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서울대학교 철학과 강진호 교수님의 퇴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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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철학에서 논의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과 개념들이 다름 아닌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이성적 능력, 우리 자신의 믿음과 행동의 이유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능력을 끝까지 발휘했을 때 다다를 수밖에 없는 질문들과 개념들이라면, 그리고 인간이 일단 자신의 믿음과 행동의 이유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이상 인간은 그러한 물음을 끝까지 추구할 수밖에 없다면, 철학은 결코 소멸될 수 없을 것입니다. 철학이 소멸될 수 있는 조건은 우리가 물어볼 수 있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거나 또는 우리가 물어볼 수 있는 능력을 아예 상실했을 경우뿐인데, 전자의 경우 인간은 신이 될 것이고 후자의 경우 인간은 동물이 될 것이므로 어느 경우에도 우리가 아는 인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 철학은 소멸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 철학적 탐구는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