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가이드] 어떻게 써야 홈런이 되는가?
서당개도 3년은 다녀야 그나마 풍월을 읊을 수 있다. 하물며 다른 플랫폼에서 얼마나 잘 나갔든 여기서는 팔로워도 없고 명성도 적은 뉴비인데, 밖에서 잘나가던 것만 생각하고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보팅을 못 받으면 실망하는 분들이 적잖은 것 같다. 스팀잇의 승급체계를 전혀 몰라서 생기는 일이다.
스팀잇은 계급제로 운영된다. 고래와 플랑크톤 이야기냐고?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있지만(뉴비들은 정신 건강을 위해 트렌딩(대세글)은 누르지 않기를 권한다), 그건 좀 더 복잡하고 근원적인 문제이니 여기서는 따지지 말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팀잇이 내세우는 가치인 오로지 글, 좋은 글이 마땅히 받아야 할 좋은 보상에 대한 이야기다.
보통 글이 올라와서 홈런을 치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1.kr최신, 혹은 팔로워의 FEED에 올라간다.
2.글이 좋아서 십시일반 보팅으로 어느정도 이상(한 $5 정도?)을 받으면 인기글로 올라간다.
3.거기서 이제 슈퍼스타kr을 거쳐 고래들의 보팅을 받으면 비로소 $100의 홈런을 치게 된다! (지금은 스팀 가격이 줄어서 $80 정도로 쭈그러들었다.)
10만이 넘는 스팀 슈퍼파월~도, 5만이 넘는 돌고래 이상 친구도, 그렇다고 명성이 60이 넘고 팔로워가 2000명이 넘는 개 쩌는 인맥도 없는 뉴비들이 홈런을 치는 방법은 위의 단 하나의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이다.
“나는 좋은 글을 썼는데 왜 보팅이 없지? 여기는 뭔가 잘못된 곳이야!”
조금은 맞고 대부분 틀리다. 조금 맞는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운이 없으면 묻히기 때문이다. 팔로워가 없어서, 읽어줄 사람조차 없어서 그 글이 좋은지 아닌지 평가 받을 기회조차 없으면 그렇게 된다.
그런 경우에는, 방법이 있다. 전에도 적었지만, 팔로워를 한 100명쯤 만들어라. 그리고 자신이 글을 올리면 반드시 읽어줄 사람을 한 10명 정도 만들어라. 그 10명 중 두세 명이라도 감동시킬 수 있으면 그들은 리스팀을 해 줄 것이고, 리스팀은 다시 리스팀을 부르며 돌고래와 고래의 추천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팔로워도 없고 자신의 글을 홍보하려는 노력도 없이 “왜 내가 정성들여 쓴 좋은 글을 안 알아주는 거야!”라는 걸 볼 때마다.. 많이 안타깝다.
또한, 안타까운 착각이 있는데, 자기만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들이다. 평가는 냉정하다. 하지만 정직하다. 잘 쓴 글은 앵간하면 안타 정도는 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 것이다. 대체 그 잘 쓴 기준이 뭔데? 여기에 대해 내 생각을 말해볼까 한다.
흔히들 정성을 들여서 쓰면 잘 쓴 글인 줄 안다. 과연 그럴까. 그건 자기에게만 잘 쓴 글이다. 전에 어떤 분이 스팀과 연애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데, 사실 그건 대중을 상대로 한 것들에 모두 적용이 된다.
“나 혼자만 만족하면 안 된다.”
자기 혼자 잘쓴 글이어서는 안 된다. 남들이 봐서 잘 쓴 글이어야 한다. 누가 그걸 모르느냐고? 좀 더 들어보시라.
보팅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즉, 글이 보편성과 대중성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읽어도 재밌고 공감이 가는 내용일 수록 좋다.
리스팀을 하고 보팅을 하는 이유를 아는가?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와! 이 글 쩔어! 나 혼자 읽기 아까워!”
이러면 바로 보팅하고 리스팀 들어가는 거다. 그게 바로 SNS의 기능이다. 나 혼자 아는 게 아니라 남들이 같이 보면 좋겠다는 글. 그런 글은 당연히 보팅도 어마어마하게 받고 리스팀도 된다.
