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cience world] 쉽게 알아보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세계 #4. 증강현실을 어떻게 구현할까? - 반거울 편
안녕하세요:)
지난 번까지는 가상현실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가상현실 디바이스 사용시 발생하는 어지러움증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오늘 드디어 증강현실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출처: https://www.magicleap.com/)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는 가상현실에서 파생 된 분야로서 가상의 영상을 현실 세계와 어우러지게끔 제공해주는 기술입니다.
AR 산업은 구년간 극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이나 엔터네인먼트 분야에서 많이 채택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의료 산업이나 군사 시설, 교육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증강현실이 구현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파트는 증강현실 광학소자(AR optical combiner)입니다.
AR 광학소자는 크게 두 개의 광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1) 가상영상을 원하는 위치에 띄워주어야 하고, 2) 현실 세계가 광학 소자를 통해 관측자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AR 광학소자에 대해
앞서 언급한 대로 AR 광학소자는 가상의 영상을 원하는 위치에 형성시켜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주로 볼록렌즈의 기능을 따와서 사용하게 되죠.
볼록렌즈는 물체의 위치에 따라 상(image)을 렌즈의 앞쪽으로 가져오기도 하고(실상) 렌즈 뒤쪽 멀리 보내기도 합니다(허상).
위 그림처럼 렌즈 뒤에 놓여있는 물체의 위치가 초점거리보다 먼지, 가까운지에 따라 그 물체의 상이 렌즈 앞 쪽 혹은 뒷 편 멀리 생기게 됩니다.
가상현실 디바이스의 경우, 사용자로부터 상대적으로 먼 곳에 가상 공간을 띄워주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아래 그림과 같이 디스플레이 패널을 렌즈로부터 초점거리보다 가까운 위치에 비치시킵니다.
증강현실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가상의 영상을 사용자로부터 먼 곳에 띄워주기 위해서 위 그림과 같이 볼록렌즈의 허상을 제공해주죠.
그런데 위의 그림은 증강현실로서의 기능은 전혀 하지 못합니다.
증강현실의 경우는 현실세계가 함께 사용자의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위 같은 구조는 현실세계의 정보가 디스플레이 패널에 막혀서 사용자에게 전달 되지 않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가상현실은 일반적인 볼록렌즈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도 같이 볼 수 있게끔 해주는 특별한 광학소자를 추가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소자는 반거울입니다.
반거울(half mirror)은 말 그대로 반 만 거울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거울이 빛을 100% 반사시켜준다고 하면, 반거울은 일정 부분만을 반사시켜주고 나머지는 그냥 투과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문을 생각해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겁니다.
창문에 가까이 서서 창 밖을 보시면 바깥 풍경이 보입니다.
그런데 창문에 비친 여러분의 모습도 보이곤 하죠.
이는 창문의 빛 투과율이 100%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투과율과 반사율을 조절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빛은 반사가 되게끔, 어느 정도의 빛은 투과가 되게끔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가진 광학소자를 만들면 아래 그림과 같이 간단하게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그림처럼 디스플레이 패널을 위에 비치시키고 반거울을 45도 기울인 형태로 디바이스를 만들면 반거울의 특성에 의해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나오는 빛의 일부가 반사되어 사용자의 눈에 들어가고, 현실세계에서 오는 빛의 일부가 투과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됩니다.
만약 반사율과 투과율을 50:50 으로 만들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림과 같이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100만큼의 빛이 나온다고 하면 50만큼이 반거울에 의해 반사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되고, 현실세계에서 100만큼의 빛이 나온다고 하면 50만큼의 빛이 투과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것이죠.
즉 사용자는 반 정도 어둡게 표현되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 정도 어둡게 표현되는 현실세계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위 그림처럼 시스템을 만들게 되면 하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디스플레이 패널의 상(image)의 위치입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단순히 평면 반거울을 통해 반사되었기 때문에 이 패널의 상은 아래 그림처럼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거울이 떨어져 있는 정도만큼만 떨어져서 보이게 됩니다.
이 거리는 너무 작죠.
그냥 코앞에 가상영상이 떠있는 것 같은느낌을 받을 뿐이니까요.
직접 보면 아래와 같은 느낌입니다.
모니터에 가상영상을 띄우고 45도 기울인 반거울 놓은 뒤,
사용자가 파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바라보게 되면 코 앞에 가상영상이 보이고, 뒷편에 현실세계(캐비넷)가 보입니다.
