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6 육사는 이재명이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내던지는 희생양이 아니다.
이재명이 육사가 세번의 쿠데타를 했으니 없애 버려야 한다고 하면서 3군사관학교 통합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말을 들으면서 이재명이 과연 본인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의문스러웠다.
정부수립이후 3번의 정변이 있었다. 두번은 성공한 군사 쿠데타였고, 한번은 실패한 계엄이자 윤석열의 반란이었다. 지난해의 계엄은 정권을 뒤엎기 위한 쿠데타가 아니라 윤석열의 반란에 군이 이용된 것이다. 그러니 지난 내란은 군사쿠데타라기 보다는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라고 보는 것이 옳다.
대통령의 가장 무거운 책무는 군통수권자라는 책임이다. 이재명은 군통수권자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군대는 어용이다. 이말은 군의 명령은 대통령에게서 나오며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이다. 윤석열의 내란시도시 군대가 움직였지만, 그것은 대통령의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군대는 자체적으로 스스로 정치적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원래 군대는 대통령이 지시하면 불문곡직 시행해야 한다. 군인들중에서 많은 장군과 영관급 장교들이 내란에 기소되었다. 엄밀하게 말해서 대령이하의 계급은 쿠데타를 지시해도 따라야 한다. 정치적이고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계급은 장군에게 한정된다. 모든 군인이 다 정무적 판단을 하면 그것은 군대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대령급 이하의 지휘관들이 내란재판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게 군대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했을때, 나는 즉각 군의 야전지휘관에게 절대로 병력을 움직이지 말라고 글을 썼다. 글을 쓰고 나서 신변이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계엄이 조기에 무력화되어서 그렇지 않았으면 나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그런 글을 쓴 것은 80년대이후 군이 정권을 잡은 이후 군대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경험 때문이었다.
계엄당시 국회로 특전사 헬기가 늦게 진입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방사 참모장이 헬기의 수도권 진입을 승인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나는 당시의 수방사 참모장이 육사출신이라는 것만 들었고 그가 누구인지는 전혀 모른다. 그런데 헬기의 서울진입을 막은 사람이 수방사 작전참모라고 하는 소식도 들었다. 당시의 수방사 작전참모와 1경비단장은 비육사출신이었다. 수방사 작전참모와 1경비단장은 군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우수한 인물을 보직한다. 뒤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국방장관 김용현이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 그리고 방첩사령관을 보직하면서 2차 진급자를 보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 진급을 위해 자신의 말을 잘듣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차후 최교계급으로 진급시키겠다는 유혹으로 이들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육사출신으로 대장으로 예편한 어떤 장군은 이들 중 한사람을 찾아가서 지금 진급한 것이상 욕심부리지 말고 국방장관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수방사령관은 수방사 작전참모와 1경비단장을 비육사출신으로 보직했는데 그것은 자신의 말을 잘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들었다.
계엄이후 비육사 출신이었던 수방사 작전참모는 자신의 공도 아닌 것으로 장군으로 진급했고, 제1경비단장은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가가 다시 내란가담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중에 수방사 작전참모와 제1경비단장을 띄운 것이 육사출신에 대한 정치적 보복의 일환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마도 국회봉쇄를 결정적으로 차단하는데 가장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는 당시의 육사출신 수방사 참모장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모른다. 진급을 했는지 아니지.
육사출신의 생각도 다양하다. 80년대를 겪은 나같은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군이 정치일선에 나서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했다. 필자가 수방사 참모장을 했는데 그당시 사령관이 신원식과 김용현이었다. 두사람과 같이 근무했지만 말한번 제대로 섞어 본적없다. 그들이 뭔가 이상했고 정상적인 군인의 길보다는 옆으로 세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수방사를 떠나면서 나중에 이들이 큰사고를 낼지도 모르겠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런 말을 시시콜콜하게 하는 것은 육사출신들이 모두 쿠데타에 찬성하고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육사출신 지휘관중에서 계엄이 발생하자 아예 자신의 전화기를 꺼버리고 외부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계엄과 관련한 어떤 보고도 받으려 하지 않고 않고 그냥 숙소에서 외부와 스스로 차단하고 칩거한 지휘관도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으로 육사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용현, 노상원과 같은 군인같지 않은 자들을 배출한 것이 육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80년대에 육사에 입학한 사람중 약 25% 정도는 퇴교를 당했다. 주로 학업성적 미달과 정신태도의 미흡 때문이었다. 당시의 육사는 졸업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퇴교시키기 위해서 운영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김용현과 노상원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 아마 그들이 육사에 오지 않았으면 지금쯤 판검사를 하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모두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였다. 그런 자들이 왜 그렇게 어긋나버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당연히 육사출신 졸업생이 군인으로서 진정한 본분을 버린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육사는 나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육사를 폐교시킨다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박정희와 전두환보다 이재명은 더 국가를 잘 운영했는가?
