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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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ㅋㅅㅋ입니다.

제가 보드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적었으나, 어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적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게임을 크게 가리지 않아 싫어하는 게임은 별로 없는 것 같으나, 이번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알바를 시작하면서 들은 질문 중 하나인 가장 좋아하는 보드게임이 뭐에요?에 대한 대답이었던 마이티라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마이티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 트럼프 카드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입니다. 스페이드, 다이아, 하트, 클로버 4가지 문양의 2부터 A까지의 13장, 즉 52장의 카드와 조커 한 장까지 총 53장의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입니다.

보드게임의 분류로는 트릭-테이킹 장르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트릭-테이킹이란, 모든 플레이어가 카드를 내는 것을 트릭, 이것을 먹는 것을 테이킹이라 하는데 쉽게 말하면 패를 같게 나눠 가진 후 카드를 내고 먹고를 반복하는 게임입니다.

마이티라는 게임은 5명의 플레이어가 10장씩 카드를 나눠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게 되고, 3장은 게임에서 사용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트릭에서 사용되지 않습니다.

선 플레이어부터 한 번에 한 장씩의 카드를 내게 되고, 다섯 명이 한 장씩 카드를 낸 후 가장 강한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승리하며 다섯 장의 카드를 모두 먹고, 다음 트릭의 선 플레이어가 됩니다. 열 번의 트릭을 진행한 후 점수를 계산합니다.

게임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첫 번째 플레이어가 낸 문양이 손패에 있다면 그 문양을 우선적으로 내야 합니다. 만약 선 플레이어가 스페이드 7을 낸 경우 손패에 스페이드 카드가 있다면 그 카드를 내야 합니다. 스페이드 문양이 여러 장 있다면 어떤 카드를 내도 상관 없습니다.

손패에 선 플레이어가 낸 문양이 없다면 다른 문양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선 플레이어가 낸 문양이 다른 문양보다 높게 취급됩니다.

예를 들어 선 플레이어가 다이아 3을,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다이아 5, 7, j, 클로버 k를 내었다면 이 트릭에서는 다이아 j가 승리하게 됩니다. 숫자는 클로버 k가 더 크지만 다이아 문양이 클로버 문양보다 강하기 때문이죠.

또한 이 게임에는 세 종류의 특수 카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마이티입니다. 이 게임의 이름이기도 한 마이티는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트릭에서 승리합니다. 또한 선 플레이어가 낸 문양을 내어야 한다는 규칙과 무관하게 어떤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이티는 스페이드 에이스이며 스페이드가 기루가 된 경우 다이아 에이스가 마이티가 됩니다.

두 번째 특수 카드는 조커입니다. 조커는 몇 가지 제약이 있지만 마이티를 제외하고 가장 강력한 카드입니다. 마이티는 10번의 트릭을 진행하는 게임인데, 조커는 첫 번째 트릭과 마지막 트릭을 제외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마이티가 트릭에 나오지 않았다면 그 트릭에서 승리합니다. 조커에는 문양이 그려져 있지 않으므로 선 플레이어가 조커를 내는 경우에는 문양을 선언할 수 있으며 다른 플레이어들은 손패에 그 문양이 있다면 그 트릭에 내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조커 콜입니다. 조커 콜은 선 플레이어만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경우에는 일반적인 한 장의 카드로 취급합니다. 조커 콜은 첫 바퀴와 마지막 바퀴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며, 선 플레이어가 조커 콜을 사용한 경우 조커는 그 어떤 카드도 이길 수 없는 카드가 되어 트릭에 끌려나오게 됩니다. 다만 손에 마이티와 조커가 모두 있는 경우에는 마이티로 조커 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클로버 3이며, 클로버가 기루가 된 경우 스페이드 3이 조커 콜이 됩니다.

하지만 마이티라는 게임에서는 특이하게도 기루(혹은 기루다)라고 불리는 기준 문양을 하나 지정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트릭-테이킹 장르에서 리드 슈트라고도 표현하는 이 기준 문양은 다른 문양과의 승부 시 항상 승리합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중인 게임의 기준 문양이 클로버라고 하고, 아까 이야기한 상황을 다시 끌고 와 보겠습니다. 선 플레이어가 다이아 3을,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다이아 5, 7, j, 클로버 k를 내었다면 이 경우에는 클로버 k를 낸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클로버 k가 아닌 클로버 2를 내었더라도 클로버를 낸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다만 게임의 규칙에 맞게 손패에 선 플레이어가 낸 문양이 없는 경우에만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루(혹은 기루다)를 많이 가진 플레이어가 굉장히 유리한 게임이 됩니다.

