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벌이의 추억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사랑이 꽃피는 나무"와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그릇된 세계관을 가졌던 저는, 대학생이 되면 매일 술 마시고 잔디 밭에 누워 잠이나 자다 보면 어디서 여신님이 나타나서 여자친구도 되어 주고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과"대학에 들어가보니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갱스터 같은 녀석들이 모여 있었을 뿐, 상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하필 재수가 없을려는지 제가 대학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IMF 구제금융 사태 등 경제도 파탄에 이르게 되어, 제가 졸업할 때가 되어서도 변변한 직장을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려면 누런색 종이 지원서에 일일히 펜으로 자기소개서를 몇 시간이나 쓴 후 직접 회사의 인사팀에 찾아가 제출하곤 했습니다. 귀찮음의 극치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온라인 지원이 되는 몇몇 회사들은 쉬이 경쟁률이 1만대 1을 넘어갔습니다. 당연히 갱스터들과 학교를 다닌 것 외에 아무런 특기사항이 없는 저의 이력서가 서류 전형을 통과할리 없었습니다.

요즘은 직장 구하기가 그 때보다도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하니, 당시 제가 겪었던 마음의 상심을 생각해보면 요즘 20대는 마음의 중심을 잡기가 참으로 힘든 시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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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고생이 심하던 그 때 마침 리니지2라는 게임이 나왔습니다. 화려한 비쥬얼은 단숨에 저의 마음을 사로 잡았는데, 다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좋은 장비를 구할 수 있게 설계된 게임이 아니어서 엄청난 노가다를 병행해야만 겨우 레벨에 맞는 무기와 방어구를 구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노가다를 우리는 "앵벌이"한다라는 표현을 쓰곤 했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빛나는 쇠검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채, 한 없이 단순반복의 노가다를 해야만 했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거쳐 드디어 자력으로 쇠검을 가지게 되는 기쁨도 잠시, 결국 시간과 정보와 재력 등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헤비 유저들을 보며 현실의 벽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돈 안되는 라이트 유저들이 버글버글해야 헤비 유저들이 과금을 한다는 것을 아는 게임사는 라이트 유저들을 위해 한번씩 "이벤트"를 하여 그런 현실의 벽을 허물어 줍니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약간이나마 한숨도 돌리고 운이 좋으면 준 에픽급 무기를 얻는 등, 인생 역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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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장인 서버 28섭의 비숍이었습니다>

참고로 앵벌이라는 표현은 비속어이다보니 정확한 어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겪었던 아픈 과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리던 시절만해도 길거리에서 멀쩡한 아이나 여성을 유괴하여 만신창이로 만든 후 노예처럼 돈 벌이에 활용하곤했는데 이를 앵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요즘 세상이 흉악해졌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미화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만큼 치안이 좋아지고 밤 거리를 혼자 걸어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조폭이 술집에 들어와 손님들 앞에서 주인을 해코지해도 그 누구 하나 나서지 못했습니다.

한편 그 때가 생각나는 이벤트들이 요즘 크립토 세상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거래량이 절박한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어서인지 여러 거래소에서 선심성 이벤트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소개 드린 고팍스 거래소 이벤트는 참여자가 많아서 생각보다 적은 5천만원당 6,438.87 MOC가 지급되었습니다. 현재 MOC시세는 162원으로, 5천만원 입금시 약 104만원의 용돈이 생긴 셈입니다.

겨우 2%라고 우습게 보아서는 안됩니다. 무려 1년이나 은행에 적금을 해도 세금을 제하고 나면 2%가 채 되지 않습니다.

투자 금액이 제법 크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온가족의 힘을 빌려 우애를 다지고 1년치 소고기 값도 향유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6월 7일에는 이 상장 코인에 대해 하루동안 투자왕 이벤트도 하겠다고 하는데, 이 거래소의 설립목적이 사회봉사인 것이 아니라면, 거래소측에서 이 기회를 잘 활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아래에서 보시다시피 저는 생소한 이 코인이 고팍스 거래소의 거래량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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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역시 지난 번 소개해드린 CoinEX 거래소에서도 지속적인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몇몇 지정 코인들을 입금하면 거래소 코인인 CET를 지급하는데, CET 보유 수량에 따라 추가로 KAN이라는 다른 코인을 지급해 주었습니다.

