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_책방] 당신의 삶을 점검해 보고 싶다면, 책 <굿 라이프>
책 <굿라이프>
나 잘 살고 있는 걸까?
삶의 시간 속에 가끔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 잘 살고 있는 걸까?”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모습에 대한 의구심과 더 나은 삶으로의 지향에서 나온 질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을 진지하게 껴 앉고 있기엔 ‘잘 산다’는 기준이 참으로 모호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고민의 수만큼 각자의 개똥 철학이 있다.
서점가에는 말할 것도 없다. 수많은 인문학 서적들이 이러한 질문에 나름대로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는 도덕적으로, 어떤 이는 철학적으로, 또 다른 이는 인류학적으로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최인철 교수의 <굿 라이프>는 이러한 책들 중 심리학적 프레임으로 ‘좋은 삶’을 제시하고 있다. 제목부터 대 놓고 “굿 라이프”, 좋은 삶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잘 살고 있는 걸까? 좋은 삶은 어떤 것인가? 이런 생각들을 마음에 품고 있다면 최인철 교수의 연구들과 생각들을 들어보자.
책 <굿 라이프>는 Part1 행복한 삶, Part2 의미 있는 삶, Part3 품격 있는 삶 총 3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행복한 삶
“행복하세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단번에 “네, 행복해요!”라고 답하지 못하고, 생각에 잠기는 편인가?
‘왜 우리는 대체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찾은 답은 1)행복에 대해서 그다지 깊게, 자주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경우, 2)질문을 받은 당시 긍정적 기분 상태가 아닌 경우 정도이다.
평소 자신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나름대로 자신만의 행복에 대해 정의되어 있는 사람의 경우, 행/불행에 대한 대답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질문을 받은 그 순간에 즐겁고 유쾌하며 만족스러운 기분이라면 역시 어렵지 않게 ‘네, 행복해요!’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도대체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순간의 기분이나 느낌일까? 아니면 내가 부여한 의미나 만족일까?
최인철 교수는 행복에 대한 정의로부터 글을 시작한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행복에 대한 이미지가 있고, 이에 따른 행복에 대한 수많은 오해가 있다고 말하면서.
‘행복’은 그 한자의 의미대로라면 ‘복된 운수’이다. 이런 한자적 의미 때문에 사람들은 행복을 우연성이 강조된 행운처럼 여기기도 한다. 행복이라는 한자어는 ‘행복’이라는 주관적 경험의 본질에 대해서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인철 교수가 제안하는 행복의 진정한 정의는 쾌족(快足)이다. ‘기분이 상쾌하고 자기 삶에 만족’을 주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행복 경험자체를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행복이 ‘복된 운수’라는 조건이 아니라, ‘기분이 상쾌하고 자기 삶에 만족을 주는 심리상태’라고 정의를 내리고 나면 행복감은 다양한 일상적인 긍정 감정으로 체험되어 진다. 심리학에서 행복감을 측정할 때 사용되는 긍정감정들은 ‘관심있는’, ‘신나는’, ‘강인한’, ‘열정적인’, ‘자랑스러운’, ‘정신이 맑게 깨어있는’, ‘영감 받은’. ‘단호한’, ‘집중하는’, ‘활기찬’ 등이다. 살펴보면 ‘신나는’ ‘열정적인’ ‘활기찬’과 같은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는 감정들도 있지만, ‘정신이 맑게 깨어 있는’ ‘단호한’ ‘집중하는’과 같이 에너지가 좀 더 차분해지는 감정들도 있다. 행복감에 ‘환희’와 ‘기쁨’과 같은 감정 뿐만 아니라 차분하거나 고요한 감정들이 포함된다는 관점이 신선하다.
또 ‘관심있는’ 이라는 것 또한 감정 목록에 포함되는 것도 흥미롭다.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상태 중 하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상태다. 특별히 그 대상이 사람일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프로이트가 일찍이 말했듯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한 상태가 가장 행복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나는 무엇인가에 관심이 잇는가?’라는 질문과 같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주는 중압감과 애매함에 비추어 볼 때, ‘나에게 관심 있는 대상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실제적이고 실천적이며 명확하다.
