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 day4-8 벌써 마지막ㅋㅋㅋ

in #kr6 years ago

사진이 엑박되어서 다시 올립니더ㅜㅜ

이걸 야심차게 8번에 나눠 쓰려고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2번으로 퉁
한국 직장인의 삶은 녹록치않다.ㅠ슈ㅠ
마무리하는 것에 의의를..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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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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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칸 맛없는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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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커피믹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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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자작나무♡

day4

벌써 4일차!!!!와나 이걸 일기를 안썼으면 헷갈렸을 것 같다ㅋㅋ어제가 오늘이자 내일이고..

익히 듣긴 했지만 풍경이 진짜 소름돋게 한결같다. 아몬드 빼빼로 비주얼
가끔 구글맵이 미쳐서 빠꾸할때가 있는데, 알면서도 놀란다. 크흡!!!!

나는 진정 한량 체질인가보다
3일쯤 지나면 지겨움에 몸서리친댔는데
그럭저럭 시간이 잘 간다ㅋㅋㅋㅋ

계속 계속 바뀌는 사람 구경도 하고
인터넷이 되니 이북도 다운받을 수 있고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 십중팔구 잠을 자게된다. 참고로 바깥기온 영하, 기차내는 26도 나는 반팔.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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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러시아어를 1도 못하는 나의 무례함을 느꼈다. 아놔 이 나라 사람들은 왜 영어를 못하는거임 했던 3일간의 나를 반성한다..

그리고 슬프지만 이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했으면 소통이 원활했을까? 현타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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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 꿀팁!!!
미리미리 1층 예약하시고 표 샀으면 러시아어 학원이나 다니세욤 나머지는 거들 뿐.

난 이제 키릴도 읽을 줄 알고
기본회화앱에 있는 건 어지간히 외웠는데도
대화의 핑퐁이 안되므로
이건 아싸리 벙어리인것 만 못하다.

괜히 씨부려서 기대감만 키워놓고 상대방이 실컷 말하고나면
ㅇ.ㅇ???아노??? 야녜고보류포류스키
천천히 말하면 알아들을 줄 알고, 천천히 크게 말씀하실 때 말할 수 없이 슬퍼진다..

말도 안통하는 꿀벙어리를 나름 알뜰살뜰 챙겨주시니 아아 불곰국은 친절한 곳

나름 잘 챙겨먹고 있는데
먼길가는 나를 불쌍히여겨
계속 먹이신다. 거절하는 법을 러시아어로 모르므로 그냥 먹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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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이루크츠크에 도착!
작년 5월에 강 건너에서 이 역을 보면서
아놔 횡단열차타고싶다~~ 했었는데ㅋㅋㅋ
여기서 4시간만 비행기타면 집에 갈 수 있다는 것도 알고있다 후.

인사이드아웃에서 버려졌던 메모리볼들이 부활중이다 대박 별별생각이 다 든다.

먹고 자고 반복.
내 잘못이 아니다 의자가 침대이기 때문이다

이르쿠츠쿠를 지나면서 바이칼도 지난다.
모스크바ㅡ블라디 역방향은
밤에 바이칼을 지나기때문에 가장 아름다운 구간을 볼 수가 없다ㅎ.ㅎ 나는 바이칼 지겹게 봤으니까 괜춘! 했지만 왠지 아쉽ㅎㅎ
또 잠이 안온다
잠이 안오면 뭘 먹는다
안습

10시부터 바이칼이 보였다!!!
다들 자는 줄 알았는데 깨어나서 같이 어두운 바이칼 구경했다. 좋은 느낌

BGM 아이유의 밤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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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very real way-not just metaphorically-looking at the stars is like looking back in time.

