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다.

in #kr6 years ago (edited)

이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다.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이고
결말도 흐지부지하다
아주 평범한 이야기다.

<1>

어느 때와 다름없이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그날 그 애를 처음 봤다.
그렇게 잘생긴 외모는 아니었지만 적당한 키에 깔끔한 스타일
길거리서 보고 힐끗거릴 그럴 스타일
그 녀석은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 녀석을 나는 반대편에 앉아 계속 힐끔, 힐끔 보았고
볼 때마다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남자애가 손가락이 저리 이쁘냐..
보조개가 있는 거 같네 웃을 때 이쁘겠다.
몇 살일까? 내 또래 같은데 저 교복이 어디 거지.?
아! k고네 저번에 축제 왔던.
저거 축구공인가? 축구 잘 하나 보네.
피부는 왜 저리 좋아 웬만한 여자 피부네.,,

지금 생각하니ㅋㅋ오그라들어 죽겠다..
아이고 크레용아ㅋㅋ....

난 그 녀석에게 관심이 있었던 건 확실했다.
그리고 몇 정거장 뒤 난 내려야 했고
쓸데없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내렸다.

그리고 그날 밤 혼자 생각했다.
그 애 그 시간대에 매일 타는 거 같은데 내일도 있을까?라고.

그리고 다음날

똑같은 시간에 타는 버스 창문에 어김없이 그 녀석이 보였다.

힐끔.,
내가 처음에 그다지 잘 생긴 외모는 아니라 했었나?
정정한다.
잘생겼다,, 정말,,
힐끔 거리며 볼수록 더 잘생겨보였다.ㅠㅠ,,,
아.. 나 미쳤나 봐 어떡해,,,
알고 있다. 사람을 자꾸 힐끔힐끔 보는 건 예의가 아니란 거,,
근데 내 눈이 내 뇌가 ;;제어가 안된다..
그렇게 또 본 순간.
그 녀석도 내 쪽을 보고 있었고 순간 눈이 마주쳤다.

일생을 살면서 몇만 명의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지만 그때처럼 심장이 철렁한 건 처음이었다.
마주친 순간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팍 돌렸고,, 내 얼굴이 빨개지는 걸 나 자신도 느낄 수 있었다.

내릴 정류장까진 한 정거장이 남았지만,, 그냥 내려버렸다.
내리고 나니 침착해지며 든 생각은 내가 왜 이럴까,,?였다.
그렇게 그날의 바보짓은 끝났다.

3일째
그리고 어김없이 타고 있는 그녀석,
난 용기를 냈다.
녀석의 옆자리에 앉기로..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이건 나에게 엄청난.. 용기다 ㅋㅋㅋㅋㅋㅋ,,
그 녀석은 통화 중이었고 난 처음으로 녀석의 목소리를 들었다.
평범한 남자애의 목소리.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있는듯한 목소리
그런데 갑자기 그애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뉍?!!!! (실제로 이랬다.너무 당황해서)"
",,,,잠시 지나가게 다리좀,,"
"아,,네웨 지,,지나가세요,지송 아니 죄송합니다."

두마디 정도의 대화,,그리고 바보같은 내 목소리와 발음들,,,,
녀석은 평소와 달리 나보다 먼저내렸고 그날 잠자리
난.... 이불을 걷어찼다,,,

"뉍이 뭐야 뉍이 ㅜㅜ 바보같이. ㅠㅠ 아,,진짜ㅠㅠㅜㅜㅠㅜ
날 바보로 알진않겠지,,?? 아니근데 목소리도 바보같았고 ㅜㅜ
아아 하느님ㅜㅜ 부처님ㅜㅜ,제발,,잊게해주세요"

분명히 그 남고생은 신경도 안썻겠지만ㅋㅋ,,바보같던 나는 밤새 저생각을 하며,,잠이 들었다.

<2>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녀석과는 버스에서 마주칠때도 있지만 간흑 없는경우도 있었고
난 이 짝사랑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는 기묘한 감정을 거진 반년을 넘게 혼자 간직하며 애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온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든 여름이 다가왔고 그날의 일이 일어났다.

어느때와 같이 그녀석은 이어폰을 꽂고 창문을 보고 있었고
이젠 어느정도 노하우?가 생긴 나는 뒷편에서 녀석을 보고있었다.
그날의 다른점이 있었다면..두가지
첫번째 그날 녀석은 나보다 먼저 내릴라했고
두번째 녀석은 그날 무언가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축구공이었다.

녀석은 인지를 못했는지 그냥 내렸고 난 짧은순간 선택을 해야했다.

"가져다 줘야 하는거 아닌가..?아니야 오바야,,아니 그래도 좋은 인상을 심어줄수 있자나. 저공 비싼거 아냐? 그치만 그 공을 주자고 니가 내리면 저 애 이상하게 생각할꺼 같지않아?
지금 그게 중요해? 바보야? 너 이거 기회야. 아니야 오버하지마 내리는건 바보짓이다."

