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

in #kr3 years ago

누구에게나 누구를 열렬히 사랑했던 시절이 있다. 혹시 없었다면 앞으로 그런 시간이 펼쳐지길 바란다. 순간의 감정이겠지만 나보다 누군가를 더 아끼는 듯한 마음, 실제로 실행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지만 나보다 그 이를 위한 선택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열정, 그 사람 대신 내가 아프고픈 애달픔

사람이 착해지려면 누군가를 사랑해 보기를 권한다. 그 사랑을 다듬고 바른 모양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다보면 헤어짐의 쓰라림도 참아진다. 내 곁에 있는 것보다 내가 곁에 없는 것이 행복하다면 보내줄 수 있는 마음. 난 사랑하려는 사람들이 그 마음을 알았으면 한다. 내가 소유할 수 없다면 망가뜨리려는 그 파괴적인 행태를 기사로 접할 때마다 처음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그런 파국으로 끝난 것에 나도 마음이 쓰리다.

내가 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냉정과 열정 사이 ost들을 듣는다. 준세이의 표정만 봐도 내 마음은 다시 봄 날의 따뜻한 햇살에 졸고 있는 고양이 표정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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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의 주인공 준세이)

나도 요즘은 주식도 하고 코인도 한다. 매일 숫자에 파묻혀서 살다보면 꽃도 나무도 하늘도 공기의 맛도 무감각해 진다. 다행히 매일 엄마와 산책을 하기에 조금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지만 투자의 성공이나 실패와는 별개로 사는 맛이 무엇인지 잊어가는 기분이다. 번 돈을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기쁨인데 우리 가족은 모두 소비에서 행복을 찾는 편이 아니어서 그 것도 순간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돈을 쓸 수 있는 여유를 가졌음이 즐거울 뿐인 듯 하다. 용돈을 주면 동생이 가장 기뻐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뭐라도 부모님과 할머니를 위해 해드리고 싶다. 할머니 틀니도 보청기도 핸드폰도 전부 새로 해드리고 싶지만, 여유의 유무와 별개로 내가 그렇게 해드리는 것이 삼촌과 이모들에게 부담일 수도 있다는 부분에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 겨울엔 내복, 봄 가을엔 꽃 화분, 평소에는 간식을 사다 드리면 좋아 하신다. 이제는 의사소통이 힘들고 거의 했던 말만 하신다. 가끔은 내 안의 스트레스 때문에 같은 말만 하시는 할머니를 뵈어도 기쁘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랑 이야기가 일상의 푸념으로 흐른 건, 다시 연애를 하면 나만 설레이고 행복질까봐 겁이 나서이다. 멍청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 쾌락을 모든 것보다 앞서서 생각할 수 있었던 20대의 마음가짐은 다시 가질 수 없는 그 무언가이다. 그건 이제 생각해보면 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욕이든 식욕이든 소유욕이든 욕구에만 충실했던 삶은 다시 가질 수 없을 듯 하다. 그건 선악의 측면에서 악에 가깝지만 설레이고 즐거웠던 추억은 그 시절에 집중되어 있다. 게임이 재미가 없어지고 음악을 찾아 듣기보다 예전에 들었던 것을 듣고 영화를 보는 일조차 고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내 삶에는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나의 변화 그로 인한 주변의 변화 언젠가 해야 할 이별을 준비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껴야 한다. 이 글의 완성이 이틀 이상 걸렸다. 내 안의 것을 글로 풀어내는 연습도 지속해야 한다. 모두의 마음이 편안해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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