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아야 할 영화 음악계의 거장 한스 짐머(Hans Zimmer)

in #kr6 years ago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기 전, 저는 누군가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비록 내가 관심이 없는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도 상식으로 알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 중에 하나가 스티브 잡스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은 꼭 알아야 한다며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물론 여자친구는 IT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으니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히 무얼 하는 사람인지는 몰랐을 겁니다. 어떤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이끌어낸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사람이라도 분명히 알아 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작은 상식 하나가 자신의 가치를 조금씩 높여준다고 생각하니까요.

영화 음악계에서도 아주 핫한 이름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한스 짐머(Hans Zimmer)입니다.

hans_zimmer.jpg

우선 한스 짐머가 작업한 영화의 내역을 서술합니다.

레인맨(Rain Man, 1988)

블랙 레인(Black Rain, 1989)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Driving Miss Daisy, 1989)

그린 카드(Green Card, 1990)

폭풍의 질주(Days Of Thunder, 1990)

퍼시픽 하이츠(Pacific Heights, 1990)

전선 위의 참새(Bird On A Wire, 1990)

K2(1991)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1991)

파워 오브 원(The Power of One, 1992)

쿨러닝(Cool Runnings, 1993)

트루 로맨스(True Romance, 1993)

고공침투(Drop Zone, 1994)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

르네상스 맨(Renaissance man , 1994)

비욘드 랭군(Beyond Rangoon, 1995)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 1995)

더 록(The Rock, 1996)

더 팬(The Fan, 1996)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

피스메이커(The Peacemaker, 1997)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1998)

이집트 왕자(The Prince of Egypt, 1998)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

에버래스팅 피스(An Everlasting Piece, 2000)

엘도라도(The Road To El Dorado, 2000)

미션 임파서블 2(Mission: Impossible II, 2000)

진주만(Pearl Harbor, 2001)

한니발(Hannibal, 2001)

스피릿(Spirit: Stallion of the Cimarron, 2002)

링(The Ring, 2002)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 2002)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 2003)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 2003)

매치스틱 맨(Matchstick Men, 2003)

태양의 눈물(Tears Of The Sun, 2003)

썬더버드(Thunderbirds, 2004)

킹 아더(King Arthur, 2004)

배트맨 비긴즈(Batman Begins, 2005)

마다가스카(Madagascar, 2005)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2006)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2006)

로맨틱 할리데이(The holiday, 2006)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2007)

심슨 더 무비(The Simpsons Movie, 2007)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2008)

쿵푸 팬더(Kung Fu Panda, 2008)

프로스트/닉슨(Frost/Nixon, 2008)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 2009)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2009)

더 퍼시픽(The Pacific, 2010)

인셉션(Inception, 2010)

드래곤 길들이기(How to Train Your Dragon, 2010)

메가마인드(Megamind, 2010)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2011)

쿵푸 팬더 2(Kung Fu Panda 2, 2011)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2011)

마다가스카 3(Madagascar 3: Europe's Most Wanted, 2012)

다크 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 2012)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2013)

론 레인저(The Lone Ranger, 2013)

러시(Rush, 2013)

노예 12년(12 Years a Slave, 2013)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The Amazing Spider-Man 2, 2014)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채피(Chappie, 2015)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 2015)

쿵푸팬더 3(Kung Fu Panda 3, 2016)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

레전드 오브 타잔(Legend of Tarzan, 2016)

인페르노(Inferno, 2016)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2016)

보스 베이비(The Boss Baby, 2017)

덩케르크(Dunkirk, 2017)

블레이드 러너 2049(Blade Runner 2049, 2017)

엑스맨: 다크 피닉스(X-Men: Dark Phoenix, 2018)

라이온 킹(Lion King, 2019)


다음과 같은수상 내역과 후보 지명 내역도 있습니다.