그런 점에서 전문적인 정보 글 같은 건 홈런을 치기 힘들다. 이를테면, 고도의 전문 지식 같은 것. 아마도 그런 걸 올리는 분들은 이 스팀잇이 다른 블로그처럼 ‘두고두고 검색으로 들어와서 나중에도 많이 보게 될 글’을 올리면 좋은 줄 알 것이다.
하지만 유감이다. 스팀잇은 딱 7일간만 보팅을 받을 수 있다. 이후에 100만 명이 보든 1000만 명이 보든 돌아오는 수익은 전무하다. 복잡한 공학 공식에 알아먹지 못할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그런 글이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환호 받으며 인기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대신 그런 글을 쉽고 재밌게 풀어 쓰면 인기글도 되고 홈런을 치기도 한다. 리처드 파인만이나 맥스 테그마크 정도의 지식과 글솜씨가 있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나 책 리뷰 같은 경우는 그나마 양호하다. 누가 읽어도 딱히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deadpxsociety 님 같이 꽤나 수준있는데도 재밌게 쓰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안타나 홈런을 못치면 오히려 조금 이상할 정도다. 심지어 요 몇 달 사이에 kr에서 최고 장외홈런을 친 (무려 $500의 보상)을 찍은 글은 뉴비가 올린 영화 리뷰였다!
그리고 전에도 적었지만, 자신만의 이야기, 일상에서 겪은 공감 가는 이야기, 혹은 흑역사.. 이런 것도 좋은 소재다. 자신의 흑역사나 진솔한 감동글로 홈런을 친 분도 여럿 있다.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그렇게 한 번 안타치고 홈런 치면 이제 감을 잡게 된다. “아, 이렇게 써야 되는구나.”하고. 그 뒤로는 안타든 홈런이든 자주 나오게 된다.
그러니 뉴비들은 어딜가도 닥눈삼이라고 하는거다. 닥치고 눈팅 3년! 까지는 아니고.. 한 3주, 아니, 하다 못 해 3일간 인기 글에 올라오는 게 어떤 글인지 좀 읽고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
대충 뉴비는 투자에 대한 좋은 의견을 올리면 홈런을 치기 가장 무난하다. 나 역시 영화리뷰를 올렸는데 별 재미가 없어서, 앞에 “스팀” 이라는 단어 하나를 넣었더니 바로 홈런이 된 일이 있다. 이렇게 제목을 짓는 센스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건 다 잔기술에 불과하다. 진짜 중요한 건 글이다. 글이 좋아야 돌고래들이 보팅을 팍팍 주고, 그래서 인기글에 올라가면 파워 많고 시간 없는 고래들도 “어디 한번 인기글 살펴볼까?”하면서 읽게 되고, 그 인기글이 좋으면 고래들도 팍팍 눌러서 드디어 홈런이 탄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대체 글을 어떻게 써야 하나? 여기서 글쓰기 강좌나 작법 강의를 길게 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너무나 간단하고 기초적인 내용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오늘도 어떤 글을 읽으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정말 시작은 좋았는데, 중간이 없었다. 끝도 없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첫 부분은 홈런감이었는데, 갑자기 병살이 되어서 끝나버린 거다. 에구...
드라마의 파일럿을 많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혹은 영화도 비슷하다. 처음부터 심각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리고 가볍게 시선을 끈다. 그 조그만 재미(이걸 스토리작법에서는 hook이라고 한다)에 끌려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글에 푹 빠지게 된다. 서두, 서론, 머릿말... 그런거 말이다. 머릿말만 잘 쓰면 일단 공에 배트는 맞춘 거다. 좋은 머릿말은 독자의 시선을 확 끌게 된다. 그러니 감각적으로 글을 시작하면 반은 성공한 거다.
글의 초반은 그렇게 가볍고 흥미로워야 한다. 그래서 아무 부담 없이 ‘처음 몇 줄만 읽어보자’는 마음이 들어서 읽다가, 정신 차려보면 다 읽어버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글이 바로 인기글이고 홈런감이다.