관심의 대상이 생겼을 때, 우리는 그것을 저절로 알고 싶어한다. 그것은 사랑의 감정과 유사하며, 이러한 감정 상태 또한 행복이다. 흥미로운 설명에 묘한 설득력이 있지만 완전히 동의되지는 않는다. (선악의 문제로 가져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우리가 좋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게 되는 것 또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약에 빠져있는 사람은 마약에 관심이 크고, 마약을 구하기 위한 방법에 골몰하지 않는가? 그 때 느끼는 감정 또한 행복감일까? 중독일까? 칙센트 미하이의 flow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행복의 감정 ‘쾌’에는 이른바 중독적 ‘쾌’ 또한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감을 많이 느낄 수 있을까? 최인철 교수는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과 낮은 사람들을 비교한 실험들을 통해서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 10가지>를 제안한다.
-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 비교하지 않는다
-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는다
- 소유보다 경험을 산다
- 돈으로 이야깃거리를 산다
- 돈으로 시간을 산다
-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
-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한다
- 비움으로 채운다.
행복감이 높은 사람과 행복감이 낮은 사람들을 비교하는 표현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두 집단을 비교한 흥미로운 실험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최인철 교수가 제시하는 기준에서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에 대한 궁금함이 있다면 part1의 3장 위주로 살펴보면 될 거 같다.
<출처:pixabay.com>
Part2. 의미있는 삶
최인철 교수가 말하는 ‘의미 있는 삶’은 ‘자기다운 삶’이다. 자신이 규정하는 정체성과 부합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때,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을 설명해 준다고 느낄 때 인간은 의미를 경험한다. 목적 의식, 소명과 같은 큰 의미 뿐만 아니라 일상의 작은 것에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의미는 쾌락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미묘하게 구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의미와 쾌락을 구분하기 위한 연구 결과에 따른 흥미로운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나이가 들수록 의미를 추구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어떤 일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이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부합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2 쾌락적 행복을 즐기는 사람들에 비해 의미적 행복을 더 많이 경험하는 사람들이 몸의 역경을 이겨내는 건강한 유전자 발현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성이 있다.
3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즐거움과 의미 모두 강하게 경험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의미적 행복을 감하게 경험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격리하고 혼자만의 성찰의 시간이 스스로에게 의미적 행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 미래의 일 일수록 일의 의미나 중요성에 집중하고, 일이 임박할수록 일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5 한 번 사는 인생이라고 여기면 쾌락을 선택하고, 한 번 죽는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행복한 삶’이 ‘삶의 쾌(快)’, 긍정 정서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한다면, ‘의미있는 삶’은 보다 이성을 가진 존재로서 ‘자기 실현’적 삶이라고 말해볼 수 있을 듯 하다.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설에 근거해서 살펴 보면, 본능적인 쾌(快)는 결핍욕구인 ‘생존, 안전, 애정, 존경’ 욕구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먹고 입고 사람을 만나는 행위들은 바로 이러한 욕구 충족에서 오는 쾌(快)이다. 반면 충족 욕구인 ‘자기 실현’는 결핍되어 외부로부터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재적 동기에서 나오는 욕구이다. 이 욕구야 말로 인간을 다른 여타의 동물과 구별되게 한다. ‘자기 실현’ 욕구에서 중요한 것은 ‘의미’이다.
최인철 교수는 의미만은 혹은 쾌락만을 강조하는 삶이 아니라 의미와 쾌락이 균형되었을 때 ‘굿라이프’라고 말하고 있다.
Part 3 품격있는 삶
책 ‘굿 라이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Part3였다. 앞의 두 part에서 제시된 심리학적 실험이나 설문 내용들은 나의 ‘쾌족’과 ‘의미’를 점검해 본다는 측면에서 유용했다. Part 3는 실험 내용들을 근거로 해서 쓰여진 두 Part와는 달리 일종의 ‘어른의 좋은 권유’ 같은 것이다. 저자는 이를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자녀들에게 ‘게임 좀 그만하고 경치를 봤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부모의 심정 같은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품격있는 삶을 위해서 최인철 교수는 10가지의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자기 중심성의 극복’이었다.
