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천정을 깨다

in #flowerday9 months ago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하고 물어온다. 당시 유대사회는 철저하게 남성 위주의 사회였기에 가능한 질문이었다. 지금은 많은 변화가 되어서 남녀가 평등한 사회가 되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 과정 안에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시간 그리고 희생이 있었다. 올바른 사회는 남성과 여성이 각자의 위치에서 충실히 살면서 서로 보완적인 삶을 살 때 더욱 건전해 질 수 있다,

2007년 1월 5일은 미국의 정치사에서 역사적인 날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 하원 의장으로 낸시 펠로시 의원이 의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미국의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 시, 상원의장을 겸임하게 되는 부통령 다음의 승계권자이다. 무려 200년을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다. 육중한 대리석 장식으로 상징되는 미국 의회의 보수적 분위기도 더 이상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을 수 없게 되었음을 선언한 것이다.
낸시 펠로시는 작년에 한국을 방문해서 대통령과의 만나려 했으나 결국은 불발이 되어서 한동안 시끄러웠던 인물로 우리에게는 더욱 잘 알려졌다. 미국에서 하원 의장은 서열 3위의 자리이다. 지금은 미국 부통령이 여성이지만 그 전까지는 펠로시가 선출직으로는 최고위 공직자였다. 낸시 펠로시는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다.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대한 꿈을 키워왔지만, 그 꿈을 조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았다. 결혼 후 다섯 아이를 낳아 기르며 한동안 어머니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막내딸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주부의 삶을 살며 때를 기다렸다가 마흔 여섯이 되어서야 비로소 정치에 뛰어들었다. 왜 그토록 늦게 출발을 했냐는 질문에 그녀는 “정치도 중요하지만 어머니로써 아이들 교육이 가장 우선이었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엄마이자 주부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한 후에 정치에 당당한 입문을 후, 그녀는 “애 다섯 키운 엄마 목소리 좀 들어보시겠어요?”라는 케치플레이를 내세웠다. 그녀는 남성 중심의 정치권에 들어서며 굳이 남성보다 우월한 여성을 보여주려 애쓰지 않았다. 대신, 어머니이자 여성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국민들이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정치 입문 19년 만에 의회의 수장에 오르며 ‘대리석 천장을 깬’ 낸시 펠로시는 작년 퇴임식을 앞두고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자신의 뒤를 걸어오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에게 주어진 이 기회가 여성도 권력의 최고위직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환경도 헤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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