6월 4일에는 역시 CET 보유수량에 따라 HSR을 지급해 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류의 이벤트를 지속할 것이라 생각되므로 무료로 받은 CET는 없는 셈 치고 잘 두시면 나중에 과자값을 두둑히 챙길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이 거래소는 거래량이 워낙에 적고 호가 차이가 매우 심하여 불편하지만 그 덕분에 고가에 올려놓아도 한번씩 팔리는 횡재를 경험합니다. 저는 거래소측에서 일부러 고가에 조금씩 사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BCH 마켓에서 매도 후 BCH로 출금하면 수수료가 없는 것도 장점이므로 잘 활용하시면 매주 술 한잔 값 정도는 추가로 버는 기회가 됩니다.

한 때 세계 1위 거래소였다는 점이 부끄러울 정도인 빗썸 거래소에서도 소소한 이벤트를 내놓았습니다.

로그인만 하면 3,000원의 빗썸 캐시를 지급하며, 뭐라도 사거나 팔면 3,000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이벤트도 합니다. 다만, 이번에 지급 받은 빗썸 캐시만으로 구매시에는 무효이므로 은행을 통해 100원 정도를 입급하시거나, 타거래소에서 리플(XRP)을 1개 전송하시어 판매하시면 됩니다.

거래소 덩치에 맞지 않는 작은 이벤트지만, 이런 코 묻은 돈도 잘 줍는 습관을 들여야 나중에 큰 돈을 줍는 기회가 생깁니다.

참고로 아래는 저의 빗썸 계좌 스냅샷입니다. 여전히 현금 비중이 약 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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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하여 무료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뿌리거나(giveaway), 에어드랍을 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사이트(주소가 비슷한 가짜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거나 Private Key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 PC에 북마크된 주소를 통해서만 공식 사이트에 접속하시는 것이 안전하며, 절대로 절대로 Private Key를 다른 이에게 전송하여서는 안 됩니다.

구글로 검색하여 제일 상단에 노출되는 사이트가 가짜인 경우는 꽤 자주 있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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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벤트를 통해 뭐라도 하고 있는 거래소들과 달리 눈물의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채굴자들입니다. 그런데도 시장의 비트코인 시세와는 상관없이 6월 6일 경에는 약 13%의 난이도 상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모 클라우드 마이닝 서비스를 알아봤던 바로, 해당 업체에서 전기요금 명목으로 징수하는 관리비가 매우 합리적인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시세의 상승이 없이 난이도만 상승하게 된다면 6월 6일 이후에는 채굴량의 약 97%를 전기요금이 차지하게 됩니다.

이후 더욱 험난한 빙하기가 지속되어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이 지옥으로 갈지, 아니면 숨통이 트일 어떤 사건이 도래할지는 장담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다만, 빙하기의 끝이 머지 않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 날이 올 때까지 과거 리니지2 앵벌이의 추억을 떠올리며 소소하게 채굴을 즐겨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 이 모든 것이 추억이 될 그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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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한국인이신데 비트박스를 감동적인 수준으로 하시는 분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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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설직히 저 스토리는 사랑이 꽃피는 나무가 아니라 오! 나의 여ㅅ...........읍읍

이삭 줍기도 아무래도 총알이 커야...

이곳저곳 발품팔면 소소하게 이득보는 재미가 있겠군요. ㅎㅎ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요즘 거래소들도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 이벤트를 하나 싶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길은 떡상 뿐인가 봅니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도 있었지만 이병헌 나오던 내일은 사랑이라는 드라마도 있었죠.
대학생 되면 당연히 아지트도 생기고 자연스레 여친도 생길줄 알게 만든 못된 드라마들이죠 ㅋㅋㅋ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krw채굴 앵벌이하기 힘드네요 트레이딩에서 관심이 멀어져서 고팍스이벤트 놓친게 아쉽기만 해요 ㅠㅠ

공대에 갱스터 같은 녀석들 ㅎㅎㅎ
저도 자퇴하긴 했지만.. 생각나네요 ㅎㅎ

공대에 갱스터 같은 녀석들 ㅎㅎㅎ
저도 자퇴하긴 했지만.. 생각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