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가지감天歌之感] 바가바드기타 13장 물질과 정신

nabinabi (53)in #growthplate • 6 years ago (edited)

릴레이는 계속 된다.

다시 <바가바드 기타>릴레이 합니다.
@peterchung님의 제안으로 <바가바드 기타> 18장을 릴레이 방식으로 여러 참여자들이 감상평을 쓰고 있습니다. 일전에도 3장, 4장, 5장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엔 13장입니다(정창영, 2000).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써주신 정창영님의 풀이에 따라 <바가바드 기타>는 생각보다 쉽게 읽힙니다. 힌두 경전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13장은 물질과 정신

13장은 현상계와 현상계 안에 있는 참자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 장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고 있는 느낌이 있지만, 조금씩 그 내용들이 강화되고 있는 듯 하다.

1-2 아르주나여, 이 육체를 '밭'이라고 하고
밭을 알고 경작하는 존재를 '밭을 아는 자'라고 한다.
아르주나여,
내가 곧 밭을 아는 자이다.
나는 밭과 밭을 아는 자를 동시에 아는 것을
참다운 지혜로 여긴다.

5-6 아르주나여,
밭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섯 가지 물질적인 원소(흙, 물, 불, 바람, 공간)
다섯 가지 감각 기관(눈, 귀, 코, 혀, 몸)
다섯 가지 작용 기관(입, 손, 발, 항문, 생식기)
마음('니'라는 생각, 기억 능력, 분별 능력)
그리고 아직 물질로 나타나지 않은 에너지,
이것이 바로 밭이다.
이 밭에서 욕망과 증오, 쾌락과 고통, 육체와 지성,
그리고 의지같은 것들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밭의 변화이다.

우리의 육체, 그리고 그 육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밭'이라고 하고,
'참 나'를 '밭을 아는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참으로 흥미로운 표현이다.

왜 현상계를 '밭'이라고 했을까?

밭은 씨앗을 뿌리고 경작을 하는 곳이다.
밭에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 그 씨앗을 어떤 방식으로 돌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들이 펼쳐진다. 결과가 드러나기 전, '과정' 속에서도 수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결과는 그 과정에 종속되어 제각각의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물질(흙, 물, 불, 바람, 공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 생각, 감정, 마음의 현상 모든 것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오감을 통해 우리에게 들어온 정보는 우리 내부의 프로그램에 따라 생략, 왜곡, 일반화 된다. 그에 따라 관점/생각이 만들어지고 동시에 호불호의 감정이 형성된다. 그 감정은 욕망을 형성하고, 그 욕망에 따라 우리는 행위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우리를 둘러싼 현상에 작용하고, 그 작용은 반작용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와 우리 안의 무엇인가를 또 다른 방식으로 자극하기를 반복한다.

이 모든 것은 물질계에서 드러나는 현상일 뿐, 참나가 아니다. 참나는 이 모든 것을 고요히 지켜보는 자, 밭의 변화무쌍함을 지켜보는 '밭을 아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