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이재명 대통령, 한중 기업인들에 "천만금보다 귀한 서로의 이웃"
"역사로부터 이어져 온 벽란도 정신을 바탕으로 상품과 사람, 그리고 문화 교류의 돛을 달고 황해의 바람과 파도를 함께 가로질러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국빈 방중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 나서 한중 대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400여 명의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이날 포럼에 중국 측에서는 허리핑 중국 국무원 부총리(경제 담당),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 정위친 CATL 회장, 류융 텐센트 부회장 등이 나왔다. 중국 측 기업인을 포함해 이날 포럼에는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992년 한국, 중국 양국의 협력의 첫 장을 열었던 이곳 조어대에서 양국 경제인들이 다시 모여 미래 협력을 논의하게 된 점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한다"며 "한중 수교 이후 지난 30여 년간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든든한 조력으로 인적, 물적 교류 전반에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교역 규모 역시 수교 당시 65억달러에서 재작년 2729억달러로 40배 넘게 성장했다"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2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중 협력의 성과는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지만 대내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양국이 상호 신뢰와 호혜의 원칙 하에 협력의 흐름을 이어온 것이야말로 한중관계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협력의 저력은 역사 속에서도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며 한중 간 교류를 900여년 전 고려와 송나라의 교류에 빗댔다.
이 대통령은 "고려의 벽란도는 국제 교역의 중심지로 송나라와의 해상 교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항구다.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나루'란 뜻의 이름처럼 벽란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양국의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가 오가던 교류의 장이었다"며 "고려는 이곳을 통해 인삼과 먹, 그리고 고려지를 송나라에 수출했고 송나라는 고려의 서적과 도자기, 차를 전하며 상호 보완적인 교역 구조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의 종이인 고려지는 송나라에서 천하제일이라 불릴 만큼 그 품질을 인정받았고 송나라의 문인들은 중요한 서적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때 이 고려지를 사용했다고 한다"며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자면 고려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지식과 문화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당대의 핵심 소재이자 전략 교역 품목이었다. 고려지 위에 필사되고 인쇄된 다양한 문헌들과 불교 경전은 다시 고려로 전달돼 학문의 발전을 뒷받침하고 찬란한 불교 문화를 꽃피우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듯 고려와 송나라는 교역과 지식의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다. 상품과 사람의 이동을 넘어 기술과 가치, 문화와 신뢰가 함께 흐르는 협력, 변화의 바람속에서도 연결과 소통을 멈추지 않는 협력의 자세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일 경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저는 한중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며 "양국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공감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공감대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 협력의 제일선에 서 계신 바로 여러분이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하셔야 한다"며 "이제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고 그 성과가 다시 양국의 발전과 지속성장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협력의 구조를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또 "벽란도의 물길이 대륙과 해양을 하나로 연결했던 것처럼 오늘의 한중 협력도 산업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잇고 각자의 시장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제조업에서의 혁신과 협력, 더욱 활발한 문화 교류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제조 전반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기업이 기술혁신과 생산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중국 정부도 '신질생산력'을 핵심으로 산업의 질적 전환과 고도화를 추진하며 첨단 기술과 제조업의 결합, 그리고 혁신 역량 축적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양국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의 정책과 기술을 참고하며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양국 제조업계가 직면한 녹색, 디지털 전환과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과제에 더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데에서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양국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상호 방문이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 문화 탐방, K-뷰티 체험은 중국 청년들에게 인기 높은 여행코스가 됐다고 한다. 금요일 퇴근 후 상하이 여행은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이 됐다"며 "이는 관광의 확대를 넘어 서로의 서비스와 문화를 가깝게 체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 개인 공연, 문화 플랫폼 등 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을 건너는 데는 배가 필요하지만 배를 띄울지는 사람이 정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한중 협력의 배를 띄워 주시길 바란다"며 "한국 정부도 양국 기업이 협력의 항로를 넓혀 사는데 필요한 제도와 환경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서라도 얻을 수 없을 만큼 귀하다고 하지 않나. 여러분이 바로 그 천만금보다 귀한 서로의 이웃"이라며 "진심으로 소망하건대 그 좋은 친구를 멀리 가서 찾지 말고 시 주석님의 말씀대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과 중국에서 서로 찾으라. 오늘 이 자리가 소중한 이웃으로서의 관계를 한층 더 심화하고 새로운 항로를 함께 그려 나가는 의미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에서 "흔히 한중관계 방향을 논의할 때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다른 것을 존중하되 공통의 목표를 모색하자는 말"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두 나라 대표 경제인들이 서로 차이를 넘어 좋은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축사에서 "중한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심화하는, 앞으로 가는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 유대 강화, 상호 이해 증진, 다자 협력 강화 등을 제안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이번 포럼을 기회로 힘을 합쳐 경제, 무역 협력이 높은 수준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중국)=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협력을 더 강화해서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면 좋겠습니다.
혼자 서려고 하는 것보다는 서로 협력하면서
공통적인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건전한 동반자가 되는 길이 가능해 보입니다.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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