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누워만 있는 동안 알아낸 10가지
스쿼트를 하다 허리에서 빅뱅이 터지는 경험을 했다.
엄청난 것이 찌릿하더니 그 찌릿함이 허리 근육을 타고 서서히 퍼졌다.
다행히 3일이 지난 지금 걸어다닐 수는 있게 되었다.
신경외과 한의원을 둘 다 방문한 결과 디스크는 터지지 않았다는 결과.
그건 너무 다행
하지만 꼼짝없이 누워만 있을 수 밖에 없던 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생각밖에 없었다.
- 생각은 사람을 잡아먹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생각 생각
그만하고 싶어도 이놈의 생각은 절대로 끝을 맺는 법이 없다.
어느정도의 생각은 나를 돌아보는데 좋은 도구이기도 하지만 끝없는 생각은 나를 잡아먹는 데 이용된다.
전신마비로 누워만 지내시는 분들의 심정은 어떨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이건 과연 인간이 겪어서 도움이 되는 신이 마련한 기회인가 벌인가?
- 몸이 아파도 우울증 때 생각하면 별 거 아니다
몸이 너무 아파도, 몸 아픈거랑 정신적으로 아픈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 그럼에도 병원갈 수 있는 돈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mri는 너무 비싸서 찍지 않았지만, 약을 타올 수 있고 침이라도 맞을 수 있는 작은 돈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 언제나 천천히 그리고 내 욕심보다는 더 작게
할 수 있겠지 싶어 v스쿼트에 5키로 더 꽂은게 화근이었다.
헬스장에는 울퉁불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눈치를 보다 나도 할 수 있겠지 라는 욕심이 다치게 만들었다.
- 언제나 나는 나! 너는 너!
이것만 기억하면 자존감 끝판왕 될 수 있다.
- 이렇게 내 몸에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되는 것
비록 실수의 결과는 쓰지만 다치면서 나를 새롭게 더 알아간다. 복근이 강해야 허리 다치지 않는다. 복근 중심으로 더 운동하자.
- 헤어진지 4개월 된 전남친. 한 번도 보고싶지 않았는데 보고싶더라.
내가 많이 외롭나. 4개월동안 한 번도 보고싶거나 만나고 싶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플 때 챙겨줬던 일들이 떠올라서 너무 슬펐다. 지금 허리가 아파도 당장 달려와줄 사람 하나 없는데, 그래도 그 때 그렇게 날 1순위로 두던 사람이 있었는데 싶었다.
(연락할까 말까 생각했지만 이건 나의 충동적인 감정이라는 걸 인지하고 참은 내가 왕이다)
- 내가 건강해야 남도 챙길 수 있다.
언제나 1순위는 나. 다치지 않고, 건강해야 남도 도울 수 있고, 나도 챙길 수 있다. 밥먹는거 하나 제대로 못하는 신세가 되니 나를 챙기려면 내가 건강해야 하고, 돈을 벌고 남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도 내가 건강해야 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이고 가치이다. 여러명에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언제나 내가 먼저 잘 되야 한다.
- 건강하리
- 아프지 않으리.
누군가와의 약속을 위해.
디스크 터지지 않았다니 다행이네요.
몸 조심하시고, 즐겁게 운동하세요~ 누구나 어려울 때 생각하고 겪게되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좋은분과 같이 연말 보내셨으면 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진짜 너무 다행이고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함니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