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낭만일기] 밀린 일기 한번에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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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쯤 빼먹으면 어떠나?
싶은 마음도 슬쩍 생기지만 빼먹기엔 매일 새롭고 기록하지 않으면 아쉬운 일들이 많으니 이렇게라도 급 정리해본다. [일지모드]


2021 06 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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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향을 이길 자는 없지요. 개미지옥 안주로 등극하길 기원합니다


트러플 짜파게티 시도한 날, 누구나 일요일엔 짜파게티 요리사가 되기에 다른 요리보다 매우 손쉽게 먹음직스럽게 완성! 계란 뒤집개도 없고 팬이라곤 궁중팬 뿐인데도 아름다운 반숙을 완성하신 라라님 공이 크다. 짜파게티란 무릇 너모 맛있어서 하나 더 먹고 싶어지는 맛에다가 트러플 오일을 첨가하니 매우 꿀맛!

매운맛 러버 젠젠님이 만든 트러플 짜파게티 매운맛 버전도 별미! (맵찔이에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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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신 장충동에서 바캉스 기분 내기 쌉가능

테라스에 도착한 천들을 씌어놓으니 여기가 그라나다야 장충동이야? 치명적인 단점은 음식을 한번 흘리면 꼼짝없이 테이블보가 사라진다는 점, 그렇지만 머누머누 예쁘잖아. 또 멀찍이 떨어져서 거리감 느껴지던 사과컴퓨터에 마법사님이 뚝딱뚝딱 로고 영상을 만들어 바로 가져오니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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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이여 제발 우리를 구해주소서.

이날 머신을 청소겸 세팅해주시는 분들이 왔고 세상에 한국말인데도 외계어를 들은 듯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멀뚱히 앉아 머신을 다루는 손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진짜 강매니저님 없었으면 머신을 받아놓고도 못 썼겠어. 매니저님은 쉴 새 없이 필요한 머신 용품들을 말했고, 업체에서 오신 분은 바로바로 가능한지 체크했다. 생각보다 머신 청소 작업은 오래 걸렸고, 조금 오래된 기계이다 보니 추가 수리비도 발생했다. 보고있다 지루해서 테라스로 도망쳤다.

이날은 일이 있어 5시쯤 먼저 떠났다.


2021 06 18 금

금요일은 OFF


2021 06 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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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펍은 간지템으로 이런 거 하나쯤 있어줘야죠.


20세기 소년에 출근하니 못보던 와인렉이 도착해 있었다. 그런데 세상에 평소 인친이였던 '아요나라'에서 구매한 제품! 와인 거치대를 파는 사람이 글계정을 팔로우해서 매우 의아했지만 내 글을 읽어주고 와인 구경하는 맛도 쏠쏠하기에 게시글도 보고 가끔 댓글도 주고받던 업체인데 이렇게 만나니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다.

머프님은 와인렉이 옛스럽다고 했지만 그 자리에 두니 너무나너무나 딱이고 멋졌다. 딱 자기 자리 찾은 듯!
와인잔 착착 꺼내 와인 따르는 광희작가님 스냅에 바 분위기 업업, 그런데 이상하게 매일 와인 깔 일이 생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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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보고 저리봐도 예쁜데, 빼빼로 대신 이 과자가 맛있다.



비쥬얼이 2% 부족했던 파르페 다시 만들기 도전! 너무 음료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정도 비쥬얼이면 훌륭하지 않나요? 손목 힘이 없어 아이스크림을 예쁘게 못 푸는 나 대신 라라님이 아주 예쁘게 아이스크림을 퍼주셨다. 맛이야 어떻게 만들든 맛있다구요.

다소 막막한 지하공간에 주문했던 광목천을 대어 보았다. 춘자들은 오오! 이 느낌이야. 이 느낌 너무 좋은데. 만족했지만 마법사님은 이게 진정 예쁘다고 생각하느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법사님은 30세기 마법사라 인스타 갬성을 몰라유ㅋㅋ. 대체 천을 어떻게 매달아야 할 지 난관에 빠졌다.


