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60]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딱 우리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 영화였다.
레트로 감성을 담은 작품들은 많지만, 이 영화는 유독 더 가까이 와닿았다. 비디오 가게, 삐삐, 수학여행 같은 디테일들이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그 시절의 공기와 감정을 그대로 불러오는 느낌이였다.
영화는 1999년을 배경으로, 친구를 대신해 시작된 작은 관심이 예상치 못한 감정으로 번져가는 과정을 그린다.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 시절 가장 소중했던 ‘우정’과 ‘순수함’을 함께 담아낸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아련하다.
요즘 작품들처럼 자극적으로 몰아가지 않고, 그 시절 우리가 느꼈던 서툴고 조심스러운 감정을 천천히 쌓아간다. 덕분에 어느 순간, 화면 속 이야기가 아니라 내 기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변우석 배우 때문에 보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청춘 배우들의 풋풋한 에너지 자체가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고 느꼈다. 어색하지만 진심 어린 눈빛, 서툴지만 솔직한 표현들이 오히려 더 설레게 만든다.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법칙을 따른 것일까…
후반부에 갑자기 연락이 끊긴 남주,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첫사랑의 기억’이라는 점에서 보면 납득 가능한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이 영화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지나온 순간을 꺼내 보여준다.
그래서 보고 나면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고, 또 누군가는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게 되는 그런 영화다.
생각보다는 시시했지만, 아쉽지 않은, 과하지 않은 즐거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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