인간은 ‘자기 중심성’의 존재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중심성’이란 자신이 세상의 보편적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배부르면 다른 사람들도 배부른 줄 아는 것, 자신의 기호나 성향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이 바로 ‘자기 중심성’의 특성이다. 우리의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편중성’ 즉, 주변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고, ‘자기 생각’이 ‘보편적 생각’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만나는 사람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리적 편중성’ 다시 말해 ‘사는 곳’, ‘가는 곳’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자 동네엔 부자들만 살고, 가난한 동네엔 가난한 사람들만 산다. 고졸자들은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과 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일이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사는 곳, 가는 곳을 바꿈으로써 만나는 사람을 다양화 할 수 있고, 그 다양한 교류들을 통해 의식의 편중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의도적으로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만남과 사고 확장을 시도하는 사람이 품격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지 않고도 가능하다. 책과 영화 혹은 인터넷 환경에서 다양한 정보나 관점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중심성’을 벗어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소위 ‘취향’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유튜브의 추천 리스트를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다. 전혀 다른 영상을 접하고 싶지만,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내가 접하는 유튜브 세상은 유튜브가 제공하는 추천리스트의 세상이 전부다. 그 세상 안에서는 익숙한 즐거움들이 반복되지만, ‘자기 중심성’은 더욱 견고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때때로 자신과는 ‘무관한’, ‘관심없는’, ‘무작위적’ 선택을 해 보자. 책이든 영화든 유튜브든. 그럴 때 우리가 사는 세상 밖으로, 우리의 자기 중심성의 밖으로 조금 발을 내 딛을 수 있을 것이다.
책 <굿 라이프>는 ‘나의 행복에 대해서’, ‘의미있는 삶에 대해서’, ‘품격을 높이는 삶의 스타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그냥 슥~ 내용을 훑어가면 어쩌면 그다지 새로운 내용이랄 게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 나온 실험 내용들과 질문들은 스스로에게 적용해보고 곱씹어 본다면, 새롭게 적용해 볼 ‘관점’들과 ‘라이프 스타일’들이 다양하다.
‘나 잘 살고 있나?’, ‘나 지금 행복한가?’, ‘어떻게 살아야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은 사람이라면, 혹은 ‘삶에 대한 교양있는 관점’을 갖고자 한다면, 한 번쯤 읽어보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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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정리입니다!! ^^
감사합니다~~^^
응원 댓글에 힘이 뿜뿜 솟네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5주차 보상글추천, 1,2,3,4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5-1-2-3-4
5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역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생 디톡스)글 이후로 여러번 들렀었는데 글이 없어서
이제 그만 두신건가...생각했습니다.
오랜만에 와보니 그래도 몇 번의 글이 있었네요^^
와~~~~~~~~ 대박!!!!!!!
이런 놀라움과 기쁨을 가득 안겨주는 댓글이 다 있을까요?
'오늘의 큐레이팅'이라니!!!!!
감사합니다~~~~ 감동입니다!!
이런 재미에 글을 쓰는 거군요^^
글에 대한 동기부여를 가득해 주시니, 어깨춤이 절로 납니다. ㅎㅎㅎㅎㅎ
정말 고맙습니다~~~~
마녀님 천가지감 릴레이 다시 시작하려구요. 혹시 참여 계속하실 생각있으신지요?
물론입니다. 계속 릴레이 이어가 보아용~^^
덕분에 ㅓ바가바드 기타를 음미하면서 읽었어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바빠서 스팀잇 신경을 별로 못 썼는데, 8월에 좀 여유를 가지고 종종 찾아뵐께요
오늘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이번에는 참가자가 정해지면 아예 제가 릴레이 장을 정해두려고요. 잠수타시는 분도 계시고 재촉하기도 그렇고 해서요. 인원수가 적더라도 소수정예로 가려구요. 인원수에 따라서 포스팅 챕터가 많아질수도 있습니다. 괜찬겠지요?
빡세게 글을 써보게 되겠네요. ㅎㅎㅎㅎ
살짝 두렵기는 하지만, 해 볼게요.
어차피 내 맘대로 글이니까 ㅎㅎㅎㅎ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댓글을 남겨 주시니 힘이 뿜뿜 납니다^^ 종종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