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2 윤석열 정권의 송양지인? 그들의 ‘가치와 원칙' 그리고 그들의 ‘내선일체’

요즘 들어 대한민국이 어려운 것은 지향하는 목표와 방향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목표와 방향 그리고 가치에 대한 개념적 이해에 혼선이 생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최근 들어 윤석열 정권의 안보실장 장호진과 외교장관 조태열이 하나같이 가치와 원칙을 지향하는 대외정책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편을 드는 것은 가치와 원칙에 부합하다는 논리다. 러시아가 침략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연장해보면 중국과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에 가까운 대만을 지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과연 조태열과 장호진이 말하고 있는 가치와 원칙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가치와 원칙은 미국이 주장하는 대외정책의 노선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미국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치와 원칙은 지키지 않고 자신의 하위동맹국에게 강요할때 가치와 원칙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대외정책에서 철저하게 이중적인 가치기준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국가이익이 최고의 목표이며, 하위동맹국에게는 자신들의 국가목표를 달성하는데 용이하게 하기 위한 또다른 논리인 가치와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가차원에서 볼때 국가운영의 목표는 국가이익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미국은 자신의 하위동맹국들이 자국의 국익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하는 논리기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기재는 시기별로 바뀌지만 매우 일관된 목표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대중을 현혹시키는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하위 동맹국들의 행동을 억제 또는 강제하는 것이다.

미국의 하위 동맹국들을 미국의 주장이 자신들의 행동을 억제하고 강제한다는 것을 알면서 따라가는 경우도 있고 모르고 따라가는 경우도 있으며, 미국의 요구와 주장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 적대적 관계가 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서 거의 모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러시아, 이란, 북한 같은 국가가 오랫동안 그런 상황이었고, 최근 들어 중국도 확실하게 미국에서 벗어나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는 대한미국이 지향하는 목표가 과연 무엇이며 그것이 미국이 주장하는 원칙과 가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잘 따져 보아야 한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가 지향하는 국가이익은 각자 최상의 목표이다. 가치와 원칙이 국가운영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가치와 원칙은 국가가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참고하거나 가능한한 준수해야할 요소에 불과하다. 국가의 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대중이 굶주리고 자살하고 있는데도 소위 말하는 가치와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국가 운영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이 자신의 식솔을 제대로 먹여 살리지 못하면서 가치와 원칙을 따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조선시대에 양반이 그렇게 살았다는 말을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성리학자들의 강박관념에 불과하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가장 부패했으면서도 마치 가장 올바른 것처럼 위장했다. 자식이 배를 곯고 있으면 품을 팔아서라도 먹여 살려야 하는 법이다.

윤석열 정권이 말하는 가치와 원칙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겠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가난한 양반이 자신의 무능으로 처자식을 굶기고, 자신의 처가 몸을 팔아 벌어오는 피죽을 받아 먹고 연명하면서 삼강오륜을 말하는 것이나 진배없을 것이다.

당연히 가치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얽매여서 스스로의 행동을 제약하고 인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위험하게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가이익, 가치와 원칙이라는 말의 층위는 분명하다. 적어도 동일한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국가이익은 최상의 목표이자 가치이며, 소위 그들이 말하는 ‘가치와 원칙'은 어떻게 보더라도 국가이익의 추구보다는 하위의 개념이라고 하겠다.

윤석열의 안보실장과 외교장관 조태열이 ‘가치와 원칙'운운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심란했다. 그들은 직업외교관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 그럼 적어도 무엇을 위해 외교를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있어야 했다. 특히 조태열이 외교장관으로 취임할때 나름 상당한 기대를 했다. 그는 내가 평소 존경해 마지 않던 한국 지식인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동탁 조지훈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옛말에 애비따라가는 자식없다고 하더니 틀린 말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미국의 눈치를 본다고 하더라도 대중의 생각을 왜곡시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조태열과 정호진이 말하는 ‘가치와 원칙'은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을 훼손하기 위한 핑계거리이자 매국을 위한 선전선동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현재 조태열과 장호진이 말하는 ‘가치와 원칙'이란 용어가 일제강점기에 말하던 ‘내선일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는 것을 감추고 위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치와 원칙'이 일제시대에 일제의 조선식민지 정책을 합리화기 위한 ‘내선일체'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제강점기에 ‘내선일체'를 주장했던 지식인들이 모두 친일매국노였던것 처럼, 현재에 ‘가치와 원칙'을 주장하는 자들도 모두 매국노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자였던가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모두 밝혀질 것이다.

추구해야 하는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헷가리는 자는 국가를 운영할 자격이 없고 지식인이라고 할 자격이 없다. 송양지인이란 말이 있다. 자신이 정당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패배를 자초한 것이다. 현재 윤석열정권이 하고 있는 짓거리와 어쩌면 그리 하나도 다르지 않는지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권은 소위 공부잘했다는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중심이 되어 있다. 알고 있는 것과 행하는 것은 머리와 가슴만큼이나 먼 것 같다. 그들은 그 잘난 머리로 매국을 하고 나라를 망해먹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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