이 글에서 계속 언급했듯이 가상영상은 사용자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에 위치해야 현실감있고, 자연스러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영상이 코 앞에 있으면 관측시 어지럽기도 하고 현실세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도 없으니까요.
그렇게 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아래 그림처럼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거울 사이에 볼록렌즈를 놓는 것입니다.
물론 영상을 멀리 띄워주기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은 볼록렌즈의 초점거리 안쪽에 비치시켜주어야 하겠죠?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출발한 빛이 볼록렌즈를 통과한 뒤 반거울에 의해 반사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데,
패널 위치가 볼록렌즈의 초점보다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허상이 사용자로부터 멀리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오우, 볼록렌즈와 반거울을 둘 다 쓰려고 하다보니까 시스템이 좀 커지는 느낌이 드네요.
조금 더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만약 위 그림의 반거울이 볼록렌즈의 역할까지 함께 해준다면 어떨까요?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게 기억나려고 합니다.
볼록렌즈의 역할 = 오목거울의 역할
그렇다면 볼록렌즈를 치워버리고 기존 반거울 대신 반-오목거울을 사용하면 어떨까요?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오목거울의 초점보다 안쪽에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볼록렌즈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로부터 먼 곳에 허상을 맺을 것이고, 오목거울이 반거울처럼 일정 비율만큼의 빛을 투과시켜주면 현실세계의 정보도 함께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고안된 제품이 Meta2 입니다.
(출처: http://www.metavision.com/)
제가 주황색으로 표시한 부분에 길게 디스플레이 패널이 누워있고,
앞에 유리는 반-오목거울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좀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넓은 시야각을 갖는 현실감있는 영상을 제공해준다는 장점을 가진 제품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복잡한 것 같지만 결국에는 이 글에 쓰여있는 것처럼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오목거울을 사용한게 기본 컨셉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정도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증강현실 소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VR AR 개념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주셨네요ㅎㅎ
조금이라도 도움 되셨다면 다행이네요:)
글 잘 보았습니다~! 혹시 안경같은 것을 쓰지 않고도 증강현실이 가능할까요? 제가 아는 사람의 스타트업이 그런쪽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던데 원리는 비밀이라고 해서 혹시 관련 연구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ㅎㅎ
네네 안경 없이도 가능합니다:)
안경식이 아닌 증강현실 시스템에 대해서도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Nice...
굉장히 양질의 글이네요
대학생이 맞는지 의심 될 정도입니다 ㅋㅋㅋ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며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 )
칭찬 감사합니다ㅎㅎ 저는 대학원생이고 연구분야가 이쪽이라서요:)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는데 그게 좀 어렵네요ㅜ
어쩐지 글을 쓰시는게 논문의 그것과 굉장히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멋지네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며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 : )
응원 감사드립니다:)
정성어린 글 잘 보았습니다. 질문이 있습니다~ 증강현실하고 가상현실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포켓몬고도 증강현실이라고 하던데.. 제가 알던 것과는 조금 다르네요 :) 증강현실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지 설명해주셔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지난 번 가상현실부터 이번 증강현실 모두 헤드기어 (헤드마운트) 형태의 디바이스에만 초점을 맞춰서 쓰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조금 친근(?)한 시스템이 헤드기어라고 생각해서요!
포켓몬 고는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현실세계 정보를 받아들이고, 포켓몬 이미지를 핸드폰 디스플레이에 띄워줌으로써 가상영상과 현실세계를 하나로 묶어 줍니다.
이렇게 보면 증강현실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증강현실의 어플리케이션은 정말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IKEA 가구점에서 제공하는 '가구 미리 배치해보기' 시스템이죠. 포켓몬 고와 마찬가지로 집의 현 상태를 휴대폰 카메라로 담아내고 가구 모델들을 가상 영상으로 배치시켜 보는 시스템입니다.
이 외에도 자동차 주행을 돕는 네비게이션 시스템 (Head-up display), 수술 용 카메라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이번 글은 헤드기어 형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위 내용들은 다루지 못했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여러가지 형태의 증강현실 시스템에 대한 글도 쓰도록 하겠습니다.
석일님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세번 정독 했는데, 모르겠어요 ㅎㅎㅎ 머리에 쥐가 났어요.
ㅎㅎ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다음번 과학 관련 글도 이 비슷한 내용인데, 조금 더 쉽게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