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일과 사랑. 당신의 선택은?! (부제 : 나랑 회사 중 뭐가 더 중요해?!)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백일장.JPG

안녕하세요. 아이작(Isaac)입니다.

백.일.장 꽤 익숙한 단어이면서도 낯설기도 한 단어입니다.

초등학교 때 근처 공원에서 열린 백일장에 참여했던 기억을 끝으로 이제는 백일장이라는 단어를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사실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닫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하지 않는 제가 어느 순간부터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 것을 보니 ‘스팀잇이 사람을 바꿔놓았구나!’라는 생각을 해보며, 은근슬쩍 백일장에 참여해보려고 합니다.

글재주가 워낙 없는지라 일단 소재로 먼저 관심을 끌어본 후에 글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려고 합니다. 자신의 연애 에피소드보다는 남의 연애 에피소드가 재미있고, 알콩달콩한 이야기보다는 헤어진 이야기가 더 재미있기에 저는 결별 이야기를 소재로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주제는 아시다시피 일과 사랑. 당신의 선택은?! (부제 : 나랑 회사 중 뭐가 더 중요해?!) 입니다. 주제를 선정하자마자 어떻게 글을 전개해 나갈지의 로드맵이 바로 그려지는 것으로 보아 얼마 전에 있었던 일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올해 초쯤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입사를 한 지 약 2년이 넘어가는 시기에 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욕심이 났기에 열심히 한 이유도 있지만, 본래의 성격 때문에 일을 대충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밤을 새워도 상관없다는 마인드가 마음속 깊이 안착해있습니다.(이러한 성격 덕분에 백일장에 참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전 여자친구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약 3달 전에 지인의 소개로 만났고, 그동안 사소한 다툼이 없을 정도로 사이가 꽤나 좋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면 물론 저만 그렇게 생각했었을 수도 있겠네요.

연애 초기에는 주말은 평일에도 자주 만날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부터 저희의 사이는 점점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과 잦은 중국 출장이 계속되다 보니 만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전화조차 잘 안 되었기에 저희가 주고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카카오톡뿐이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카카오톡만으로도 연애를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긴 문장과 이모티콘이 한국과 중국 그 먼 거리를 계속 왕복하다 보니 많이 지쳤나 봅니다. 점차 문장은 단어로 바뀌고, 이모티콘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리더라고요.

그리고 가끔 농담으로 “중국에 계속 살아~”, “나보다 일이 더 중요하구나~”라고 했던 말이 어느 순간부터는 진담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회사만 바라보고 일만 하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처음 꺼냈습니다. 사실 이때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비록 회사는 달랐지만, 같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하기에 어느 정도 이해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설날을 며칠 앞둔 시점에 저희의 갈등을 최고조에 달했고, 저는 오프라인의 대화를 요청했습니다. 저는 업무로 인하여 많이 지쳐있었고, 전 여자친구 또한 개인적인 일로 인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카페(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투썸 플레이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대화는 오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안부를 물어본 후 “나랑 회사 중 뭐가 더 중요해?!”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실 이건 답정너(답은 정해져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인데, 정해진 답을 말해버리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고, 저 또한 요구사항이 있었기에 “회사”라는 대답을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연애 초기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정적이 흘렀습니다.)

이후의 결말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생각이 모두 맞을 겁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저에게 다시 묻는다 해도 제가 내놓는 답을 아마도 똑같을 것입니다. 아니, 지난번보다 더 빠르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에는 일이 가장 중요했지만, 지금은 일도 중요하지만 스팀잇이 더 중요하니까요.

지금까지 백일장 수상을 위하여(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작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풀지 않은 에피소드인데.... 스팀잇이니까 풀어봅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질문 하나를 던져볼까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하실건가요?

(질문의 답을 댓글로 남기셔도 되고, 혼자 생각만 하셔도 됩니다.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만 듣고는 싶네요.)

어린왕자_우주.JPG

어린왕자를 그려주신 @leesongyi님께 감사드립니다.

Sort:  

Very interesting!!
Thanks for your post.

사람에 따라, 일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프로젝트라면.. 그래도 대답은 고민되네요.

안타깝게도 아이작님의 선택과 저의 선택이 별반 다르지 않을 거 같습니다.ㅠ
함께하는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제 경우입니다.)
그걸 위해서 평소보다 더 바쁘게 일을하고 프리랜서도 뛰고...
그런데 그렇게 바쁘게 지냈기 때문에 헤어지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ㅎㅎ

더 좋은 미래를 위하여 바쁘게 일은 한 것인데, 바쁜 일로 인하여 헤어진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쁘면 금방 잊혀집니다. 괜찮아질 것입니다. 쥬륵.

