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니스
한국어 판으로는 '무죄추정'으로 번역된 법정 드라마 소설이 있다. 80년대에 해리슨 포드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작년인가에는 애플 티븨에서 제이슨 질렌할 주연으로 드라마화되었다.
가장 먼저 접한 건 어릴 때 본 해리슨 포드 주연 영화였다. 뒷부분만 봤는데도 재밌었다. 나이 들어 소설을 읽었다. 걸작이다. 영상이 다 담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 작년쯤 본 드라마는 볼 만했으나, 마지막에 바꾼 결말이 별로였다.
쿠팡 티븨에서 이것저것 보다보니, 해리슨 포드 주연의 저 영화가 눈에 띄는 게 아니겠는가. 반가운 마음에 관람을 시작했다.
도입부가 신선했다. 어느 사내 아이가 엄마와 꽤 장시간 등장한다. 해리슨 포드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저 엄마가 나중에 해리슨 포드의 부인이 되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며 보다 보니, 아이의 비중이 너무 커진다. 심지어 살인 사건을 목격한다. 아, 저 아이가 저 충격으로 검사가 되나보다, 해리슨 포드의 어린 시절이구나. 원작을 재해석한 참신한 시도로구나! 감탄하며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보다보다 이건 너무 이상하다 싶어 검색을 해보니, 어이쿠야, 이건 '위트니스'고, 내가 찾던 건 '의혹'이었다. 관람을 포기할까 하다가, 리뷰가 괜찮고(고전걸작이라는 평이 많이 보였다), 심지어 감독이 피터 위어 아닌가?
그래서 끝까지 봤고, 지금은 후회한다. 시간 낭비다. 스릴러는 긴장감 없고, 결말은 뻔하다. 중반 도시남의 농촌 체험이 너무 길게 나온다. 게다가 여주는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피터 위어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비고 모텐슨의 데뷔 초 무명시절을 볼 수 있었다는 게 의외의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의혹'을 더 보고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