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를 기념하는 에메랄드 눈 고양이

in zzanlast year

한겨울 동지의 밤, 에메랄드 눈을 가진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마을 광장을 거닐고 있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사람들이 밝힌 촛불들이 원형으로 놓여 있었고, 그 주위로 따뜻한 음식을 나누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고양이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까운 곳에 놓인 김이 나는 호박죽 냄새에 이끌려 살금살금 다가갔다. 한 소녀가 이를 눈치채고 작은 그릇에 호박죽을 떠 고양이 앞으로 내밀었다. 고양이는 잠시 멈칫하다가 그릇에 코를 대고 조심스럽게 한 입을 맛보았다. 따스함이 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에 고양이는 만족스러운 꼬리 흔들림으로 화답했다. 사람들 사이에 섞인 채, 고양이는 밤새 이어지는 동지 축제를 즐기며 따뜻한 기억을 마음에 담았다. 마지막 촛불이 꺼질 때쯤, 고양이의 에메랄드 눈 속에는 빛나는 평화와 온기가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