이를테면, 처음에는 전희가 있어야 된다고나 할까? 시선을 끄는 말, 흥미로운 사진, 도발적인 문구, 그런 걸로 처음을 써야 한다. 그리고 그 흐름을 이어서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진심을 전해야 한다.
그렇게 글이 마무리가 되면, 드디어 좋은 글을 읽었다는 생각과 함께 보팅을 누르지 않을 수가 없고 리스팀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글이 있는데도 묻혀 있다는 건 너무 희박한 확률이다. 누구라도 그런 글은 읽고 감탄을 하고 보팅하고 리스팀하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글이 묻혔다면 스팀잇의 시스템이 이상한 게 아니라, 그냥 글을 아쉽게 쓴 거다. (혹은 처음에 말한 것처럼 봐줄 사람도 없는데 혼자 마구 올렸던지...)
정리하겠다. 스팀잇의 보상 구조를 알아야 한다.
1.우선 봐줄 사람을 충분히 만들 것.
2.글을 잘 쓸 것.
3.그리고 안타 홈런이 되는 것을 기다릴 것.
이외의 어떤 비법이나 꼼수도 없다. 그냥 이 정도면 된다.
이상으로, 슈퍼스팀파월도 없고, 고래 친구도 없고, 개쩌는 인맥도 없는 사람이 유일하게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글로 홈런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홈런 한번 치면 팔로워가 100명 정도 늘고 보상이 평균 $5 정도가 늘어난다. 그러니 홈런을 치는게 중요하다.
Cheer Up! 와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포스팅에 많이 투표했어요! 우리 앞으로도 힘내봐요!
조금 기운이 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힘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글을 쓴다는 게 참 쉽지 않아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았는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그것을 정리하는 것도, 그리고 글로 담아내는 것도 쉽지가 않아요;;;
저도 포스팅 하다보면 이 글이 어디론가 흘러가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사실 저도 위 글이 처음에 메모한 글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 글입니다.
글은 그냥 지가 살아서 움직이는대로 움직이는거 같습니다.
그러니 그냥 글이 지 가고 싶은 대로 가게 해 주면 될 것 같습니다. ^^
명쾌하고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
홈런 딱 한번쳐봤는뎅ㅋㅋ 그냥 그걸로 만족중입니당ㅋㅋ
ㅉㅉ
그러면 안되죠.
홈런을 계속 칠 생각을 해야지 한번으로 만족?
ㄴㄴㄴ
계속 홈런 치셈.
ㅋㅋ 그럴께요ㅋㅋ,,
저는 글쓰는 재주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흥미로운 주제도 아닌 뉴비지만, 앞으로 좋은 주제 좋은 글쓰기로 언제가는 안타라도, 아니 출루라도 하는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글은 누구라도 많이만 쓰면 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안타도 치고 홈런도 치는 거죠.
크...주간 보상이 300이라니... 누구라도 탐낼만 하네요 ㅋㅋㅋ 저도 여러가지 글 쓰면서 스티미언 분들 입맛을 맞춰보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ㅎㅎ 좋은 시절이었죠. 너무 자랑같아서 걍 지웠스니다. ㅎㅎㅎ
공도 못 맞추는데 홈런이라니....
생각만해도 짜릿하네요.
매일 글을 적다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죠?
생각해보니 오늘 글에 이미지가 없네요 @@. 다음부턴 그려서라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일단 공 맞추기 부터 ㅎㅎㅎ
다핑님께
제글 평가부탁드리고 싶어요ㅎㅎ
홈런은 언제쯤
쥐구멍에 볕이 언제들까요 ㅋ
능력을 생각해야지 ㅠ
역시 생각하게 하는 글이세요
감사합니다~!
자신을 두개로 나눠서요,
하나는 말하는 나,
하나는 듣는 나.
그렇게 듣는 내가 과연 재밌게 듣고 있는지를
계속 생각하면서 쓰면 됩니다.
헉 쫌 어렵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추신수급 홈런을 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대신 추신수가 하루 아침에 그런 홈런타자가 된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ㅎㅎ
항상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해야겠네요.
ㅎㅎ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