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기관장 평가 별도 분리…해임까지 연계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기관들의 기관장 평가 방식이 전면 개편된다. 기관 평가와 별도로 기관장만 따로 심사해 성과연봉 지급은 물론 해임 건의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연구기관 자체 평가에서도 정부 수요에 얼마나 부응했는지가 핵심 잣대로 부상하면서 부처 눈치를 보는 ‘맞춤형 연구’가 늘어나 비판적 연구와 장기 정책과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도 연구기관 평가편람’을 확정해 산하 24개 연구기관과 부설기관 1곳에 새 평가 잣대를 통보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기관장 평가를 독립 항목으로 떼어낸 점이다. 그동안은 연구기관 전체 평가 성적이 기관장의 성과연봉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기관장에 대해 별도의 서면·대면 심사가 진행된다. 평가 기준으로는 국가정책 참여도와 지원 실적, 경영목표 달성 노력, 기관 발전 기여도와 정책 민감성 개선 노력 등이 제시됐다. 이 평가 결과는 기관장 성과연봉 산정의 근거가 되며, ‘매우 미흡’ 등급을 받으면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 근거로도 쓰인다.
연구기관 자체 평가에서는 정부 수요 대응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외부 과제 수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조달해 온 연구과제중심제도(PBS)가 올해 폐지됨에 따라 연구 전 단계에서 정부 수요와의 연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과정 및 품질관리’라는 항목이 새로 만들어졌고 배점은 100점으로 책정됐다. 이 가운데 정부지원 만족도가 50점짜리 정량지표로 편입되는데 국무조정실이 정부기관 고객을 상대로 과제별 연구 과정과 성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점수화하는 방식이다.
고객만족도 조사 자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비중과 성격이 확연히 달랐다. 경영 부문 ‘내·외부 소통’ 항목 아래 딸린 7점짜리 세부 지표에 불과했고 조사 대상도 정부기관에 산·학·연 고객까지 포괄했다. 반면 새 편람에서는 정부기관 고객의 만족도만 떼어내 연구 부문의 핵심 정량지표로 격상시켰다. 정부 수요 대응력 자체를 연구기관 평가의 주축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경인사연 관계자는 “그동안 외부 수탁연구로 벌어들이던 재원을 앞으로는 출연금으로 지원받게 되는 만큼 정부 정책 지원이라는 본연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도 그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지원 만족도가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연구기관의 독립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PBS 폐지로 수탁과제를 둘러싼 경쟁은 줄어들겠지만 평가 점수를 신경 쓴 ‘부처 맞춤형 연구’ 압박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엇갈리는 결론을 내는 연구나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구조개혁 연구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책연구기관 출신인 강구섭 전남대 사범대학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박사들은 정부 정책에 기여하려는 마음과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며 “전문성을 존중받지 못한 채 부처 입장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연구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부처가 연구 성과를 어느 정도 평가하는 것 자체는 필요하지만 그 비중이 지나치게 커져 연구기관이 부처에 종속되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이런 분위기가 정부출연연구기관 박사들이 대학으로 이직하는 비율이 높은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병훈 기자 [email protected]
완벽한 제도는 없지요
연구원들이 연구성과가 나온다는 것과 기관장의 평가는 당연히 분리되어야 합니다
연구기간과 기관장의 재임기간이 제대로 맞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그 역량이 함께 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한번에 그냥 넘어가는 일을 막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좋아보이네요
앞으로 제도 정비가 잘되어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