나는 지금 이재명과 민주당의 대한민국이 마치 망하는 길로 이끌고 가는 것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이재명에게 과연 국가를 제대로 통치하겠다는 생각이라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국가를 유지하고 이끌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역 하나만 들라면 그것은 국방이다. 국방은 나라의 척추뼈에 해당하고 경제는 오장육부에 해당한다. 척추가 무너지면 오장육부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제대로된 국가중에서 군인의 최상층부는 매우 우수한 인재로 충원되어야 한다. 물론 우수한 인재라는 것은 상층이상의 지적능력과 바람직한 군인정신을 갖춘자를 말한다.
지금의 한국군대는 이미 위기에 봉착해있다. 아무리 60조를 넘어 70조에 가까운 국가예산을 투자한다고 해도 현재의 군상층부는 전세계에서 가장 지적 수준이 낮다. 이런 문제를 도외시하면 나라가 망한다. 역설적으로 지금은 육사와 해공사에 대통령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우수한 장비가 있고 병사가 있어도 장교와 장군이 무능력하면 그 군대는 있으나 마나다.
필자는 지금의 한국군 장군과 장교의 지적수준 그리고 정신력 정도라면 조선과 전쟁이 붙으면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의 장군들과 장교들은 어어 하다가 다 무너지고 수십만이 전선에서 죽임을 당할 것이다. 국민들이 그리 좋아하는 비육사출신 장군의 지휘를 받으면서 다 죽어갈 것이다.
국가가 가장 강력한 안보를 유지하는 방법은 우수하고 헌신적인 장군단과 장교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장 비용도 적게든다. 국가기관중에서 가장 우수한 인물이 우선적으로 충원되어야 하는 곳이 장교단이다. 군대는 필연적으로 엘리뜨 집단이 필요하다. 뛰어난 장군 한사람은 국가를 살린다. 충무공 이순신이 없었다면 조선은 진작에 없어졌고, 지금 우리는 일본말을 하고 살고 일본인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단 한사람이 역사를 지키는 것, 그것이 뛰어난 군인이다.
클라우제비츠도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천재라고 했다. 우수한 무기와 병사가 아니라 단 한사람의 군사적 천재가 국가를 지킨다. 한번의 전쟁에서 패배하면 국가가 끝난다. 한국전쟁에서 춘천 홍천지역의 6사단장 김종오가 무너졌으면, 지금 한국은 없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위대한 장군은 게라시모프이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게라시모프 덕분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승리한 것은 쥬코프 덕분이다. 역사장 위대한 장군은 모두 보통이상의 뛰어난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전쟁은 통찰력이 없는 장군이 지휘하면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통찰력은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지적능력의 소유자만 가질 수 있다.
내란이후 육사가 시대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과 아예 폐교를 시켜 버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필자는 육사를 위시한 해공군 사관학교에 국가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사가 지금의 태능에서 외곽으로 옮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동의한다. 지금의 태능은 사관학교가 있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통수권자라는 이재명 대통령은 육사가 세번의 쿠데타를 했으니 폐교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육사를 폐교시키기 전에 전군의 육사출신 장군들과 장교들을 모두 숙청시켜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재명이 지금의 정치적 상황에서 육사폐지 운운한 얍삽한 정치적 의도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는 자신이 위기에 몰리면 사람들에게 희생양을 내주어 물어뜯게 하고 자신은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익숙한 사람이다. 유감스럽게도 사관학교는 대중들이 물어뜯게 내주어야 하는 희생양이 아니다.
육사 해사 공사의 통합은 현대전의 양상변화를 볼 때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군사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오히려 각군의 전문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미군도 합동성이란 말 대신 다영역 작전이란 말을 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합동성이라는 것이 지금의 전쟁상황에 제대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육사의 개혁이 필요하고 지나치게 복잡한 한국 육군의 장교충원과정을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안보를 서비스 한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안보는 간접적이다. 군인 그리고 군대가 안보를 잘 서비스하도록 하는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은 군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군대 그리고 육사와 육사출신을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희생양으로 쓰려는 대통령을 누가 자신의 통수권자라고 생각하겠는가. 군대는 평시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군대는 평시를 위해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진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장군과 장교단이 그냥 눈만 뜨고 껌벅껌벅할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군대는 엘리뜨가 필요하다. 지금의 군대는 과거 하나회가 있을 때보다 훨씬 질적으로 떨어졌다. 내가 하나회를 옹호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나는 과거 군내사조직 알자회 척결을 위해 제1선에 나선 사람이고, 그래서 당시의 보안사까지 끌려간 경험도 있다.
소련과 러시아는 소령급 장교중에서 우수한 장교를 선발해서 3년간 군사교육을 시켰다. 지금 한국의 장교단의 수준은 조선의 군관들의 지적 정신적 수준에 한참은 떨어진다. 명심해야 한다. 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장교단의 능력이다.
이재명이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