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8 이란전쟁 69일차, 미국의 공격재개, 전략적 구상없이 스스로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5월 7일 저녁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프로젝트 프리덤이 종료되었다고 말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미국은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미국은 휴전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 상태라고 말했다. 이정도의 군사적 충돌은 휴전상태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인 것이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이미 충분히 예전했던 것이다. 미국은 현상황에서 물러설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이란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이란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면 휴전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란도 지금의 판을 완전하게 깨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이란은 일정 수준에서 군사적 대응을 하되,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협상의 판을 완전하게 깨버릴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이란의 이런 미온적 대응은 자신들의 전략적 대응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란은 사태를 최대한 장기적으로 끌고감으로써 협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구상의 연장선상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매우 혼란스럽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불확실하다. 이런 불확실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이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입장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체면을 유지한 채로 현 국면에서 이탈하고 싶지만, 이란은 그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상황은 특별한 것이 없다. 현재의 문제는 미국의 이런 행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전략적 구상이 있는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필자는 최근 미국의 행동을 보면서 전략적 구상의 결여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여러번 한적 있다.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란을 압박해서 협상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군사행동을 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하겠다.
지금 미국의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자기 자신도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하겠다. 협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전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미국의 행동은 이란에게 유리한 조건만 만들어주고, 자신은 끝이 없는 늪속에 스스로 빠져 들어가서 허우적 거리는 것 같다.
시간이 이란의 편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확하다. 미국은 군사작전으로 자신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든지 아니면 협상을 해서 지금의 상황에서 최소한의 손실만 보고 이탈하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전쟁을 통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만일 미국이 다시 전면적 군사작전을 재개한다면, 미국은 스스로 패권 붕괴의 시간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 영향은 대만문제와 동중국해 문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 미국은 동중국해와 대만문제에 더 이상 개입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물론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미국으로부터 재래식 군사력의 지원을 받을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미국의 군사력은 껍데기만 남았다. 이제 한국의 방위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미국으로 부터 정보제공과 같은 일정한 군사지원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독자적인 전쟁수행을 위한 군사정보를 충분하게 생산해낼 능력도 갖추고 있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지속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경기후퇴와 공황사태를 유발해서 자신의 동맹국을 양털깎기 하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의 동맹국들이 가만히 앉아서 양털깍기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오산이다. 아마도 미국의 주변국들은 나름대로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초래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대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민활하게 움직인 국가는 다름아닌 일본인 것 같고, 대놓고 미국의 정책에 불평을 쏟아 내는 국가는 독일이 아닌가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조금만 더 계속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은 이란의 구상처럼, 유료화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자유항행의 원칙을 지키는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 당연히 미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도 약화될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유료화되면 지브롤터 해협과 말라카 해협의 유료화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새로운 국제질서가 만들어지고, 해양우위에 입각한 미국의 영향력 약화는 어쩔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은 지금 우물쭈물하고 있다. 자신도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인 것 같다. 그래서 불안하다.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