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25 신보수주의와 한국 보수주의의 타락, 박정희 대 이명박 그리고 윤석열의 차이

한국의 정치이념적 지향에 있어서 보수는 이미 설자리를 잃었다. 앞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수가 진보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의 약화는 상당부분 스스로 택한 결과라고 하겠다.

한국의 보수가 붕괴된 가장 큰 이유는 국가발전젼략의 수립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국 보수의 국가발전전략의 원형은 박정희식 국가주도 경제개발이었다. 그러다가 세계화라고 하면서 신자유주의적 이념을 도입했다. 김영삼이 그 문을 열었고 이명박이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국가발전 전략을 추구한 것이다. 소위 낙수효과다. 기업이 잘되면 낙수효과로 대중이 삶도 개선된다는 논리다. 이런 논리는 실패했다. 기업은 이익을 보았으나 대중의 삶은 악화되었다. 낙수효과는 없었다. 현재 윤석열 정권은 실패한 과거의 경험을 재판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정치를 하는 목적이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재벌과 자본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이를 통한 개인적 영달의 확보에 있기 때문이다.

어제도 언급한바 있지만 한국의 보수가 박정희를 지우고 이승만을 내세운 것은 보수전략의 완전한 수정이다. 박정희식 국가개발은 정치가 경제의 우위에 있을 때 가능하다. 즉 국가의 정치권력이 경제권력을 압도할때 가능한 것인데, 한국의 재벌과 자본들은 경제권력이 정치권력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국의 재벌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식 국가주도 발전전략 때문이었다. 한국의 재벌들은 자신들을 존재하게 해준 박정희를 배신한 것이라고 하겠다.

진정으로 한국의 보수가 제대로 다시 부흥하려면 박정희식 국가발전전략을 다시 시대와 상황에 맞게 고쳐 나가야 한다. 박정희식 국가발전 전략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대중의 희생을 바탕으로 민족자본을 형성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이 민족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고 마치 개인의 소유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박정희식 보수주의에서 가장 크게 손볼 부분은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중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시대가 바뀌고 있기때문에 국가경제를 어떻게 확대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노력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윤석열은 박정희식 보수주의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은 국가 경제의 발전에 대해 별 관심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한국이 그동안 이룬 경제적 성취물을 미국에 가져댜 바칠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은 한국 재벌과 자본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하기 어렵다. 물론 한국 재벌과 자본중에서 근거지를 미국으로 옮겨가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윤석열과 같은 노선일 것이다. 그들을 일컬어 반민족주의자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승만을 보수의 대표인물로 내세우면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보수의 이념을 부국강병에서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었다. 원래 자유민주주의란 용어는 학문적으로 정의된 개념이라고 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원래 평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자유와 민주주의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의 착종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자유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는 개인의 정치적 자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란 경제적 약자를 무제한적으로 약탈하고 착취할 수 있는 자본의 자유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중에서 그나마 잘살고 있는 국가는 모두 제국주의 국가 뿐이다. 서구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잘 살았던 것은 비공식적 제국주의 국제질서였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이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하면 이들은 모두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제국주의 정책의 아주 좋은 먹이감이 될 뿐인 것이다.

미국이 민주주의를 주장하지만 전세계 모든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들은 왜 사우디에 대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요구하지 않는가? 사우디에 민주주의가 도입되면 민족주의적인 성향으로 인해 미국에 반대되는 정책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왕정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같은 서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에 반대하는 국가의 대부분은 사우디보다 훨씬 민주주의적이다.

개발도상국이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서구 제국주의에게 스스로 먹이감이 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현재 한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이유의 핵심은 자본과 재벌들이 대중을 지속적으로 착취해 나가겠다는 의중을 분명하게 내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한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이승만을 내세우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이념적 가치로 삼는 것은 흡사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1930년대 후반에 대거 친일파로 전향한 것이나 마찬가지 현상이라고 하겠다. 민족의 미래가 가장 암울하다고 생각하고 전향했지만 바로 그때가 새벽이 동틀 무렵이었던 것이다. 지금 한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은 보수의 진정한 가치인 민족의 부흥과 국가의 발전을 포기하고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노선을 택함으로서 일신의 영달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시대와 마찬가지로 지금이 가장 어두운 때가 아니라 새벽의 동틀 무렵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숭앙함과 동시에 친일적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그들의 정신적 조상이 일제강점기 말기에 친일파로 전향한 민족배신자들의 심리적 상태와 너무나도 유사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박정희가 만주군 장교출신이긴 하지만 적어도 현재 한국의 신보수주의자처럼 친일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출신성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박정희를 옹호해주자면 그 자신 국가발전과 민족부흥을 가치로 삼는 보수주의자로서 과거 자신의 출신에서 자유롭고자 했을 것이다.

한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은 보수라는 말을 가져다 쓸 자격조차도 없다. 신보수주의가 아닌 신매국주의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나는 박정희식 보수주의는 지지한다. 그러나 이명박과 윤석열의 신매국주의는 단연코 반대하고 배격한다. 보수의 핵심은 경상도다. 경상도가 박정희를 버린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같은 경상도 사람이라도 박정희와 이명박은 하늘과 땅차이라 하겠다. 한사람은 민족과 국가를 생각했고 또 다른 자는 민족과 국가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그 정점을 윤석열이 찍었다. 윤석열은 한국 신보수주의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 남은 3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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