따라서 이 기루를 정하는 것을 이용해서 비딩을 하게 됩니다. 선거공약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어떤 무늬를 기루로 정했을 때 10, j, q, k, a로 이루어진 20장의 점수 카드(조커는 점수가 아닙니다) 중 몇 장을 먹을 수 있을지를 비딩하는 것입니다. 기본은 13장이며, 기루를 지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선 플레이어가 낸 문양이 가장 강력한 문양이 됩니다.

한 명이 비딩을 시작하면, 다음 플레이어는 그 이상의 숫자로 비딩을 하거나, 패스할 수 있습니다. 노 기루(기루를 지정하지 않은 경우)라면 같은 숫자로 비딩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패스하게 되면 그 때 공약을 마지막으로 내세운 플레이어가 주공이 됩니다.

또한 비딩 과정에서 자신의 손패가 너무 별로라 게임을 하기도 싫은 정도의 패인 경우 딜미(딜 미스)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0은 0.5점, jqka는 1점, 마이티는 0점, 조커는 -1점으로 계산하며 합해서 1점(0점인 곳도 0.5점인 곳도 있습니다) 이하의 점수면 딜미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풀(20장의 점수카드를 모두 먹는 것) 공약을 내세울 지 물어보고, 그렇지 않다면 패를 다시 섞어 진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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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은 자신의 손패 10장에 더해 5명의 플레이어에게 배분되지 않은 세 장의 카드를 보고 13장의 카드 중 자신이 사용할 열 장의 카드를 고릅니다. 이 때 버려진 3장의 카드는 게임에서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공약을 변경할 수 있으며, 이 때 숫자를 2 올려야 합니다. 3장의 여분 카드를 보지 않은 경우 숫자를 1 올리고 공약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주공은 프렌드를 지정합니다. 프렌드 지정 방식은 카드 지정, 초구(첫 라운드를 먹는 플레이어가 프렌드), 막구(마지막 바퀴를 먹는 플레이어가 프렌드), 노 프렌드(프렌드가 없음) 등이 있으며 손패에 마이티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마이티를 프렌드로 지정합니다.

이렇게 되면 주공과 프렌드, 그리고 나머지 3명의 플레이어가 2:3 대립구도가 됩니다. 이 때 주공과 프렌드를 여당, 나머지 3명의 플레이어를 야당이라고 합니다.

이후 아까 이야기한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10번의 트릭을 진행한 후 여당이 주공이 내세운 공약만큼 점수 카드를 먹었다면 여당의 승리, 그렇지 못했다면 야당의 승리가 됩니다. 점수 계산은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저는 여당 승리시는 공약+먹은 카드에서 24를 빼는 방법으로, 야당 승리시는 공약-여당이 먹은 카드로 계산합니다.

물론 워낙에 보편적인 게임이라 지역별로 룰도 상이하고 게임의 디테일에 차이가 좀 있어 처음 보는 사람과 플레이하는 경우 룰을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배웠을 때에는 이게 뭐지 싶었던 게임이었지만, 두세달 정도 플레이해보니 이제는 이 게임만으로 밤을 새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푹 빠진 것 같네요.

보드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쓰다 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룰만 보면 복잡하긴 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 복잡한 게임은 아니고, 새삼 보드게임의 룰을 글로 적는다는 게 엄청 길게 적힌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보드게임 자체를 좋아하긴 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게임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이 게임이 가장 먼저 나오더군요. 정말 중독성이 강해서 저희 동아리에서는 신입부원이 들어오면 한 달 간 금지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배우면 이 게임만 하게 되거든요..

보드게임 글을 처음 적었는데, 룰만 적은 것 같아 약간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동아리에서 이 게임만 하는 약속도 잡아 보고, 엠티가서 마이티만으로 밤을 샌 적도 있고, 온라인으로도 계속 사람을 모아서 할 만큼 제가 푹 빠져 있는 마이티라는 게임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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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카드를 보니 자꾸 바카라 생각이 나는지..

바카라도 쉽고 좋죠ㅎㅅㅎ 카지노에서 몇 번 해본 것 같습니다!

 5 years ago 

@tipu curate

요즘 대학생들은 고스톱 안하나요?^^

화투를 한다면 주로 섯다인 것 같네요ㅎㅎ

 5 years ago 

카드로 하는 보드 게임 하니까 보난자가 젤 먼저 떠오르네요 ㅋㅋ

보난자를 아시는군요ㅎㅎ 협상이 자유롭고 패 이동이 불가능한 두 가지 특징이 참 매력적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