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세 낮추고 보유세 강화하고… 방법 알았던 文의 패착과 李 정부의 길
역대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예외 없이 '세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정희 정부의 공한지空閑地세부터 노태우 정부의 토지초과이득세, 노무현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목격한 바와 같다. 수도권 집값 폭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세금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실효성 있는 수단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정권의 이익과 경기 흐름에 따라 정책의 일관성만 해치기 일쑤였다. 경기 침체가 닥치면 부동산과 건설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규제를 풀고,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하거나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는 등 투기 세력에게 숨통을 터주는 정책적 모순을 반복했다. 정부의 확고한 주택정책 철학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은 분명한 답을 가리키고 있다. 이자율이 높았던 시기에는 유동성이 묶이면서 부동산 수요가 자연스레 가라앉았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가장 효율적인 카드는 세금이 아닌 강력한 금융 정책과 대출 규제다. 세금은 세금일 뿐이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만능열쇠는 더더욱 아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시중에 여유 자금이 넘쳐나는데 금융을 묶지 않으니,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1988년 이후 노동자 평균 임금이 6배 늘어나는 동안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무려 43배, 비강남권 역시 19배나 치솟았다(경향신문· 2017년 3월 6일). 사정이 이러하니 세금 몇푼으로 투기를 막겠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세금을 내고도 돈이 넉넉히 남기 때문이다.
세금은 전가하는 속성이 있다. 거래세(양도세·취득세)와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올리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세입자나 최종 매수인에게 전가돼 결국 전월세와 집값을 밀어올린다. 세금 조정을 통해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착시이자 착각인 이유다.
본래 세금의 주된 목적은 국가 재정을 조달하는 데 있지, 투기 방지가 아니다. 선진국 세제 역시 인간 생존의 필수 요소인 의식주 거래에는 세금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 세법이 '1세대 1주택' 실거주자에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도 같은 취지다. 거주하고 싶은 곳으로 이사할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제14조)이다. 세금 부담 때문에 이사를 가지 못하게 막는 것은 본말전도다.
따라서 정부의 주택정책은 1세대 1주택 정책의 보호와 확산에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1주택 실거주자에겐 고가 주택 기준(현행 12억원)을 전향적으로 상향해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고,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제외해 기존 재산세만 부담하도록 만드는 게 합리적이다.
대신 비거주용 주택의 보유세는 대폭 상향해야 마땅하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부동산 투기가 초래하는 자산 양극화의 폐해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과감히 규제해야 한다는 데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주택에 적용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도 시가에 근접하게 조정해야 한다. 이래야 실질과세원칙에 부합하고 공평과세원칙 및 응능과세원칙과도 맞는다. 또한 불필요한 사재기를 억제하고 매물을 시장으로 유도하는 확실한 신호를 줄 수 있다.
요즘 자주 거론되는 "보유세를 강화하되 거래세를 완화하자"라는 주장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이 방안을 마련했으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래세와 보유세를 동시에 올리는 패착을 뒀다. 그 결과 집값은 통제 불능으로 급등했고, 서민들에게 깊은 상실감을 안기며 정권을 내주는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똑같은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실거주자 1주택의 세금 부담은 과감하게 줄이고, 비거주용 주택투기 수요에는 보유세를 대폭 인상하는 등의 정교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때마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6 한국경제보고서(Economic Surveys: Korea)'에서도 거래세를 완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며, 비거주용 주택 등 활용도가 낮은 주택에는 더 높은 보유세를 부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66쪽).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안창남 AnP 세금연구소장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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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정한 보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글에 나온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무엇이든 부작용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방향성과 일관성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지켜질 정책의 수립이 중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정책의 효과가 나올때까지 버틸 힘이 필요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