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15 러시아의 하리코프 지역 공격과 우크라이나 전황 : 막바지에 돌입한 전쟁

우크라이나 전황이 본격적인 변곡점에 접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4년 여름과 겨울 두시기 중에서 변곡점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작년부터 한 적이 있다.

전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은 이제까지와 매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먼저 러시아가 차후작전을 위한 전략적 여건조성을 시도해왔다. 최근 푸틴은 직접 전술핵무기 준비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 이제까지 푸틴이 직접 핵무기의 사용과 관련된 언급을 한적은 드물었다. 이번에 푸틴이 전술핵무기 준비를 지시한 것은 NATO의 개입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겠다.

최근 프랑스를 위시한 나토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전할 것이라는 의도를 표명한 바 있었다. 프랑스의 의도가 진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전후 처리과정에서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포석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에서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하기 전에 나토국가들의 개입 가능성을 사전 차단할 필요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푸틴의 핵무기 사용준비지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작전적인 측면에서 러시아군의 '소모전강요'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병력자원의 손실로 더 이상 충원할 인적자원이 없다. 병력자원은 물론이고 전략적 작전적 수준의 예비대는 모두 소모되었다. 우크라이나 군은 체계적인 방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술적 제대에서 예비는 아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작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예비대는 없다.

작전적 수준에서 예비대의 부족은 우크라이나 군이 현재의 전선상황에서 어떠한 융통성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군이 하리코프로 진출하자 우크라이나 군은 여타 전선에 배치되어 있었던 부대를 하리코프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의 이런 조치는 부대가 전환되는 지역의 전술적 대비태세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즉 우크라이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전술적 방어태세가 약화되는 것을 감수하면서 하리코프로 부대를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의 이런 상황은 또다른 전술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까지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서 여러차례 중대급 부대의 종심깊은 진출을 시도한 적이 있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돈바스 지역에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군이 강력한 방어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러시아군이 대규모 기동전을 수행하기 위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그러나 하리코프 지역으로 방어태세가 약화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지 모른다. 필연적으로 돈바스 지역 전체의 우크라이나 군 방어밀도는 낮아지고 종심은 얕아질 수 밖에 없다.

하리코프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진출에 대해 조공이므로 러시아군의 목적은 하리코프로 우크라이나 군의 전력을 전환토록하고 그 때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주공이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리코프에서 공격하는 러시아군의 규모가 5만정도라고 하니 군단급 부대로 볼 수 있을 것인데,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을 도식적으로 예측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앞으로 상황은 우크라이나 군이 어디에서 먼저 무너지는가에 따라 전개되는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하리코프지역에 조공이라고 하지만 원래 조공이 주공의 공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치열하게 공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크라이나 군이 병력을 하리코프 지역으로 전환하게 되고 그렇게 되어야 러시아군의 주공이 본격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리코프로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주공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군을 제대로 방어하여 저지하지 못하면 러시아군은 하리코프로의 진출을 주요 작전목표로 전환할 수도 있다. 러시아군이 하리코를 포위하거나 점령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하리코프를 점령하면 키에프도 위험해진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군은 크게 세 전선을 나뉘어 질 수도 있다. 하리코프 키에프 전선과 돈바스 중앙 전선, 그리고 자포리제-오뎃사 전선이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군은 전선과 전선이 절단되어 서로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하기가 불가능해진다. 반면 러시아군은 융통성을 가지고 공격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의 방어선은 약해질대로 약해져서 더 이상 전술적인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하리코프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제대로된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하리코프 주변에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했는데 제대로된 방어선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의 부정부패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인사들과 고위급 군인들이 할당된 예산을 모두 빼돌린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인사와 군인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모두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는 불가능하므로 돈이라도 챙겨서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아무리 예산을 지원하고 무기를 제공해도 전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러시아가 서두르지 않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자원을 최대한 소모시키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번이 미국의 마지막 지원이 될 가능성이 많다. 러시아는 미국이 제공한 자금과 무기를 모두 소모시키고 그 이후 더 이상의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때, 본격적인 작전을 수행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사실상 미국의 이번 지원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바꾸기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하리코프가 무력화되면 러시아군은 하리코프 방면으로 주공을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1-2 주일 정도면 러시아군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개략적인 방향이 드러날 것이다. 6월 말이 되어야 라스푸티차 현상이 해소되고 본격적인 지상 기계화 부대의 기동이 가능해진다.

누차 언급한 것 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은 협상을 통한 해결은 불가능하다. 전쟁의 종결은 군사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이번 여름에 전쟁종결의 본격적인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푸틴이 전술핵무기 사용지시를 내린 것은 우크라이나전쟁을 군사적으로 종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고 명백하게 표명한 것이다.
전쟁은 막바지에 돌입했다. 둑은 한꺼번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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