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병의 이야기(42)

<대통령 각하 압록강수 잡사 보십시요(8)>

8.포위망 뚫는 백병전에서 중상 당함
우물쭈물 하다간 몰살 당하겠다 아니면 생포되겠다 싶어 즉시 포에 공이를 빼고 포를 포기하고 퇴각하라! 는 명령을 내렸다. 소총과 탄알 수류탄 레이션을 갖고 나오라! 이어서 나의 포대 대원을 모아서 교전 대항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국도 10번 도로벽 산에서 중대쯤 되는 적병은 사격하면서 몰려오고 있었다. 적중 안에서 나의 부대원하고 적과 맞교전 하여 포위망을 뚫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판단 했다.

되려 살상당 하거나 포로가 될 우려가 컸다. 나는 즉각 명령했다. 초산읍으로 되돌아가서 첫 번째 싸웠던 소하천을 건너 서쪽 편으로 가자! 고 했는데... 적은 소총을 마구 쏘면서 횡대열의 일렬고 돌진하여 오고 있다. 우리를 독안에 든 쥐 모양으로 생포 하려는 것 같았다. 막 다르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처럼, 싸우자 다른 방법 없다.

나는 포대원을 반으로 나누어서 초산읍을 향할 앞쪽은 전포대장 이중위가 지휘하고 쫓아 오고있는 적을 교전하며 막고 지연 시키고 있는 뒷쪽은 이덕수 선임하사와 내가 지휘한다. 적과 대항하며 뛰었다. 적은 불과 100m 지근거리를 좁혀 막다른 곳에 이르렀음을 직감하고 맞붙어서 옥쇄하자는 결단의 각오는 섰다. 적도 별 신통한 무기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장총 따발총(처음 보는 무기로 휴대용 기관총으로 위력적인 것 같았다.) 수류탄 정도다. 우리 아군 포대도 칼빈 소총과 수류탄 뿐이다. 병력수가 적이 훨씬 많아 보였다.

따발총은 어찌보면 기관총 같은데 단거리 에서만 사용하는 건지 약4~50m 쯤에 이르자 따발 기관총은 소지자가 몇사람정도 '분대장급 정도' 좌우로 휘돌며 쏘기 시작했으며 수류탄(인민군과 달랐다)을 던지고 괴상한 소리를 내면 총 돌격한다. 인민군의 전투방식은 저렇지 않았는데...? 의심이 났다. 우리 포대 모두는 밭과 밭을 경계로 돌로쌓은 낮은뚝 밭드롱을 방파제로 삼고 뚝에 찰삭붙어 기대어서 좀더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로 적에게 기습적으로 일제히 사격과 수류탄을 마구 투척하자 적은 여러명 살상을 입자 금세 되돌아서 후퇴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