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1 우크라이나와 그린란드, 현실화된 유럽의 딜렘마 그리고 한국의 상황

유럽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러시아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점령 문제로 갈등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로 다국적국군을 보낸다고 하고, 그린란드로는 독일이 미국의 예상되는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해군을 보낸다고하고, 영국과 프랑스도 NATO 군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그린란드는 성격이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가입국가가 아니고, 그린란드는 나토가입국인 덴마크의 영토다. 원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나와바리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문제로 개입한 것은 처음부터 역사적 정당성이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문제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그린란드 문제는 나토의 대장국가인 미국이 나토가입국가인 덴마크의 영토를 빼앗겠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나토의 대장국가가 가입국가의 영토를 침략하면 집단적 자위권 발동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도 헷갈린다. 이렇게 되면 나토도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군사적 개입 운운하는 것도 이런 한계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등장이후 미국이 그린란드를 욕심내는 것은 전세계적 규모에서의 패권유지와 질서있는 퇴각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으로 특징지워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트럼프는 어차피 이기기 어려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대신 그린란드와 캐나다를 장악함으로써 불침항모 아메리카를 만드려고 하는 것이다. 패권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중의 하나가 영토와 인구수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비교적 작은 영토와 적은 인구수로도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가 그렇고 영국이 그랬다. 그러나 직접적인 식민지 경영이 불가능해진 오늘날에는 영토의 크기와 인구수가 매우 중요한 패권국가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일찌기 레닌은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인도가 힘을 합치면 서구 제국주의의 압제를 물리칠 수 있다고 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유럽을 영국과 러시아간 힘의 역학관계에서 바라본 지정학적 견해중에서 가장 탁월한 관점은 독일의 역사가 루드비히 데히오였다. 그는 양익이론을 주장하면서 유럽이 영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라는 자장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았다. 지금 유럽은 영국대신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자장범위에 놓여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다루는데 매우 조심스럽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유럽과의 직접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억제를 매우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유럽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지금 미국은 유럽에 대해서 신경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몸집을 불려서 힘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베네주엘라에 대한 공격, 그린란드 합병의도 그리고 캐나다 합병주장까지 모두 일관적인 전략적 구상의 연속선상에 있다.

유럽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은, 그들이 자신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자신의 이익과 정반대되는 행동을 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우크라이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러시아로 부터 받아온 값싼 천연가스였다. 에너지 가격의 경쟁력을 포기한 독일은 단숨에 산업경쟁력을 상실해버렸다. 독일이 부흥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종식시키고 러시아로 부터 다시 싼값의 에너지를 도입해서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부터 유럽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그린란드를 상실하면, 유럽의 나토체제는 붕괴된다. 유럽은 어떤 경우든 나토체제에 더 이상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해도 나토체제는 붕괴될 것이고, 미국이 그린란드를 합병해도 나토체제는 붕괴될 것이다.

유럽이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전략적 실패 때문이다. 이재명의 한국도 유럽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자장안에 놓여 있다. 미국과 관세협상을 체결하여 사실상 주권을 헌납한 한국은 유럽보다 더 상황이 나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