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가 치이겠어” 빨간불에 뛰어든 보행자...운전자도 처벌받을까?
최근 온라인에서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인데도 한 여성이 차도로 뛰어들어 차량과 충돌한 사고 영상이 논란이 됐다.
사고 영상을 두고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반응과 함께 이 경우에도 운전자 책임이 남는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졌다.
29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올해 1월 발표한 ‘2025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행행태 의식수준 조사에서 ‘무단횡단 금지 준수율’은 73.4%로 나타났다. 주변에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길을 건넌 경험이 있는 보행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공단이 2021년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 구간 37곳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보행자 1만5361명 중 18.2%가 횡단보도가 아닌 곳으로 길을 건넜다. 2019년 설문에서는 무단횡단 이유로 ‘도로 폭이 좁아 충분히 건널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많았다.
“횡단보도 밖이라고 모두 불법은 아냐”…신호 위반은 예외
횡단보도가 아닌 곳을 건넜다고 모두 무단횡단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제10조는 횡단보도·육교·지하도 등 횡단시설이 설치된 곳에서는 이를 이용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서는 가장 짧은 거리로 횡단할 수 있도록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위를 둘러봤는데 횡단보도나 육교 등이 시야에 없다면 도로를 건넜다고 해서 무단횡단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횡단보도 안이라도 보행신호를 지키지 않으면 무단횡단이다. 정해진 장소 외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면 도로교통법 제157조에 따라 20만원 이하 벌금·구류 또는 과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사망자 234명 낳은 무단횡단…중앙정류장도 ‘위험 변수’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해 횡단보도 외 횡단 중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5484건으로 234명이 숨지고 5378명이 다쳤다. 이는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2549명의 9.1%에 해당한다.
횡단보도 안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난해 횡단보도 내 사고로 250명이 숨지고 1만1322명이 다쳤다. 김원기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사고조사연구원은 “보행신호가 아닌데 성급하게 건너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도로 중앙에 설치된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학술지 ‘국토계획’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특히 서울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인근 보행자 사고 건수는 가로변 정류소보다 5.4배 높았다.
보행자 과실 커도 운전자도 책임 가능성…고령자도 주의 필요
무단횡단 사고에서는 보행자 과실이 크지만 운전자에도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했다고 해도 도로교통법상 운전자에게 전방 주시 의무가 있어서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 장소도 과실 여부를 따질 때 영향을 미친다. 경찰청의 한 교통 담당자는 “(사건 발생 장소가) 자동차 전용도로라면 운전자 책임을 묻지 않겠지만 일반 도로라면 (운전자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엘마인드의 양선순 대표변호사는 운전자가 보행자 출현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충돌을 피할 수 있었는지인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엘마인드의 양선순 대표변호사는 “제한속도보다 20㎞ 이상 과속했다거나 해서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이어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운전자가 사고 당시 보행자가 나타날지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 예견했다면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지와 같은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홍대입구역 인근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암 투병 중인 자녀의 수술 후 합병증으로 병원 응급실로 이동 중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이런 부분이 참작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만으로 과실 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양 변호사는 말했다. 양 변호사는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에 따라 과실 유무가 결정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형사 책임과 별개로 민사에선 보행자 책임이 더 크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
고령자의 주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TAAS에 따르면 지난해 무단횡단으로 숨진 보행자 234명 중 65세 이상은 166명으로 70%를 넘었다. 도로교통공단은 “가까운 거리라고 무단횡단을 해서는 안 된다”며 “조금 멀더라도 횡단보도와 보행로를 이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수연 AX콘텐츠랩 기자 [email protected]
무개념 무단횡단은 반드시 근절돼야 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이 피해자인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서로를 해치는 이런 행위를 근절해서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애초에 다치면 제일 곤란한건 자신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