아카데미상
2014: 《인터스텔라》
2000: 《글래디에이터》
1998: 《씬 레드 라인》
1998: 《이집트 왕자》
1997: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996: 《프리쳐스 와이프》
1994: 《라이온 킹》 (수상)
1988: 《레인 맨》

골든 글로브상
2004: 《스팽글리쉬》
2003: 《라스트 사무라이》
2002: 《스피릿》
2001: 《진주만》
2000: 《글래디에이터》 (수상)
1998: 《이집트 왕자》
1994: 《라이온 킹》 (수상)

그래미상
2001: 《글래디에이터》
1996: 《크림슨 타이드》 (수상)
1995: 《라이온 킹》
1991: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출처 : https://namu.wiki/w/%ED%95%9C%EC%8A%A4%20%EC%A7%90%EB%A8%B8#fn-22>


굉장히 많은 작품에 참여하였습니다. 물론 이 모든 작품들은 단독으로 작업한 것들도 있지만 누군가와 협업한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한스 짐머는 근 30년째 헐리우드 음악계에서 아주 핫한 영화음악가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1957년 출생한 한스 짐머는 독일 태생의 유대인으로서, 1939년 그의 어머니가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영국으로 이주한 덕에 비교적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었던 인물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던 어머니와 발명가 겸 엔지니어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피아노 수리의 능력을 보인 이 놀라운 직업 흡수력의 능력은 부모님의 직업이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아버지가 이발사이셨고 어머니가 미용사이셨던 제가 군대에서 이발병이었던 사실도 떠올려 봅니다. 그 때의 기억으로 아직도 심한 곱슬머리를 가진 남자분들을 보면 바리깡이 들어가지 않아 고생했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2주간의 피아노 레슨을 끝으로 피아노 연주를 독학하다시피 한 그는 결국 hurtwood house 라는 영국의 꽤 명문 학교를 나오게 됩니다. 수업료가 비싼 학교로 이름을 올린 적도 있는 학교네요. 1970년대 중반 그는 펑크밴드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전기가 자주 끊어지는 Brington 지역의 아파트에 살면서 신디사이저가 주무기인 그는 꽤 좌절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 영국의 전기사정으로 인해 당시 영국에는 기타 연주자가 많았을 거라는 얘기를 직접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그는 오케스트라 형태의 음악을 초기부터 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중음악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EDM에 더 더 가까운 음악을 했었습니다. 비틀즈의 그룹 이름을 모방한 삼류적인 밴드 이름 The Buggles의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한 그는 뮤직비디오에서 후반부에서 키보드를 치는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한스짐머의 모습은 이삿짐센터를 부르면 와서 견적 봐줄 것 같은 푸근한 외모를 자랑하지만 (이름도 '짐머') 젊은 시절 풍성한 머리의 한스 짐머는 지금과는 색다른 모습이네요.

그는 이후 작업하게된 CM송을 계기로 영상음악에 흥미를 갖게된 그는 이후 영화 음악으로 방향을 틀게 됩니다. 결국 존 윌리엄스, 엔니오 모리코네와 더불어 영화 음악계에서 거물이 되고, 사장이 직원들을 리모컨으로 조종할 것만 같은 이름의 회사 'Remote Control Production' 을 설립하게 됩니다. 이후 제자들을 양성하게 되는데 트랜스포머 등 마이클 베이 감독과 자주 작업하기로 유명한 스티브 자블론스키, 캐리비안의 해적의 음악 담당 클라우스 바델트, 제이슨 본 영화 시리즈의 음악으로 유명한 존 파월, 퍼시픽 림과 왕좌의 게임, 그리고 아이언맨 1의 음악을 작곡한 라민 자와디,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2, 3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음악 담당 헨리 잭맨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 론 밸프 (Lorne Balfe), 제프 자넬리 (Geoffrey "Geoff" Zanelli) 라는 작곡가도 포함입니다. 이런 현상이 좋게 얘기하면 헐리우드 영화 음악계에서 한스 짐머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나쁘게 얘기하자면 아주 많은 영화에 그의 성향이 개입된 개성없는 음악의 영화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쪽에 조금 더 많은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스 짐머는 오케스트라 음악을 한다는 것에 본인 스스로도 자부심을 굉장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에서는 오케스트라라고 하기에는 유독 많은 반복 패턴을 띄고 있기에 이런 탓으로 그의 음악이 식상하다고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가 영화 음악을 하기 전 대중음악에 몸 담았던 사람으로서 그 패턴이 몸에 배인 결과겠지만, 너무 반복이 없는 음악 또한 귀에 피로감을 더해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복 진행이 듣기 좋으냐 나쁘냐는 결국 개인의 취향이겠죠.

