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바다' 후기 (노스포)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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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날, 바다'를 관람했습니다. 제 경우, 그날, 바다를 보기 위해서 극장에 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과 두려움이 함께 했습니다. '그날, 바다'는 저에게 꼭 봐야 할 것 같은 영화지만, 두렵고 용기가 필요한 영화였습니다. 저와 같이 세월호에 대한 무게감에 영화 관람이 꺼려지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날, 바다' 관람 후기를 작성합니다. 여러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느낄 감정을 방해하고 싶지 않기에, 최대한 스포를 제자하겠습니다. 꼭 '그날, 바다'를 관람하시고 저와 같은 감정, 질문 그리고 의문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오늘(2018.04.11)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19시 25분 영화를 관람 했습니다.

'그날, 바다'는 정말 미친 집념의 김지영 감독과 미친 음모론자 김어준, 그리고 17,000명의 후원자가 만든 영화입니다. 그런 배경이 영화를 더 가슴 벅차게 만드네요.

'그날, 바다' 관람 전, 극장 분위기

오늘 롯데극장에서 놀란 것은 '그날, 바다'가 오늘 박스 오피스 1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이고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가 아님에도 박스 오피스 1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랐웠습니다.

위 사진은 롯데 시네마에 게시된 '그날, 바다' 대형 포스터입니다.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을 포스터로 사용했습니다. 이 사건을 잊지 말자는 상직적인 포스터인것 같내요.

'그날, 바다' 절대 힘들지 않은 감사한 영화입니다.

제 지인 중 상당수는 "이 영화는 감정적으로 보기 힘들 것 같다. 용기가 필요하다. 두렵다" 라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솔직히 저도 정말 두려웠습니다. 왠지 영상을 보면 감정 소모가 너무 클 것 같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날, 바다'의 런닝타임은 115분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로 너무 길고, 왠지 내용이 힘들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날, 바다'는 감정적인 요소를 최대한 자제하고 최대한 논리적으로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조작된 여러 데이터 속에서 실체를 찾아내고 명백한 증거로 사건의 원인을 증명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지나치게 슬프지 않습니다.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절대 지루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수수께끼를 논리적 증명과 데이터에 근거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들은 세월호가 넘어진 이유를 확신하게 됩니다.

'그날, 바다'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에 재미있다, 멋지다, 흥미롭다, 감동적이다, 슬프다 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날, 바다'는 절대 슬픈 영화가 아닙니다. 굉징히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며 몰입하기 좋은 영화입니다. 제 경우 115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감사한 영화"라는 표현이 맞는것 같습니다.

'그날, 바다'의 노력, 김지영과 정우성

'그날, 바다'에서 돋보이는 점은 감정적으로 쏠리기 쉬운 주제를,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날, 바다'의 김지영 감독은 복잡하고 어려운 사실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3D와 2D 그래픽을 사용하여 여러 현상과 사실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관객은 115분 동안 영화에 몰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김지영 감독의 추론과 가설 그리고 마지막에 내린 결론에 공감하게 됩니다.

또 하나, 나레이션을 맡은 정무성 목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 동안 정우성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 베이스 톤의 정우성 나레이션 덕분에 영화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김지영 감독은 3년 6개월간 집에 안 들어가고 세월호 침몰에 대한 원인 분석과 다큐멘터리 제작에만 몰입했다고 합니다. 정우성은 게런티 없이 영화 나레이션을 맡았다고 합니다. 정말 이 두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날, 바다'이 결론: 왜 그랬니?

'그날, 바다'는 세월호가 왜 그렇게 갑자기 침몰한 것인가? 원인이 무엇인가를 증거와 데이터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관객이 침몰 원인을 이해하고 동의하는 순간 영화를 마무리합니다. 김어준은 지난주 '다스뵈아다 17편(2018.04.07)'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날, 바다'는 세월호 침몰의 이유만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영화는 정말 담담하게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을 설명하고 조용하게 마무리 합니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은 결국 이것이구나.
  • 이 어려운 문제를 푼 김지영 감독 대단하다.
  •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한 거니? 너희들(?)"

영화를 보고 나면 왜? 라는 강한 의문이 생깁니다. 이것이 '그날, 바다'를 본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드는 의문점인것 같습니다.

김어준이 오촌 살인 사건 재판 판결 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상한 사건을 이상하다고 말할 권리를 지켜주신 사법부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상한 사건은 이상하다고 말하겠습니다.

이 질문은 이제 '그날, 바다'를 본 관객의 몫이 되는 것 같습니다.

너희들 왜 그랬니?

'그날, 바다': 김어준의 목표 100만

김어준은 '그날, 바다'는 전국 개봉을 할 것이고 100만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 이 영화가 최소 500만 명은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고 계속 질문했으면 좋겠습니다.

너희들 왜 그랬니?

정말 영화를 보고나면, 왜 저렇게 까지 했나? 라는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정말 500만 명이 함께 이런 의구심을 잊지 않고 계속 질문했하면, 이 문제도 언젠가는 해결되겠죠?

17,000명의 후원자와 미친 감독

영화 마지막에 17,000명의 '프로젝트 부' 후원자 목록을 보여줍니다. 정말 끝없이 깁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후원을 했고 제 이름을 한 참 찾았습니다. 그러다 먹먹해 졌습니다. 후원자 중에서 가장 많은 이름은 '미안해' 였습니다. '미안해'라는 이름으로 후원을 하신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고마워요', '고생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후원자가 그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대부분 시민들이 익명으로 후원을 했더군요.

'그날, 바다'는 17,000명의 기부금으로 미친 감독과 미친 진행자가 만든 감사한 영화 였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사회 후, 감독과 제작자 대화

'그날, 바다'의 시사회 후, 감독과 제작자의 무대인사입니다. 영화를 보시기 전에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작 배경을 아시면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여러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느끼는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영화를 보시기 두려워하시는 분들을 독려하기 위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영화 '그날, 바다'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한 영화입니다. 가능한 한 꼭 극장에서 영화를 보시기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느낌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억하고 계속 질문했으면 합니다.

너희들 왜 그랬니?

'그날, 바다'의 전국 지역별 개봉관은 다음 UR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topstar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91843#08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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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기에 이름이 있을텐데 아직 확인 못했네요. ㅋㄷㅋㄷ
영화를 만든는 과정에서 고생한 것은 맞는데

김지영 감독은 3년 6개월간 집에 안 들어가고 세월호 침몰에 대한 원인 분석과 다큐멘터리 제작에만 몰입했다고 합니다.

총수가 저런식으로 말하면 김감독은 정확하게 정정하지 않던데 아쉬운 마케팅 포인트네요. ^^;

정말 꼭 보세요... 후원자 명단 올라갈때 이름을 보면 울컥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인생영화 였습니다.

해외에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한달 정도 지나면 온라인 공개 하지 않을까요?

정말 후원해주신 많은분들이 있어 영화가 더 빛을 바라는 것 같네요.

뭐랄까 그 친구들에 대한 부채감 아닐까요?
정말 많은 분들이 있어서 먹먹해 졌습니다.

저도 내일 보러가려고 예약해놨어요.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가세요.
정말 좋습니다. 지루하지 않고 몰입이 정말 잘되요
정말 제작진의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져요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