요. 대신 벤치 위에만 살짝 남은 눈이 밤사이 겨울이 잠깐 들렀다 갔다는 흔적처럼 보였습니다.
걷는 동안 발밑은 안전했고, 햇살은 생각보다 따뜻했어요. 겨울은 늘 이렇게 사람 마음을 시험하듯 기대를 비켜가지만, 또 다른 선물을 남겨두고 가는 것 같습니다. 눈 대신 햇빛, 미끄러움 대신 여유를 주는 아침이었지요.
벤치에 얇게 내려앉은 눈은 마치 설탕가루 같았습니다. 많지 않아 더 귀했고, 금세 사라질 걸 알기에 더 눈길이 갔어요. 요즘 유행하는 “짧아서 더 소중한 콘텐츠”처럼 말이지요.
결국 오늘도 5km를 넘겼고, 몸은 가볍고 마음은 차분해졌습니다.
#오운완(20251214/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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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함박눈에 발이 푹푹 빠질 날이 오겠지요. 설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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