The frustrating reality for supernova spotters is that if Betelgeuse exploded today, humans on Earth wouldn't know until at least 2657.

day5

day5라니! 쓰면서도 뿌듯하다
나는 그저 궁둥이만 붙이고 있을 뿐 기차가 가는건데..그래도 몰라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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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1시30분쯤 이름모를 정차역에서 생선장사꾼 (오물)이 나타났는데 아니나다를까 우리 아줌니는 사셨다. 그리고 아니니다를까 그 시간에 생선을 해체해서 내입에도 넣으셨다.
ㅈ맛탱 훈제 생선 맛. 작년에 알혼 섬에서 먹은건 대체 뭐였지ㅋㅋㅋㅋㅋ

너무 맛있어서 식겁했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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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너무 자주 간헐적으로 자다보니 밤에 잠이 안온다. whatever
각본탈출

나는 왜 이제서야 샤워실을 발견한걸까
100번대 열차라 (1등석도 없고) 당연히 없을 줄 알았는데 lays와 같은 가격 150루블에 다시 태어났다. 물이 너무나도 뜨그브스 미칠 것 같았지만 그래도 몸에 물을 뿌린다는게 어디임
그리고 물이 바닥에 뚫린 구멩을 통해 바로 바깥으로 방출되는 시스템이라ㅠㅠ
샴푸는 매우 적게썼습니다

기차에서 여섯밤을 자고 일곱번 째 자야하는 밤이다.
나만 빼고 다들 잘 자는 것 같았는데
심심찮게 사람들이 컵을 들고 물 뜨러 다닌다. 귀엽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차장언니도 돌아다닌다.
두 명이 교대인데, 한 명은 아주 아주 핫 핑크 색깔 파자마를 입고 돌아다닌다. 기차가 정차할 때 차장 언니들도 흡연을 하시는데, 뭔가 멋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내 자리를 중심으로 왼쪽
창 밖에는 얼굴을 디밀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간간히 불빛이 보이긴하는데, 전반적스로 그냥 까맣다. 너무 까매서 기차내부가 비쳐보인다.
밖은 사실 안보여도 자작나무가 촘촘하게 심어져있겠지 확신이 든다ㅎㅎ

밖에 서서 이 열차가 지나가는 걸 보는 상상을 해본다. 상상만으로도 춥다.

그리고 소리
잠깐 음악끄고
어느 때는 칙칙폭폭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개는 멍멍 소는 음매
이런 비슷한 세뇌 학습의 결과로 기차 소리를 다른 식으로 표현 할 수가 없다.

이 특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걸까
선로에 큰 자갈이 있는지 레일에도 아주 작은 과속방지턱 같은게 있는건지 아주 자주 적당히 흔들리는데 그 때마다 호흡이 느껴진다.
기차는 살아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자주 반대방향 열차가 지나간다. 컨테이너만 실은 기차들도 있는데 걔들은 좀 외롭겠다 싶다. 벌써 3번 지나갔다!

반대쪽 열차가 지나갈 땐 그쪽 소리도 같이 난다ㅎㅎ
공명

그리고 기차에서 빌려주는 컵 소리!!
컵 홀더와 유리컵 사이의 간극때문에 기차가 많이 흔들릴 때마다 째재쟁 소리가 난다.

냄새는 분명
아 이 곳은 3등석이지 싶은 정체성을 가진 냄새가 나는데 다른 칸에 갔다오거나, 정차역에 내렸다가 타야 잠시 느낄 수 있다ㅎㅎ 패스

테이블
걀라 아줌마의 수 많은 음식들이 들어있는 빨간 봉지
물병들
내 소즁한 초코파이통
컵2개
안경
그림그리다 만 빈 엽서 볼펜
크래커
쓰레기봉지

정면
걀라아줌마
이 아줌마도 분명 잠이 안와서 뒤척이는 중인데 포기않고 노력중이시다ㅎㅎ 원래 lateral자리이신데 부지불식간에 내 앞으로 옮기셨다.

위쪽
대체로 2층엔 사람이 잘 없다.
핫한 구간에서만 꽉 찬다.
수건을 한 장 밖에 안줘서 2층에 말리고 있다.
인도 기차를 생각하면 1층과 2층 사이 간격은 정말이지 휴먼스케일이다. 그것도 코카시안
나따위는 아무리 허리를 쫙쫙 늘려도 닿지않는다.ㅎㅎ 감사하다.

오른쪽
알리나가 2층에서 자다가(자려고 시도) 내려와서 뭔가를 보고있다. 웃는게 참 예쁘다. 내 앞에 크래커를 두고 간헐적으로 와서 집어간다. 나름의 조절방법인 것 같다.

1시방향으로는 좀 전에 어떤 작은 역에서 탄 커플이 앉아서 얘기를 하고있다.
얼마전까지는 진짜 와 나만 빼고 다 자네 싶었던 열차였는데, 몇 명이 깨어있으니 왠지 동지애가 느껴진다.

