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소리

숲 속 낙엽을 밟는다
어서 와
얘, 너 참 예쁘다
반갑다
사랑사랑 낙엽이 먼저 인사하는 소리

낙엽 속에 빠지는 발목
푹푹 부여잡고
괜찮아
얘, 너 참 강하다
이겨낼 수 있어
한 발자국씩 옮길 때마다
사락사락 낙엽이 먼저 다독이는 소리

낙엽이 자꾸만 속삭인다
산새 소리 섞어서
물 소리도 섞어서
이제부터 살 살아
얘, 너 참 용하다
넘어지면 일어나
한 발자국씩 옮길 때마다
가랑가랑 낙엽이 먼저 다독이는 소리

낙엽 소리 속에는
토닥토닥, 언 땅에 스며 들던 보슬비 소리
알록달록, 꽃잎에 찾아들던 벌 나비 날갯짓소리
주루주룩, 무더위 식혀던 소낙비 소리
울긋불긋, 물든 던 단풍잎 스쳐던 바람 소리

반짝반짝, 밤 깊을수록 빛나던 뭇별들의 속삭이는 소리
돌돌돌, 부딛히며 흐르는 여울물소리
소쩍꿍, 이 산 저산 울리던 소쩍새 소리
끙, 먹이를 끌고 가던 개미 허리 펴는 소리
다 들어 있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욕심이 가라앉는다
텅 빈 가슴이 울먹하게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