머릿속에서 찬성파와 반대파가 논쟁을 벌이고 있었고 난 빨리 결정을 해야했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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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문좀 열어주세요!"

난 선택했다.바보 소녀가 되기를
재빨리 공을 들고 뛰었다.
어디갔지..어딨지...아!
녀석은 신호등앞에 있었고 난 내얼굴보다 큰 축구공을 가슴에 안은채 뛰었다.
정말 미치게 뛰었다. 녀석을 놓칠까봐,

"저,,저기요 저기요! k고학생분!"
녀석은 이어폰때문에 내 목소릴 듣지 못했고 곧 신호는 바뀌었다.

"하,, 따라 잡아야해,,!
천성이 체력이 약한 나는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걸 느꼈지만 계속 달렸다.
모르겠다, 힘들어 마라톤도 안한고 농땡이를 부린내가 이렇게 달리다니,,

집념의 결과 였을까 따라잡은 난 녀석의 어깨를 툭쳤고 이내 그녀석은 돌아봤다.

이어폰을 빼고 나를 향해 ???거리고 있는 녀석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마치 뭐지,,이건?이런표정,,

그렇겠지,,뜬금 없이 이상한 여고생이,,자기 어깨를 치고 지 앞에서 헉헉거리고 있는데

그래도 숨이차서 헉헉거리며 난 말했다.
"헉,,저,,저기,,학,,이거,,공,,하아하아,,놓고 가셔서요,,하아하아,,이거 그쪽꺼 맞죠,,?"

햇살아래서 좋아하는 사람이 환하게 웃는 미소를 본적있는 분은 알것이다.
그것의 화사함 과 화려함 그리고 감동을.
그는 정말 환하게 웃어주었고 난 과호흡의 고통도 순간잊은채 감동을 받았다.

그의 웃음에 난 용기를 받았는지 말을 이어갔다.
저번과 다른점이 있다면 적어도 더듬지 않았다.
아무말 대잔치가 문제였지,,,

"저는 s여상2학년 크레용이라 해요.
사실 버스에서 예전부터 그쪽을 봤어요.,스타일이 멋지셔서 그니깐 제 말은!!그게 제가 막 이상한애가 아니거든여,,그니깐,,아그게 친해지고 싶어서요,,"

이말을. 끝내고 뜬금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그녀석은 얼마나 당황했을까,,뜬금없이 한 여고생이 자길붙잡고 이상한애기를 하니,,

녀석의 표정서는 아까의 환했던 미소는 없어졌고 이내.. 당황과,,죄책감 억울함 등 뭐든게 교차하며 보이고 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거 같아 보였고 끝마쳤는지 이내 말을 꺼냈다.

"아,,네 친해지는건 상관없어요, 그치만 전 2년을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있어요,질투가 아주 심하고요,,. 그쪽이 싫어서가 아니에요.,친해질순 있어도 깊은 관계를 맺긴힘들어요,
죄송해요"

그렇지, 당연 있을꺼라 판단은 되었다.,
어느정도 예측한 시나리오중 하나였지만 현실이 되니 눈물이 터졌다.

그리고 난 아무말없이 축구공을 주고
고개를 숙여 사과후
아무말없이 뒤돌아 떠났다.

<3>

집에 오는길에 그냥 눈물이 났다.
그녀석은 잘못한게 하나도 없지만 그냥 미웠다.
혼자 짝사랑하고,,고백같지도 않은 이상한고백을 멋없게하고,,차이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쇼한건 나인데,,,,그냥 그 녀석이 미웠다.
휴 당분간,,버스는 못타겠구나,,,,
그러고 보니 난 내 개인정보를 다 말했는데 정작 들은건없네..
아니다.들어서 뭐해,혼자 미련만 더 생길테니,,
그리고 집에서 훌쩍거릴때 아버지가 오셨다.

아버지는 신기한게 있다.
그날 내상태를 단번에 눈치채신다,,짪은 시간내
그만큼 나를 잘아시는분은 이분이 유일할꺼다.

그리고 어김없이 물으셨다.

"울보공주 오늘도 뭔일있었니?"
넥타이를 푸시며. 나에게 물었다.

"아니야...아무일 없었엉"
“눈이 울보상태 잖아 아빠한테 말해주면 고마울꺼 같은데?"
"..........사실은......."

난 그간일을 혼자 훌쩍거리며 다 애기했다.
아버지는 피곤한내색없이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끝까지 들어주셨고 끝내 웃으셨다.

"하하하! 그것때메 그런거야?"
"웃지마아,,!"
“미안 미안.그치만 아빠입장서는 귀여워 죽겠다.그리고 많이 성장했구나"(난 아직도 이말이 이해가 안간다,,뭐가 성장했다는건지,,)

아버지는 이내 차분하게 내머릴 쓰다듬어 주시며 말씀하셨다.

