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달과 6펜스로 유명한 서머싯 몸.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데다 작품 활동 또한 왕성히 하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고
90대까지 장수한, 소위 말하는 성공적인 인생으로 보인다.
그의 조카가 썼다는 책에 서머싯 몸이 죽음을 앞두고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90대의 서머싯 몸이 눈물을 흘리며 하는 얘기는 바로 이렇다.
"나는 인생을 잘못 살았어.."
조카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한평생 작품 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많은 사람들의
인정도 받지 않으셨습니까?"
서머싯 몸: "그게 대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는 차라리 작품을 쓰지 말았어야 했어.."
"나는 내 인생의 모든 것에 참여했었어야만 했어..
경비원과 마주칠 때에도, 샤워를 할 때도
나는 그 모든 순간에 참여했었어야 했어.."
"하지만 지금 후회해서 뭘 어쩐단 말인가?
인생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SNS에서의 나의 활동이
나의 실제 삶을 지배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글을 쓰는데 너무 집착해
나의 아기가 엄마의 손길을 원하는 그 순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한다.
나의 이미지를 관리하는데 너무 신경을 써
주위 사람의 표정, 그들의 고단함을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한다.
나의 협소한 판단으로
이 순간은 중요한 순간, 이 순간은 놓쳐도 되는 순간,
이 사람은 중요한 사람, 이 사람은 신경 안 써도 되는 사람을
정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내 인생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순간은 없고,
세상에 어느 사람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하나,
"우리의 인생이 단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 뿐인 인생에서 우리의 이 찰나 순간 순간은
모든 것이 중요하다.
나를 지나치는 모든 사람은 다 중요하다.
그 순간이 설사 고통의 순간일지라도
우리는 그 고통의 순간도 오롯이 느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에
의무감으로 읽지 않도록 노력한다.
설사 다른 사람의 글이 내가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더라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주제더라도
그는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 하고 싶은건지
잠시나마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다.
나는 나의 소중한 순간을 그것에 쏟고 있는 중이고
그것의 객관적인 중요성과 상관없이
우리는 오롯이 그것에 참여해야만 한다.
삶의 매 순간에 오롯이 참여하기.
어쩌면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인생의 모든 것에 참여했었어야만 했어..
경비원과 마주칠 때에도, 샤워를 할 때도
나는 그 모든 순간에 참여했었어야 했어..
왜 소름이 돋을까요. 막 소름이 돋아요.
저도 잘못 살아온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삶의 매 순간마다 참여하는 자세.. 저에게 정말 필요한 말입니다.
slay님 저도 잘못 살아온 것 같습니다..ㅜㅜ
참여하기는 커녕 왠지 모를 두려움에 남한테 부족한 사람이라는걸 들킬세라 항상 전전긍긍하며 그 순간에 그 상황에 전혀 집중 못 하고 제 안에 갇혀 살았던 것 같네요.. 무엇을 위해 저는 그랬을까요.. 이제라도 알았으니 이제부터 매순간 참여하려 합니다..
저는 요즘에도 이유 모를 제 안의 두려움과 망설임과 싸우는데요.. 피하지 않으려 해요.. 더이상 피하기엔 그렇게 인생을 너무 많이 살았어요 ..
내 이기적임에 얼마나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왔는지.
그 순간 순간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인데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후회해왔고 내가 죽는 날, 눈 감는 날 나도 분명 저런 후회를 하며 눈을 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정말 소름이 돋아요. 나의 어리석음에 내 주변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지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 보며 주변은 돌아보지 않는 그런 실수를 하루에 수십번은 반복하면서도 그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이러는 내 자신을 보면 저는 항상 각성해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 안의 공허함, 두려움, 불안, 이기심이 있어 남들이 쉽게 다가올 수 없을 만큼 아픈 가시들이 있어서 사람들을 다치게 한 내 자신을 반성합니다... 제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었고 앞으로도 후회하겠지만, megaspore님 말씀대로 저도 노력해볼래요. 그만 후회하고 싶어요. 후회만 하기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잖아요.
slay님
오로지 나만 보며 주변은 돌아보지 않는 그런 실수를 하셨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제가 딱 그렇게 살아온 것 같아요.. 항상 저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고 주위 사람은 다 나를 상처주는 그런 존재로 여기며 자기 연민에 빠져 살아왔던 것 같아요..
