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12 과거의 친일과 현재의 친일, 친일을 소비하는 방식, 배우 하영과 대통령 이재명의 경우steemCreated with Sketch.

하영이란 배우의 조부가 친일이었느니 아니니가지고 소란스러운 것 같다.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는 한국최초의 양의사로 고종의 어의를 지냈다고 한다. 하영이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가문이라고 자랑하면서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이력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안상호라는 인물의 행적은 복잡한 것 같다. 일본 의사들에 대항해 조선 의사들의 집단을 만들기도 했고, 나중에는 스스로 일본인처럼 행세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영의 조부인 안부호는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를 지내면서 한센병 연구와 치료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하영이 자신의 집안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면서 증조부의 친일문제까지 드러나게 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배우의 조상이 친일을 하면 비판을 받지만, 현재 정권과 대통령이 친일을 해도 비판을 받지 않고 오히려 칭송을 받는다. 배우 하영이 증조부 문제로 비판을 받게 되는 과정은 현재 한국사회의 공적 담론이 사실상 붕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영의 발언이 소셜 미디어 세계에서 퍼지면서, 한국의 역사학계가 하영의 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추적했으며, 이에 대해 소재원이란 작가가 하영의 증조부를 강력하게 비판했고, 이 과정에서 경향신문과 같은 언론도 비판에 동참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하영의 소속사가 유감을 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 사회에서 친일이란 휘발성이 강한 주제다. 그런데 하영이란 배우의 증조부가 친일의 의혹이 있다고해서 이렇게 난리를 피워야 할 일일까?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문제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증조부가 이렇게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렇게 밝히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조부가 한센병 치료를 위해 헌신한 것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영 문제에 대해 소재원 작가는 강력하게 비판을 했고, 박유하는 이런 친일행각 비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소재원과 박유하는 동전의 양면이다. 한쪽만 보고 다른 한쪽은 보지 않는다. 인간이란 원래 인간이란 복잡한 존재다. 처음부터 자신의 생각을 초지일관해서 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어떤 인간을 평가할때는 총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안상호란 인물은 반민족적 친일행각을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한일합방이후 일본의 지배에 완전하게 순응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한다.

그런 점에서 이런 소란과 비난의 원인을 제공한 한국 역사학계에도 문제는 있다고 본다. 역사학을 공부한 사람은 반드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인식에 바탕해야 한다. 하영 조상의 친일문제보다 우리의 삶에서 더 심각한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위 진보정권과 진보세력이 떠 받들고 있는 이재명 정권의 역대급 친일 외교행각이다. 역사는 현재적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역사학계가 정신을 차리고 있다면 당대사적 관점에서 현재 이재명 정권의 역대급 친일 행각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리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소재원이란 작가는 이슈를 찾아서 자신의 이름값을 올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 박유하는 친일문제만 나오면 친일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고 그런 관점에서 친일을 부정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작가라면 인기를 위해 이슈를 따라가는 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박유하는 스스로 학자라고 하면서 항상 반쪽의 증거는 무시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학자라고 한다. 스스로 학자라고 말하려면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박유하가 비판받는 것은 그녀가 가치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영 배우의 증조부 문제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천박함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하영이 증조부의 문제로 사과를 해야 할 일인가? 한국에는 여전히 연좌제가 작동하고 있다. 자신도 잘모르는 증조부의 말로 인해 사실상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영을 비판하는 것은 빨치산의 자식을 비판하는 것이나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과거의 친일 문제에 입을 닫으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학계라고 한다면, 그리고 학자라고 한다면 어느정도 균형감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균형감각을 상실한 주장을 혹세무민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따져 보자. 이재명의 친일이 더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문제인가, 아니면 하영의 증조부 친일 문제가 더 심각한가. 우리의 현재 삶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과거의 행적에 미친것처럼 달려드는 한국사회는 분명 건강하지 않다. 마치 과거의 친일을 소환해서 현재 이재명 정권의 친일행각을 지워버리려는 아주 못된 짓거리를 떠올리게 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하영의 증조부를 비판한 목소리인 소재원이 더불어민주당과 일정한 연관이 있고, 경향신문이 문제를 부각했기 때문이다. 그럴 정성이 있으면 현재 이재명 정권의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나 비판하는 것이 옳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