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남일’?…실상은 美경제·정치에 자폭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국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마비가 결국 미국 내 물가 폭등과 산업계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실태부터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해협을 봉쇄하자 “피해국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며 방관적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이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며 해당 해협을 통한 직접 수입량이 적다는 점을 논거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NYT는 석유 가격이 전 세계적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제한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유발하며, 이는 고스란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저해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한 달간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36% 급등해 전국 평균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산 원유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수입산 원유가 필요한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미국산 석유는 대부분 고품질의 ‘경질 저유황유(light sweet oil)’인 반면, 미국 내 정유 시설은 과거 수입 환경에 맞춰 ‘중질유(heavy oil)’나 ‘고유황유(sour oil)’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연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선 여전히 외국산 원유 수입이 필수적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물가에 민감하며 특히 휘발유값은 국정운영 지지도의 큰 변수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2기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있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란 국회 국가안보위원회의 에브라힘 아지지 위원장은 이날 SNS에 “호르무즈 해협은 분명히 다시 열릴 것이지만, 당신들(미국)에게는 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ljh3@munhwa.com)
미국에서 기름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었습니다.
조만간 미국 소비자 물가가 월간 1% 상승할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