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44] 브리저튼 시즌4 클리셰는 결국 클래식일까
벌써 시즌4까지 나온 Bridgerton은 줄리아 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원작 역시 형제자매 각각의 러브스토리가 따로 있어, 시즌4까지 왔지만 아직 등장하지 않은 주인공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각 시즌마다 한 명의 주인공과 하나의 로맨스 클리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시즌1은 브리저튼의 시작, 다프네의 ‘계약 연애’, 시즌2는 앤서니의 ‘혐관에서 사랑으로’, 시즌3는 콜린과 페넬로페의 ‘친구에서 연인’까지. 익숙한 설정이지만, 그것을 매력적으로 살려내는 것이 이 시리즈의 힘인 것 같다.
그 흐름을 이어 시즌4는 베네딕트의 이야기로, ‘신데렐라 서사’를 기반으로 한다.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소피, 그리고 12시가 되자 구두가 아닌 장갑 하나를 남기고 떠나버린다. 그런 그녀를 찾아 헤매는 베네딕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시즌 역시 뻔하다. 인연은 계속 엇갈리고, 신데렐라의 계모와 못된 언니—아니, 한 언니의 집요한 괴롭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잃지 않는 꿋꿋한 소피. 결국 그녀는 가만히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용기를 내어 사랑을 쟁취한다.
그녀의 출생에 숨겨진 배경이 있길 바랐던 베네딕트의 어머니만큼이나 시청자들도 같은 기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대를 비틀듯, 소피의 어머니는 하녀로 설정된다. 대신 주변 인물들이 힘을 모아 그녀를 귀족으로 ‘만들어낸다’. 마치 기존의 관습과 전통에 도전하듯 말이다. 뻔한 듯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이 변주가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이별’이라는 감정을 깊게 다룬다. 단순한 사랑의 끝이 아니라, 관계의 변화와 성장, 그리고 각자의 선택으로서의 이별. 떠나보낸 전 배우자를 기리는 모습, 미움으로 가득했던 이별이 이해로 바뀌는 과정도 인상적이다. 베네딕트와 소피 역시 서로를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왕비와 애거사의 우정 또한 또 다른 형태의 이별과 시작을 담아낸다.
프란체스카의 서사를 포함해 여러 인물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시즌 전체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인지 마치 마지막 시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세계에는 남아 있는 이야기가 많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주인공들이 있기에, 끝이 아니라고 믿게 된다.
익숙한 이야기, 예상 가능한 전개. 그럼에도 계속 보게 만드는 힘. 시즌4 역시 그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새롭지는 않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뻔하지만 여전히 설레는 이야기. 결국 브리저튼은 클리셰를 가장 매력적으로 사용하는 드라마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준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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