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 삶] 우리집 고양이를 소개합니다 (첫만남 에피소드)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진저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선 저희집 고양이를 소개하려 합니다. 제 포스팅에 가끔 등장하기도 했었는데요, 정식으로 소개를 드린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저희집 고양이는 제가 이전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새로 구직활동을 하던 시기인 2015년에 저희 집으로 왔습니다. 혼자서 수험생활을 하려니 적적하기도 했고 이전부터 유기묘를 꼭 데려다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타이밍이 잘 맞은 상황이었죠.



고양이는 파주에서 왔습니다. 임시보호(이하 임보)해 주시던 분의 말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에서 여기저기 기웃대는 고양이가 눈에 띄었는데 이미 손을 탔는지 사람을 잘 따르고 심지어는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배를 보여주는 녀석이어서 들고양이는 아니겠지 싶었다네요. 임보자분이 집 나온 고양이인 줄 알고 주인을 찾아 두어 달 백방으로 헤맸는데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입양을 보내기로 마음 먹으셨답니다. 그분이 직접 이 고양이를 키우고도 싶었는데 이미 그 집에 고양이 두 마리에 개 한 마리까지 키우고 있어서 단념하셨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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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저희 집에 온 날 집안을 탐색하는 도밍고(2015. 1.)

임보자분께서 친히 저희 집까지 고양이를 데리고 와 주셔서 저는 편하게 고양이와 상봉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처음 저희집에 오자마자 꼬리를 쳐들고 탐색전을 벌였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사이즈의 고양이어서 저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매번 길고양이만 봤지 이렇게 건장하고 뼈대 굵은 고양이는 처음 봐서 흡사 '작은 맹수' 같아 보였습니다. 임보자께서 떠나시고 고양이와 단둘이 남겨진 저는 고양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개는 많이 키워 봤지만 고양이는 처음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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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침 중인 도밍고(2017. 7.)

당시는 1월말로 꽤 추운 계절이어서 집에 보일러를 뜨끈하게 켜놨습니다. 여정이 고됐는지 고양이가 뜨순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워 코를 골고 자더군요. 집주인은 전데 괜히 위축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고양이에게서 왠지 모르게 술취한 아저씨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 고양이에게 '도밍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도밍고Domingo'는 스페인어로 일요일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주말과 휴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플라시도 도밍고라는 유명 성악가가 있는데 그 성악가 아저씨 외모에서 느낀 인상과 이 고양이의 인상이 비슷했기 때문이었어요.


<참고자료: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 홍보영상>


그날 밤 저는 고양이가 무서워 제 방에서 문을 잠그고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바깥에서 도밍고는 콜링을 해댔습니다. 더욱 무서웠습니다. 아직 중성화 전이라 짝을 찾는 모양이었습니다. 아마 도밍고가 전 주인에게 버려진 이유가 이것 때문일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직 어린 친구가 아기 고양이를 키우다 나이가 드니까 중성화수술을 시킬 돈이 없어 고양이를 내버린... 충분히 있음직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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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 후 기분이 상한 도밍고(2015. 1.)

이튿날 동물병원에 가서 중성화 수술을 하고, 약도 먹이고 약도 발라주고... 아무튼 만난 지 24시간도 안 돼 많은 일을 함께 했습니다. 고양이는 밥도 잘 먹고 잘 회복했고, 중성화 수술 이후로 애교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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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반죽이 좋다'고 하죠? 그 표현은 우리 도밍고를 위해 있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도밍고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경계하지 않고 다정하게 대해줍니다. 먼저 다가가서 자기 몸을 갖다대고 기분이 좋을 땐 배도 보여 줍니다. 고양이를 처음 대하는 분도 도밍고 같은 고양이라면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을 겁니다.



도밍고와 첫 만남에 관한 일화는 이 정도로 정리하기로 하고 제가 매일 마주하는 장면들을 좀 맛보기로 보여드릴까 해요. 도밍고는 매일 이러고 지냅니다. 우리 도밍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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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침 전 집사 발치에서 아등바등대는 도밍고(201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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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을 한껏 뿜어내는 도밍고(201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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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발청소 중인 도밍고(201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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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손을 피해 협탁 아래로 숨은 도밍고(201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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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lovely looking Cat @muninger! :-D High P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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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 껴안고 자고 싶어요 포근 ㅠㅠ.........

겨울에는 꼭 끌어안고 잘 만합니다. 지금은 아무래도 너무 더워요..ㅜㅜ

사랑으로 못이기는 더위라늬....

Good post my friend i am @djnoel :)

엇..그러고보니 진짜 성악가 도밍고와 비슷한 느낌이나네요^^ 잘봤습니다.~

흰 머리(흰 털)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ㅋㅋㅋ

아무래도 그것때문인것 같아요..ㅎㅎ

도밍고 이름이랑 잘 어울려요!^^ 중성화수술도 잘 마치고 기특하네요!! 쓰담쓰담~좋은 집사님 만나서 다행이예요

넵 감사합니다. 사는 동안 야옹이와 재미나게 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술취한 아저씨 사진 너무 귀여워요ㅎㅎ발청소 하는 건 생각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네용ㅋㅋㅋ사진 잘 봤어욧ㅋㅋ훌륭한 집사님이신 거 같습니닷ㅋㅋ

고민고민하는 모습ㅋㅋ 더욱 훌륭한 집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고양이 너무 귀엽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종종 고양이 사진으로 찾아뵐게요.

welcome Munginger to Steemit! . I hope you enjoy your time here, its a great community :) Nice post, i will follow your account, please follow me at @khunfarang

도밍고 귀엽네요!! ㅎㅎ 술취한 아저씨라니... ㅋㅋ

아재 느낌 충만한 괭이랍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