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시 아이를 먼저 구해주세요'

in #flowerday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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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종도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고 왔다. 내가 사는 곳에서 영종도까지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먼거리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신호등이 거의 없는 도로라서 운전하는데 덜 피곤하다. 대신 대형트럭들이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많이 다닌다. 서울은 요즘 거의 모든 도로가 50km로 속도가 제한 되어 있지만, 내가 사는 동네는 70~60Km라서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서 달린다. 어제는 주로 70Km인 도로와 100Km까지 허용되는 도로를 이용했다.
요즘 운전을 하다보면 차 뒷쪽에 혈액형을 적은 차들이 꽤많이 눈에 보인다. 대부분은 아이들 혈액형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는 '위급시 아이들을 먼저 구해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사고시에 아이들을 먼저 구하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읽혀지는 부분이다.
어제 운전해서 영종도로 가고 있는데, 70km속도 구간인 도로에서 100km도 훨씬 더 되는 속도로 깜빡이도 키지 않고 이리저리 운전하는 차량이 있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신호등에 계속 걸려서 내 앞에 몇번 같이 서 있었다. 비는 내리는데 음악은 크게 틀고 창밖으로는 담배를 피우는 손이 나와 있었다. 물론 혼자 타고 있었던것 같다. 내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난폭운전이었다.
그럴수 있다. 시골길에서 나만이 혼자서 기분내면서 드라이브를 하려는 것을 태클 걸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뒤에 써 있는 아이들의 혈액형이 신경이 계속 쓰였다. 만약에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탔어도 저렇게 운전을 했을까? 아마도 아니길 기원해본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운전하지 않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다. 내 아이만 안전하게 태우는 것으로 끝나질 않는다는 거다. 어제 처럼 혼자서 타고 다니면서 난폭운전을 하다가 그럴리가 없겠지만, 사고가 났는데 상대방 차에 아이가 타고 있었는데 부상을 당했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내 아이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할까?
적어도 내 아이의 혈액형을 적고 다니는 부모라면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준법 운전이 습관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런게 어려우면 늘 우리아이를 뒷자리에 태웠다는 마음으로 운전을 한다면 적어도 눈쌀 찌푸리는 일은 줄어들거다. 그런게 아이들을 지키는 운전습관이다.
솔직히 말해서 '뒷자리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하는 글을 쓰는 차를 몰고 다니면서 거칠게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쾌하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남의 생명에 대해서도 한번쯤 더 생각해보는 디테일함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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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이 되세요 *^^

우리 모두 내 아이를 태웠다는 생각으로 운전하자는 말씀에 너무 공감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서로가 안전운전을 하게될거고, 민식이법과 같은 법이 필요없는 세상이 되겠지요.

맞는 말씀입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