2021 06 2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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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강행군인데 살 안빠지는 이유.jpg


대망의 페인트 칠하는 날, 페인트가 튈 확률 백프로니 후질근한 옷을 입고 왔다. 장충동에서 가장 후질근한 사람들이 모였다. 페인트 칠하기 전에 짜장 짬뽕 파티부터 벌였다. 갑자기 영상과 촬영 이야기가 나왔고 광희작가님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혼자 찍으신 vlog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세상에 구도도 화면도 너무 멋지잖아. 너무 좋은데요 칭찬하니 작가님이 '그럼 PD인데'라며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갑자기 오늘부터라도 영상을 남겨보기로 했다.

5시쯤 페인트 사전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거이거 벽면 하나라고 우습게 봤는데 장난이 아니네. 마스킹 테이프 붙이는 일이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아니다. 모두가 달라붙어 낑낑되며 한 시간 넘게 페인트가 튀어도 문제 없도록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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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벽면이 되니 무지 넓어보였다! 프라이머 넘 꼼꼼히 발라써


또 조심스럽고 의아한 상태로 프라이머를 바르는데 아무도 제대로 경험이 없어서 계속 이게 맞나? 맞나? 하며 섬세한 붓터치. 아기 다루는 듯이 조심조심 매우 꼼꼼. 아마추어도 이런 아마추어가 없다.

프라이머는 꼼꼼히 바르고 꼭 잘 건조시켜야 한다고 L군이 또 인터넷이 말했길래 나는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전 광희작가님 촬영감독이셨던 김 작가님@joshua-conan(빠박작가, 조슈아코난님)이 오셔서 계속 '칠해도 될 텐데'라는 말을 무심히 하셨다. 답답하셨는지 7시가 넘어 술 드시고 싶다며 자신이 그냥 페인트를 칠해버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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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갑자기 이게 웬 횡재야? 전문가의 매끈한 손길 원본 속도


사진사이자 촬영감독인줄만 알았던 그는, 인테리어 부업도 하고 있는 전문가로 페인트는 물론 도장 전기 작업까지 모두 한다고 한다. 세.상.에.! 갑자기 롤러를 잡은 그는 거침없이 벽면을 칠했다. 그 기묘하고 신기한 광경은 마치 행위 예술 퍼포먼스 같아서 우리는 모두 입을 벌리고 그 장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이건 놓칠 수 없지 하고 동영상을 마구마구 찍었다.

정말로 그는 1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한 쪽 벽면을 칠해버렸다. 우리가 칠했으면 3시간은 걸렸을 것이다. 페인트칠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 역시 전문가다. 기술이 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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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우리가, 스카이라인 같은 벽면


그리고 원래는 마법사님이 쏘신다고 하던 회를 자연스럽게 머프님이 쏘시기로 했다. 매번 간판만 보던 횟집에 가서 거하게 회를 먹었다. 세상에 탱탱하고 신선하고 심하게 맛있잖아. 또 머프님이 따로 주문하다 정식 메뉴가 된, 특별 생선찜(이름을 모르겠다)도 밥에 비벼 먹고 대게도 먹었다. 이렇게 잘 먹어도 되냐고.

머프@moneyprinter님과는 이날 이야기를 처음했는데. MIT 수학 천재 재질로 블랙잭을 외워버리고, 말로만 듣던 장기가치투자 전문가였다. 한 번 사면 20년은 보유한다고. 살다가 처음으로 비트코인 10만원 시절에 투자하신 분을 만났다. 놀라워라. 그러나 머프님은 생각보다 주량이 약하셨다. 테이블에서 꾸벅꾸벅 조시다가 일어나 내게 '술 안 먹는 사람이 제일 나쁘다고' ㅋㅋㅋ농담을 던지셨다.

옆 테이블은 한라산으로 계속 달리고 있었다. 저분들 괜찮으신건가? 그리고 미친 텐션으로 엄청 떠들썩하게 식당 시간이 끝날 때까지 폭풍 수다 타임이 이어졌다. 버스가 끊길까 나는 먼저 갔고, 라라님과 젠젠님이 나를 데리러 준다고 팔짱을 하나씩 끼고 사랑을 고백하셨다.

이날 결국 경찰이 출동해 마무리가 되었다는 풍문이...ㅋㅋㅋㅋ... 무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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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ears ago 

짜장면 넘나 맛나겠네요

이 집 잘해요 택슨님 군만두도 맛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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