Very good
Thanks for posting

You're welcome
Can you check out my blog ?

헐 .. 이건 좀 안타까운 이야기군요.. 물론 엔딩은 열려있지만 ㅠㅠ

제가 만약에 '이삭님의 입장'에 놓여 있었다면 "너가 중요하니까 같이 살려고 회사를 열심히 다닌다" 고 둘러댓을 것 같습니다만. 전혀 소용없었겠죠. 말씀하신대로 어차피 답은 이미 딱 하나로만 정해져있는 2지선다형 '답정너' 였을 테니까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그 연애가 파국을 맞았다면 그걸로 그만인것 같습니다. 인연이 아니었을테고, 어차피 그런 인연은 덕지덕지 반창고 발라가며 이어가봤자 어느날 꿰메는 걸로도 메꾸기 힘들정도로 찢겨져있을테니 말입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첫사랑에게 너무 과도하게 집착하고 , 집착을 요구해버린 나머지, 실연마저 아주 비참하게 바람난 여자친구로 마감해버렸습니다. 아마, 제 포스팅에도 적었듯 어린시절의 그 외로움이 여자친구에게 표출되어버린 것이었겠죠.

그 뒤로부턴 오히려 제 집착도 사라지고, 집착을 받는것도 너무 싫어진 것 같습니다. 그냥 "인연이면 계속 이어질테고, 그렇지 않다면 어느날 끊겨버리겠지~ " 하는 마음으로 지냈고 그게 나름대로 지금까지 연애를 해오는 기간동안 잘 먹혔던 것 같습니다.

흠... 그러므로 질문에 대한 제 답변은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 입니다.

'제 입장' 에서 말이죠 ㅎㅎ 어차피 솔직해졌을때 망가질 관계라면 계속 이어나갈 이유가 없다고 봤습니다. 물론, 때로는 감추는게 약인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렇게 내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에 관련해선 당장 몇번 넘긴다고 그 염증이 사라지진 않을 것 같아서요. 더 곪기전에 차라리 도려내는 것이 맞겠죠 ...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ㅎ 좋은 글과 좋은 질문.. 모두 잘 보고갑니다! ^^

짧은 질문을 던졌는데, 긴 답변을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저 역시 솔직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살짝의 거짓말을 보탤 때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최고의 선택이었을지는 몰라도 훗날 배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기에 저는 솔직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작님 이상형이...??^^

댓글로 이상형을 적으면 되는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

급 궁금해 집니다~ ^^

아직까지 일도 사랑도 미칠 만큼 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놓치면 더 후회할 쪽을 고르겠지요. 일을 사랑한다면 일을 사람을 사랑한다면 사람을. 그러나 일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면 일을 택하겠습니다.

저 역시 둘다 미쳐보지 못했기 때문에 언제 선택이 바뀔지 모릅니다.
다만, 그때 선택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제 선택이 옳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흐... ㅠㅠㅠㅠ

어려운 문제이지만 답이 필요한 문제이기도 하지요 ㅎㅎ
선택은 본인의 몫!!

가슴에 커터날을 갖다댄듯한 실감이 아는 포스팅이네요. 음.....
저라면.....아니 이미 저는 그런 상황에서 @ isaaclab님과 같은 선택을 몇번은 한 것 같습니다. 후회는.....없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삶의 한 점 맛보게 해주셨네요.

글로 쓰신 표현이지만... 육즙이 떨어지는 현상이 눈앞에 그려지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D

슬픈 이야기네요...ㅠㅠ 두 분 다 각자의 사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시고 계셔서 더 그랬을 것 같아요.
저였어도 솔직하게 얘기했을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이 중요하다, 근데, 그만큼 너도 중요하다. 조금만 서로 이해하자... 물론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동의 할지 말지는 상대방의 몫이니 저는 솔직하게만 얘기하고 턴을 마칠 것 같습니다.
토닥토닥.. 힘내세요 isaaclab님!

유희왕 세대시군요 ㅋㅋㅋㅋ 턴을 마친다라 ㅎㅎ
더운 날씨에 답변 달아두셔서 감사합니다. 중복이니까 "어깨를토닥토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