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낭만일기] 테라스 효과 !

05


2021 06 16

KakaoTalk_20210617_203523121_07.jpg

올여름 춘자가 옵니당! 대충 이런 대문



KakaoTalk_20210618_213929221.jpg
오랜만에 자취를 해서 들뜬 김에 구매했던 디퓨저 향초 세트


라라님은 굿즈에도 진심이지만 향기에도 상당히 진심이시다. 20세기 소년에 향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놓고 싶다면 라라님의 결제가 필수이다. 화장실 디퓨저가 필요하길래 예전 자취 시절 만들다가 질려서 벽장에 박아둔 디퓨져 만들기 도구가 생각났다. 또 예식장에서 선물로 준 내 취향이 아닌 무난한 디퓨저도 챙겼다. 한 때 체리라썸 향에 미쳐있어 잔뜩 남아있지만, 너무나 강렬 달콤한 향이라 물어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다행히 가져간 향과 우드세이즈 앤 솔트 향은 좋다고 했다. 아이 기뻐라.

라라님은 디퓨저 베이스를 보고 화학자 같다며 대체 집에 얼마나 많은 물품이 있냐고 물었다. 이게 정말 마지막입니다. 더 이상 털어올 게 없어요. 그리고 과거 디퓨저 도구를 챙겨둔 내 자신을 칭찬해주었다.


KakaoTalk_20210618_213929723.jpg
아이 깔꼼하고 아름다워!



KakaoTalk_20210618_213930225.jpg
색감 너무 예쁘지 않나요?


KakaoTalk_20210618_213930848.jpg
계란과 토마토로 샌드위치 해 먹으면 더 꿀맛!


아침 브런치 메뉴로 아메리칸 블랙퍼스트(가제: 미국 조식)를 해보기로 했다. 너무 과하지 않게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필터커피를 함께 주는 식당처럼 캐쥬얼하게! 어머! 우리가 만들었지만 너무 예쁘고 맛있잖아. 뒤집개도 없이 궁중팬으로 라라님은 달걀 프라이 반숙에 완전 성공하셨다. 금손금손이라며 대칭찬 받아 마땅해.

계란과 토마토를 얹어 먹으며 너무 맛있다고 우리끼리 자찬 파티, 이건 메뉴로 확정이다.

끝나고 집에 가서 L군에게 이거 얼마 주고 사먹겠냐고 물었는데 브런치 안 먹는 L군이 생각없이 글쎄.. 3000원?
머리끝까지 화가나서 불호령을 내렸다.

뭐라구? 3000원에 파는 식당 알아내!! 맨날 가서 먹게. 아주 못 찾기만 해봐.

L군은 30분 넘는 검색 이후로 자신이 요새 물가를 몰랐다며 사죄를 했지만 나의 씩씩거림은 가라앉지 않았다.


KakaoTalk_20210618_213931273.jpg


마법사님과 광희 작가님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데려왔다. 우리의 구세주 머신, 내일 업체를 불러 머신을 설치하기로 했다. 부디 잘 되기를



KakaoTalk_20210618_214113783.jpg
땅콩카라멜을 좋아하진 않지만 매일 다섯개씩 먹고 있슴니당


많은 분들이 이미 포스팅 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키워드는 '테라스 효과'이다!

오후 4시 반쯤 깔끔하고 단하한 묘령의 여인이 등장했다. 창가 쪽 바 자리에 앉으려는 그를 작가님이 거긴 시야도 가려지고 테이블도 좁아서 좋지 않다고 하자 그 분은 그렇다면 테라스에 앉겠다고 했다. 당시 테라스는 어닝 아래 테이블 두 개 정도가 놓여있고 앞에는 바로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통상 흡연 구역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다. 그곳에 폴딩 도어를 설치하고 데크를 까는 비용은 만만치 않아서 우리는 일단 여름동안은 테라스 없이 운영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곳에 앉아 화이트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잠시 머무르고 떠난 손님을 보며 마법사님은 화분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테이블을 놓으면 좋을 거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세기 소년에서 아이디어는 곧 실현을 의미한다. 두 분이 뚝딱 뚝딱 순식간에 테라스를 만들었다.



KakaoTalk_20210618_214113783_02.jpg
이렇게 아늑할 일이냐고 테라스 머선 일이고!


이 날 날씨는 환상적으로 좋았고 그 시간은 유일하게 해가 비치는 시간이어서 테라스는 미친듯이 근사했다. 그곳에 앉아 회의를 하며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다. 하늘이 너무 예쁘고 맞은 편 건물도 너무 예쁘다고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창가에 있는 시야를 가리는 술병을 치우니 바 자리도 너무너무너무 근사했다. 그 전까지는 그 바 테이블을 제거하고 일반 테이블로 바꾸자고 했지만, 테라스가 보이는 창가자리는 당장 앉아 작업을 하고 싶은 공간으로 변했다. 이거다 이거!!

게다가 야외에서 지나가면서도 테라스로 눈길이 가고 창을 통해 20세기 소년 실내가 보여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오늘의 마법은 테라스이다. 다소 어두침침하다고 생각했던 펍은 한층 화사하고 열려있는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테라스 하나에 이렇게 바뀌다니 너무 신기해.

그 기분 좋은 느낌은 비단 나 혼자 느낀 건 아닌 건지 그날따라 평소보다 매출이 좋았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 이렇게 매일 매일 20세기 소년이 아름다워지고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p.s. 그러고보니 우린 모두 MBTI가 I인 내향인들이다. 스팀시티 아니 스팀잇 사람들은 왠지 거의 다 I 만 모인 것 같다.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혹시 E, 외향인 없으신가요?

참고로 나는 I의 비중이 E보다 조금 더 높다. 그렇지만 낯선 곳 혹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엄청나게 낯을 많이 가리는 부끄럼쟁이다. (마치 나의 조카처럼)

Sort:  

여기 'E' 듕장!! 'ㅁ' / ㅋㅋㅋㅋㅋㅋㅋㅋ

보통 MBTI하면, ENFP 쪽으로 잘 나오구
E 쪽이 거의 7.5~8.5 비중으로 나왔던듯한 기억??ㅎㅎㅎ

은근히 스팀잇에는 E 성향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욥 'ㅡ' ㅋㅋㅋㅋㅋ

어머 뉴발님 재기발랄한 활동가 ENFP시군요!!
핵인싸 뉴발이란 게 학계의 정설

퇴근하고 쉬던 L군 날벼락ㅋㅋㅋ 매일매일 테라스에 사람이 앉아서 새삼 뿌듯해요 :-)

미국조식 모욕죄 ㅋㅋㅋ 아하하 테라스 기운 듬뿍 느끼고돌아가시는 분이 많아지겠죠?

L님은 이미 팀 춘자의 깍두기 멤버입니다!

오늘 저녁에 페인트 도구 줄 겸 놀러오기로 했어요!

 3 years ago 

완벽한 is 이므니다 흐흐

오 오이님 IS 시구나! 왠지 E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1
JST 0.030
BTC 67655.95
ETH 3799.02
USDT 1.00
SBD 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