"아빠는 이리 생각해.일단 그 남학생은 니가 싫어서 그렇게. 말한건 아니야 그리고 니 나이때 이런슬픔 한번은 겪어야 나중에 내성아닌 내성이 생겨 지금 너가 가진 슬픔은 단순한 예방접종? 같은거지"

"뭐가! 예방접종야,이렇게 속상한데"

"아직은 모를수있어 그치만 나이먹으면 알게 될꺼야. 지금의 그 속상한 감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이 되있을지 그리고 그 시절을 생각하면 피식 웃는 너를 보게될꺼야"

"어떻게 그렇게 생각해,아빠 바보야?"

"난 내기할수 있어 그리고 아마 내가 이길꺼야"

당시 아버지의 위로는 이랬고
그 당시에 소녀는 아빠는 바보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이후 난 당분간 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
창피해서...
어차피 집까지 걸어갈수도 있는 거리니까..

속이 상한 감정은 쉴새없이 찾아왔다.
수업시간 휴식시간 잠자기전..밥먹을때도

무언가 흥미를 잃어버린 소녀는 그렇게 혼자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빙의해 있었다.

아버지는 그런 날 볼때마다 안타까워 하기는 커녕 흐믓해하시며 매번 똑같은 애길하셨다.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줘 살면서 슬픔의 단계는 쉴새없이 넘어야하고 그럴수록 넌 더 강해져 기쁨도 슬픔이 베이스를 깔아줘야 진정한 기쁨이 되는거야"

그렇게 소녀의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고
지금은 24살의 아가씨가 되었다.

아직 나는 아버지의말을 백프로는 아니더라도 80%정도는 깨닫고 있다.

역시

아빠의 내기는 또 승리했다.
내가 이 글을 쓴게 그 증거니까..

글서두에 이리 말했었다.

이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다.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이고
결말도 흐지부지하다
아주 평범한 이야기 이다.라고

맞는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추억이된 나의 소중한이야기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달콤한 나의 이야기.
내기를 건 아버지의 승리이야기ㅋㅋ

그리고

슬픔을 받아들여야 더 강해질수 있다는 확신을 준 나의 리얼스토리 이기도 하다.

written by cra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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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필력이 느껴지네요~~!
팔로우하고 보팅하고 갑니다~!
앞으로 자주소통해요!

ㅋㅋㅋ 감사합니당

옛 그 감정이 글로 잘 느껴진에ㅎㅎ 풋풋한 느낌 너무 좋습니다!

크레용님~ 대문 완성했어요! 확인해주세요~
[디자인,움짤] @sexy46님의 대문디자인을 해봤어요! 역대급 오래 작업했네요 ㅠ

모모꼬님 정말 좋아영ㅋㅋㅋㅋ

만족하신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정말로 정말로 좋아여ㅋㅋㅋ 너무진짜좋아여ㅋㅋ

정말로 좋음이 느껴지는듯한 댓글이네욬ㅋㅋㅋ

ㅋㅋㅋ 빨리쓰고싶어요ㅋㅋㅋㅋ 근데 영감이 안떠올라서ㅋㅋ일단 정리중여요ㅋㅋ

오오 쓰시면 찾아올게여 기대기대... 글도 좋아해서 ㅎㅎ

누구에게나 한번씩 있을법한 아련한 이야기네요😔

그래서 흔한이야기 랍니당ㅋㅋ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86년 한창 아시안 게임하던 해 있어떤 일들이 생각이 나네요.

추억이 생각나신거면 제글은 거의 성공한거나 마찬가지입니다.ㅋㅋ,

전 초중고 다 공학이라...
학교 다닐때 설렘은 없었던거 같아요...
그냥 다 여사친 느낌 이고... 친구들과 노는데 바빴으니까요...
가끔은 너무 재미없게 학창 시절을 보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불킥 추억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ㅋㅋㅋ아직 추억을 만들기회는 많습니다.

지금 만들면 안됩니다... ㅎㅎㅎ

ㅋㅋㅋㅋ 아이들 때문이신가여?

애들 문제가 아니라...ㅎㅎㅎ 지금 설레면 난리 납니다...

아...그...그렇군요ㅋㅋ,

미쳐서 사랑하는 것인지, 사랑하기에 미치는 건지는 몰라도, 제 정신이 아닌 상태임에는 분명하지요. 깨어나고 나서도 내 온 몸 세포 구석 구석마다 달짝지근한 끈적임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겠지요.

덕분에, 저도 버스에서 있었던 짝사랑 썰이나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게 됩니다.

ㅋㅋㅋㅋ 기대하겠습니다.
꼭 읽으러 갈께요

아항~귀여우십니다~~

ㅋㅋㅋ 감사합니다.

매번 겪어도 매번 느끼는 감정의 순도는 레알 백퍼라는 거... 그래서 또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거겠죠 :)

ㅋㅋㅋㅋ아름답고 좋은 감정이죠,

캬... 옛날 추억들이 많이 떠오르네요^^

그럼 제글은 성공한거랍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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