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금쪽이

in #kr2 months ago (edited)

우와우잉 저녁준비중에 딸이 전화로 찜닭을 꼭 먹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하여(...뭣이라!! 된장찌개 시작할려는 참에) 부들거리지만 꾹 참고 하던 요리를 중지하고 쿠팡잇츠로 배달 주문 완료! 시간이 남아 써보는 요즘의 일기!

지난달 서울삼성병원에서 진행한 풀배터리검사(종합심리검사)의 결과를 몇 주전에 들으러 다시 서울에 갔었다. 이번에는 온 가족이 우르르 가지 않고 아빠와 딸 단 둘이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예상대로였다.

의사가 조심스레 AD라고 종이에 아이몰래 남편에게 넌지시 적어줬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 교수님은 배려가 있으시다. 대구XX대학병원 교수는 아이 면전에서 병명을 아주 큰소리로 말해서 기분이 상했는데 말이다.

물론 우리 부부가 체크리스트 항목을 부정적으로 했을수도 있다. 다년간(센터치료 2년차)의 경험으로 우리 둘의 의견을 종합해 가장 긍정적인 쪽으로 체크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결과가 이렇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실비청구 하려고 보니... 바보같이 병명코드가 나오는 영수증을 깜빡하고 안끊고와서 결국 다음주 또 서울가지만🤣🤣🤣 이제는 1박 금액이 후덜덜하여 4가족 당일치기로 후딱 다녀온다. 기차값도 장난아님; 과연 병명이 R코드 일지 F코드일지가 관건이다. F코드는 일명 '정신질환코드'로써 이걸 한번 받게되면 향후 긴세월간 보험 같은것은 가입자체가 어렵다.

역시는 역시나 역시라서 미리 2년전 센터치료 시작하기전에 100세까지 보장되는 더 좋은 보험으로 넣어뒀고 벌써 그동안 아이 치료비로 천만원 정도를 쓴것 같다. 그리고 이제 보험사에서 의심을 하기 시작해서 이번 병명코드가 앞으로의 보험실비청구의 핵심카드가 될 것. 의사가 AD라고 대놓고 적었다는것은 F코드를 확실히 줬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R코드라면 센터치료비를 좀 더 청구할 수 있으니 아... 아니다. 받아들여 그냥. 병원측에 전화해도 병명코드를 안 알려줘서 직접 보러 다시 가지만 가는김에 박물관도 가고 DDP가서 사진도 찍고 올 예정이다.

그래도? 뭔가 아이가 보통보다 늦다는걸 알게 된 후 부지런히도 뭔가를 한 것 같다. 사실 2년에 천만원이면 생각보다 금액이 크진 않은데 이것은 학원비말고 병원비만 저정도 나왔다는 것. 진짜 돈 열심히 벌어야 겠다고 느꼈다. 7세초반에 지능 86 평균하, 언어1년이상 지연에서 시작해서 8세 초에 100, 현재 9살 초2 지능 120 언어는 지연에서 평균~평균상까지 끌어올린 상태이다. 점수로만 보면 꽤 높은데 잘하는 분야는 아주 높고 약한 분야는 또 엄청 낮아서 갭이 크다.

여러가지 수업들은 거의 다 종결된 상태이고 현재 주1회 진행중인 언어치료도 이번달 말에 종결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주 사소한 배려를 배워서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양보한다던지, 동생을 학원으로 데리러 가서 집까지 손을 잡고 온다던지, 잠잘때 동생 곁에서 싸우지 않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한다던지 하는 꽤나 발전한 놀라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갈길이 구만오천리는 남은듯. 아직도 다른 또래 여자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나 행동, 대화하는 것이 몹시 어색해보인다. 주제유지는 어느정도 되지만 그 시간이 짧고 깊은 대화가 되지 않는다. 2년간 책을 들이부은 탓에 독서습관을 잘 잡힌듯 보이지만 책을 본다는 것이지 잘 읽지는 않는 것 같다. 그림위주를 좋아하며, 만화 특히 흔한남매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 뭐라도 종이로 된(?) 걸 보다니...

치료를 시작하며 없애버린 TV를 올 연말에 처음으로 거실로 가져와 가요대제전을 시청해봤고, 그 뒤 저번 주말에 아이친구가 집에 놀러와 책밖에 없는 우리집에서 놀것이 없을 것 같아;; 아이방에 현재 TV가 있는 상태. 그렇지만 유선도 넷플릭스도 아무것도 없고 K,M,S 대표3사 방송국과 EBS1, 2 총 5개 채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나는 이것도 별로 탐탁치 않아 현재 리모컨도 숨겨둔 상태(뭐하세요? 스마트폰 보시면서;;)

2년간 달리며 느낀 것이 있는데 공부는 결국 학원가고 문제집 들이부으면 되는구나, 지능도 책과 노력으로 올려지는구나 그러나!! 그러나!!!! 성격과 기질은 죽어도 변하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죽어도 안변하는 기질!!!!!!!!!!!!!!!!!!!!!!!
우리 금쪽이 앞으로 초2생활
아직도 구만오천리길!!!!!!!
영혼을 바꿔야 하는데!!!!!
다시 태어나야 하는데!! 나도 그러고 싶어
나도 내 성격 너무 맘에 안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 자랑 아님, 이정도로 해도 근본적인 것은 결국 변하지 않아 씁쓸하다는 것임. 단어 좀 더 외우고 뭘 더 배운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진정한 통곡의 벽을 만난 느낌... 앞으로는 심리치료, 짝치료 쪽으로 받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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