그가 워낙 유명한 나머지 그의 음색을 유사하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가상악기들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작곡에 필요한 DAW를 조금 사용하실 줄 알고 한스 짐머의 음색을 흉내내고 싶다면 이 가상악기를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목 없음.png

한스 짐머의 음악을 한 곳에 모아놓은 유튜브 동영상을 링크합니다. 당연히 다 들으실 수는 없을 테고 중간중간 마우스로 찍어서 들어보시면 아마도 아는 음악이 나올 겁니다.

한스 짐머에 대해 알고 싶어서 국내외 자료들을 뒤졌습니다. 특히 영국 잡지 'Music Tech' 2018년 7월호를 해석해 가면서 보는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포스팅 해놓고 보니 생각만큼 많은 분량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냥 제가 아는 것을 공유함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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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감사합니다~ 무더위 가라~

익숙한 이름인데 자세히 찾아본 적은 없기에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video kill the radio star의 프로듀서였다니! 몰랐네요

아 한스짐머라는 이름은 알고 계셨군요? 대단하십니다 ㅎ

어마어마하네요
저도 한번 찾아서 들어봐야 겠어요
한스짐머

독과점 삘이 좀 나지요? ㅎㅎ

짱짱맨 출석부 호출로 왔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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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인셉션의 한스 짐머. ㅇ_ㅇ 멋지군요. ㅎㅎㅎㅎ 인셉션 정말 충격적인 영화였어요.

한스짐머 음악감독님 영화를 거의 다 관람하고 OST 들은거 같아용~ ^^
OST만 들어도 영화 장면들이 떠오르는~ ㅋㅋ
글 감사합니당~!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뭐 사실 이분 음악 한번도 못들어봤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ㅎㅎ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엔니오 모리꼬네를 좋아하는 친구가 한스 지머를 정말 싫어했죠. 싫어할 필요까지는 없었을텐데...

그쪽 분들의 팬들은 한스짐머를 별로 안 좋아한다던데 사실이었군요~

왠지 지금 대화가 낯이 익은데... 예전에도 이야기 한 적 있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제가 한스짐머에 대해 깊이 알아본 건 불과 며칠 전 입니다.
데자뷰를 경험하셨군요 ㅎ

이렇게까지 대단한 사람이었다니...ㄷㄷㄷ

근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ㅇ ㅏ..

아 저는 마블꺼 좋아해서요~ ㅋㅋ
이 사람 마블과는 연이 없는 듯요 ㅋ

저도 마블좋아해요 ㅎㅎㅎ

슈퍼맨대배트맨은...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 때문에 음악이 하나도 기억 안나서....ㅎㅎ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던가요? 니 어머니와 내 어머니의 이름이 같다는 그 반전이요?

처음부터 굉장히 공감하는 말을 읽고 끝까지 다 읽어버렸네요. ㅋㅋ
“어떤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이끌어낸 사람이 있다면 그런사람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사람이라도 분명히 알아 둘 필요는 있다, 그런 작은 상식하나가 자신의 가치를 조금씩 높여준다”
요말때문에 꼭 알아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다 읽었습니다. ㅋㅋ
아마 한스짐머에 대해서는 꼭 기억 할 것 같네요. ㅎㅎ
글 잘 읽고 팔로우 하고 갑니다. :)

끝까지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도 알아가면서 이런 내용은 다른 분들에게도 공유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