항상 제 안만 들여다보고 저만 불쌍히 여기다보니 주위 사람은 전혀 제 눈에, 제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나는 항상 착한 척 포용하는 척 겉으로는 양의 가면을 쓰고 속으로는 항상 타인을 원망하며 살았던 듯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애꿎은 사람들에게 많이 상처준 듯 해요.. 그래서 저를 떠나간 사람들도 많구요..
그 당시에는 그 사람들이 저를 상처준 걸로 생각했는데 지나고보니 제가 제 안에만 빠져 남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던 문제가 컸던 것 같아요...
항상 나만 피해자로 생각하고 주위 모두를 나를 상처주는 가해자로 생각하며 오랜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래도 slay님 말씀대로 살아온 날보단 아직 살아가야 할 날이 많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우리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흠... 문득 저를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재미있는 상황이 생기거나 뭔가 기록하고 싶은 감정이 생기면 그 순간에 온전히 빠져들기 보다, 나중에 이걸 어떻게 기억하고 그리지? 이런 마음을 자주 먹게 되니- 뭔가 제 삶인데도 관찰자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D
leesol님~
너무나 많이 동감해요~~~~~
뭔가 기록하고 싶은 감정이 생기면 그 나의 인생에 소중히 찾아온 그 순간에 온전히 빠져들기 보단 이걸 어떻게 재해석해서 글로 표현하지??!! 음...
너무 한쪽에 치우치면 분명 잃게 되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머싯 몸도 나는 차라리 작품을 쓰지 말았어야 했어 하고 후회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조화로운 삶이 제일 좋은데 우리는 종종 한쪽에 치우쳐 다른 한쪽을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ㅜㅜ
오역에 가까운 번역이지만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 하다 이렇게 될줄 알았지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물론 그가 말한 의도는 오래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올 줄알았지 정도겠지만
우리는 쓸데 없는 것에 너무나도 많이 시간을 뺐기고
정말 참여하고 몸을 담가야 하는 일에는 우물쭈물 하는 것 같습니다.
능동적이지 못하고 생각이 많은 저로서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다시 태어날 수 없단 걸 알기에 앞으로의 삶에, 이 생애에
더 많이 참여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는 쓸데 없는 것에 너무나도 많이 시간을 뺐기고
정말 참여하고 몸을 담가야 하는 일에는 우물쭈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한 것에 우리는 항상 우물쭈물 하다가 버나드 쇼처럼 묘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정작 그닥 중요치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계속 신경 쓰다가 말이에요..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는 삶이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우리가 지금 이 순간부터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저도 같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모든 순간에 전념한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뜻하는지부터가 설명하기 아주 어렵습니다. 아마 이는 형이상의 영역에 속하는 개념이기 때문이겠지요.
kmlee님~ 모든 순간에 전념한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후회하지 않기 위해 모든 순간을 소중히 한다는 것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삶을 매 순간 즐긴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순간도 돌이켜보면 계속해서 아쉬움의 연속이더라구요.
인간의 삶이 진정 완벽할 수 없겠지만 완벽함에 다가가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아쉬움을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후회따윈 하지 마라
후회하는 이 순간을 언제가 나는 또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
그저 순간을 살아가라
서머싯 몸..작가에 대한 글은 처음 접해서 신기하네요.
고갱 작품을 좋아해서 달과 6펜스 작품은 흥미롭게 읽었지만 작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서 죽기전 남긴 말들이 작가에 대해 더 생각하게 하네요.
오늘은 제 일상에 조금 더 감사해야 겠네요~
오늘도 너무 좋은 말씀 잘 보았습니다. 정말 오늘은 특히 공감되는 말씀이 더 많은 것 같네요.. 단 한번밖에 없는 인생 그리고 흐르는 시간을 너무헛되이 보내지 않나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 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찰나가 모여 영원을 이룹니다.
언제나 매순간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면
후회 때문에 미래를 그르치는 일은 없겠지요.
제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게 되는 말이네요 ㅠㅠ
역시 뭐가 되었든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자기 상황에 맞추어서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리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후회가 되더라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노무짜스님~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나중에 대부분 후회 된다는 말씀 크게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