이 와중에 초콜렛을 반이나 먹었다...

벌써 여기서 일주일이나 지냈다는게
소름돋게 안믿긴다. 다시한번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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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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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알리나에게 한국어를 알려주었다.
한국어를 가르쳐주면서
음 우리나라 말도 노답이구나
키릴엔 왜 비스꾸무리한게 이리 많은 것이야 하고 불만을 내비치니 한글 알려달라고...깨갱 역관광ㅋㅋ
vladi 이게 브라디가 아니라 블라디 인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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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주일차
하바롭스크 도착
1시간 정차라 뭐라도 할까 했는데
그냥 역앞가서 핫초코 한잔 했다.
편의점에서 물 부어서 먹는 그 천원짜리를 두배에 팔고있었다ㅋㅋ신기

어젯밤에 비글들이 들이닥쳤다!!!
어마어마한 양의 초글링들이 객차를 채워서
열차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이어폰과 함께.
보내려다가

말라위 사진도 보여주고 동영상도 보여주고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어느 날은 객차 안이 사람이 있는겨 없는겨 싶을 정도로 적막하기도하고
어떤 날은 초등학교 운동회같기도 하고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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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이름모를 역
오늘 하루도 어찌저찌 지나간다

이제 5시간만 더 지나면 내린다.
그래서 아마 못 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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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평생에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 창 밖이, 똑같은 자작나무들이지만, 좀 아련하게 보였다. берёза

잠이 안와서 눈을 부릅 뜬 채로 가만히 누워있으면 이 드르륵 거리는 진동 적당한 소음 그리울 것 같은 느낌이다.
에효

내 뇌는 전무후무한 힐링중일거다 말라위에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가 지고 열차에 등이 꺼지면
자동적으로 밤편지가 듣고싶어진다.

매일 밤
이 오픈된 공간에 오십여명이 가득 차 있는데 세상 희안한 다른 소리들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언제든 눈을 감고
가장 먼 곳으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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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무단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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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하게 그리울 풍경

6:32인가 34인가 아무튼 샤프하게 예정시간에 도착하고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7시5분 기차를 탔다.
바빠서 인증샷 못 찍었다ㅋㅋㅋㅋ

바다가 얼어있었다. 여기 부동항 아니었음...? 바다열차! 기차타길 잘했다.

심지어 저~멀리서 사람이 걸어다님

시간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거리에 대한 개념도, 서울부산400km는 멀다고하면 안되겠음)

비행기 두시간 정도 동네 역과 역사이
into the fine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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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Good job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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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이 뭔가 운치가 있네요, 늘 궁금했던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야기 잘 봤습니다 ^^

4-8일차를 한꺼번에 클리어하셨군요ㅋㅋㅋㅋㅋㅋ
조금 더 천천히 보고 싶었지만 야속하게 달리는 스크롤아..
외전은 없나요?! ㅎㅎ

ㅋㅋㅋㅋ다시타면요.... ?ㅠㅅㅠ 일상이 바쁘니 다시 타고싶어집니다ㅋㅋㅋㅋ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생한 여행기 잘봤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스팀잇에서 여행기 올리는게 젤 힘든거같아요.
사진도 많이들어가고

네 그래서 가독성이 떨어지더라도 저를 위해 한번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많이하셨습니다.

먹고자고보고멍때리고의 순환

몸은 짜리몽땅 사육화

마음? 정신적 짜리몽땅 뭔가 남았겠음

청춘은 아름다워라.

내인생 돌리도!(peter의 눈팅결론)

감사합니다ㅎㅎㅎ 댓글도 다 보았어요!!:)
저도 인천출신인데 반갑습니다ㅋㅋㅋ

글타면 더욱 情이갑니다.

心香 쵸코파이 발사!

ps. 건강하시고요. 다음 포스팅 기대할께요.

러시아어를 못하셔서 한국어를 가르쳐버리는건가요?? ㅎㅎ

많은 사진과 함께 생생한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매순간을 가까스로 기억하기 위한 손부림ㅋㅋㅋㅋㅋㅋㅋㅋ특히 5일째는 압권이네요ㅋㅋㅋㅋ고생많으셨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설마 바다도 언다는 그곳에서 신으신 쪼리인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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